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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의사 참여 뺀 채 추진한 의대정책, 그것도 하필 왜 지금?”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4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26일 오전 서울의료원에서 내원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4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26일 오전 서울의료원에서 내원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단결하는 분위기예요. 외부에서 강한 자극이 오니 더 강하게 결속합니다.”
 

코로나 전장서 지친 의사 몰아세워
거대 여당 힘으로 밀어붙일까 경계

의사들도 환자 안중에 없는 듯 파업
의·정 브레이크 없이 치달으면 공멸

26일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자 대한전공의협의회의 한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목표를) 쟁취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의사들이 왜 이렇게 나오는 걸까. 파업의 시발점은 지난 7일 전공의 집단행동이다. 지난 3주가량 의료계와 정부는 수차례 머리를 맞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나서 전공의를 설득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26일 새벽 대한의사협회도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했고, 이견을 많이 좁혔다. 하지만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 철회”를 주장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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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의사 밥그릇 싸움이라고 지적한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그렇게만 보기 힘든 점이 있다. 현장 의사들은 “의사와 관련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의사를 빼놓은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묻는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대 정원을 늘릴 수는 있다. 그러나 여러 선택지 중 적절한 걸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것이 정책이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왜 하필 지금이냐”는 목소리가 강하다. 지역 의료격차 해소라는 명분이 좋긴 하지만 코로나 전장에서 지친 의사를 몰아세울 만큼 시급한지 따져볼 일이다. 의사들은 “‘(의료진) 덕분에’ 캠페인을 하던 정부가 등에 칼을 꽂으려 한다”고 분노한다. 의대 정원 확대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이다. 176석의 거대 여당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의사와 정부 간에는 깊고 깊은 불신이 있다. 한 개업의는 “정책 중단이든, 보류든, 유보든 전부 보건복지부의 말장난”이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낸다. 이럴수록 대화와 설득이 절실한데, 정부는 ‘선 추진-후 대화’를 택했다.
 
의사도 파업을 전가의 보도처럼 꺼낸다. 국민 보건을 얘기하면서 환자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정부가 일방적 추진은 중단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면 파업을 접는 게 마땅하다. 나중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그때 행동에 나서도 된다.
 
의료계는 “국민께 죄송하다. 파업은 의사 투쟁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코로나19가 수도권에 번지는 상황에서 국민 지지를 받기 어렵다.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때 겉으로는 승리했지만 국민에게 깊은 불신을 받았고, 그 상처가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단 현장으로 복귀하는 게 스스로를 위한 길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의·정의 모습은 ‘치킨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브레이크 없는 ‘치킨게임’의 결말은 공멸이라는 사실을 양측 모두 제대로 인식하길 바란다.
 
황수연 복지행정팀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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