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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나타난다” 김현미의 8월, 은마는 22억 신고가 찍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 말이다. 연일 쏟아지는 규제 부작용을 의식한 듯한 발언으로 비친다.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규제하기에 법적으로 미비한 상태”라며 부동산 감독기구 추진 의사를 다시 한번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김 장관은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각종 발언을 내놨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주무 장관의 인식을 엿볼 수 있지만, 일부 시장 상황과 괴리가 있는 듯한 내용도 있었다. 주요 발언에 대한 팩트체크를 해봤다.
 

#서울 아파트는 일부 몇 개만 10억이 넘을까

이날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집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관해서 물었다. 김 장관은 “일부 몇 개 아파트를 모아서 봤을 때 10억원이 넘은 것인데, 서울 전체 통계인 것으로 보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의 말대로 서울에서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정말 ‘일부 몇 개’ 뿐일까.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지난달 말 기준)은 8억4683만원이다. 중위매매가격은 서울 아파트를 가장 싼 아파트부터 비싼 아파트까지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아파트값을 말한다. 평균 아파트값은 아주 비싸거나 싼 아파트가 한두 가구만 있어도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중위매매가격을 본다.  
 
현재 서울에는 170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있다. 그렇다면 이 중 85만 가구는 8억4683만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서초구(16억4000만), 강남구(16억3500만), 용산구(12억8500만), 송파구(12억6000만), 광진구(10억원)의 중위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는다. 광진구 아파트(3만여 가구)의 절반은 10억원이 넘는 셈이다. 광진구 중위매매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억3000만원이 올랐다.  
 

#8월부터 나타난다는 효과가 거래절벽·신고가 행진?

김 장관은 이날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8월이 지나야 통계에 반영된다”며 “지금 언론에 보도되는 7월 통계는 법이 통과되기 전에 거래된 것이기에 법 통과 이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6‧17대책과 7‧10대책의 효과가 이달부터 나타나고 있는데, 언론에서 7월 통계를 근거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낸다는 불만이다. 그렇다면 이달 들어 25일 현재까지 통계가 보여주는 주택 시장 상황은 어떨까.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25일 기준)는 2520건이다. 이런 추세로 가면 1년 전인 지난해 8월(1만467건)의 29%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은 1년 전의 75% 수준을 유지했다.  
 
아파트 거래도 확 줄었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25일 기준)는 1304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6606건)의 2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1만436건)은 1년 전인 지난해 7월(8815건)보다 거래가 활발했다.  
 
전세와 매매 거래는 줄었다. 그런데 ‘신고가’ 거래는 늘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76㎡(이하 전용면적)는 이달 초 역대 가장 비싼 매매가(22억2000만원)를 기록하며 거래됐다. 이달 들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롯데캐슬프레지던트 84㎡는 20억8000만원에, 서초교대 e편한세상 84㎡는 2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모두 신고가다.  
 
서울 광장구 구의동 래미안파크스위트 84㎡는 이달 중순 14억5000만원에 거래돼 역대 가장 높은 가격에 주인이 바뀌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 53㎡도 신고가인 3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거래는 씨가 말랐는데 부동산값은 잡지도 못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대출 기준, 감정원만으로 충분할까

이날 김은혜 미래통합당 의원은 “주택시세 등을 발표할 때는 감정원 자료를 쓰면서 대출 규제에는 KB시세 자료를 활용하는 등 기준이 일정치 않다. 정부가 유리할 때는 (가격이 낮은) 감정원 자료를 쓰고 불리할 때는 (가격이 높은) KB 자료를 쓰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이런 지적이 있으니 앞으로 감정원 시세를 중심으로 정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도 대출 기준으로 감정원과 국민은행 시세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중 은행 대부분은 국민은행 시세를 기준으로 대출 금액을 정한다. 감정원 시세에 한계가 있어서다. 그런데도 김 장관의 말대로 대출 기준을 감정원 시세로 통일해도 될까.  
 
감정원은 전국 아파트 시세를 조사하기 위해 6000여 곳의 협력부동산중개업소에서 1만8000여 가구의 시세를 받는다. 1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 공시가격과 협력업소에서 받은 시세를 바탕으로 400명의 조사단이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870만여 가구의 ‘거래 가능 금액’을 추론한다.  
 
문제는 조사대상인 아파트가 100가구 이상인 아파트 단지라는 데 있다. 가구 수가 적은 ‘나 홀로 아파트’의 경우 시세 정보가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통계의 바탕이 되는 표본 주택은 1년에 한 번씩 보정한다. 예컨대 3월에 입주한 아파트 시세가 다음 해 1월에 반영된다는 의미다. 감정원은 “매월 모집단 구성 변화 파악이 어려운 한계가 있고 잦은 표본구성 변화는 지수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회사가 대출 기준으로 감정원 통계를 활용할지에 대한 의문은 커진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세 반영의 시차 문제를 개선하고 표본을 늘여서 지표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며 “양대 통계가 미흡한 점이 있다면 교차 비교‧보완해서 오차를 줄여 적용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흑 아니면 백’이라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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