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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없이 210조 퍼붓기만 했다···韓 출산율 0.92명 또 최저

0명대에 진입한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또 떨어졌다. 태어나는 아이 수는 55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저출생에 대응하기 위해 210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썼지만, 아이 울음소리는 줄어들기만 했다.
 
한국 합계출산율 역대 최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국 합계출산율 역대 최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통계청이 26일 내놓은 ‘2019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출생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한 명도 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0만2700명으로 전년보다 2만4100명(7.4%)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은 5.9명으로 전년 대비 0.5명 감소했다.
 

한국 출산율, OECD서 압도적 꼴찌

 평균 출산연령은 33세를 돌파했다. 10년 전인 2009년(31세)보다 2년 늦어졌다. 연령별 출산율은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출산율(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이 86.2명으로 가장 높은 30대 초반(30~34세) 출산율이 전년 대비 5.2명(12.9%) 가장 크게 감소했다. 뒤이어 20대 후반 출산율도 5.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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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압도적 꼴찌다. 2018년을 기준으로 OECD 국가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63명이었다.
 

“210조 예산 쓴다고 아이 더 낳는 것 아냐”

 문제는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저출생 대응 예산으로 209조6000억원을 쏟아 부었는데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저출생 예산은 연평균 21.1%씩 늘려왔다. 이 기간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0.32명 줄었다. 이미 통계청은 2060년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현재의 절반(48.1%)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애초에 ‘예산 투입=출생 증가’라는 인식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에 대한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예산이 투입됐다”며 “따라서 예산을 안 썼어도, 더 썼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으로 표현되는 청년 세대의 경쟁 심화가 저출생의 본질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공무원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세종시(3.1% 증가)를 제외하고 모든 시·도에서 감소했다. 서울은 0.7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0.83명인 부산이 뒤를 이었다.  
 

올해 인구 자연감소 확실시

8개월 연속 인구 감소.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8개월 연속 인구 감소.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올해부터는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 인구가 줄어드는 자연 감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날 통계청이 함께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6월 출생아 수는 2만219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 감소했다. 6월 기준, 2분기 기준, 상반기 통틀어 역대 가장 적다.
 
 6월 사망자 수는 2만365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 늘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인구는 8개월 연속 자연 감소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산을 주로 하는 30대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라 출생아 수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며 “결혼하는 사람이 줄고 혼인 연령이 늦어지는 것도 출생아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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