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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늘어도 상가는 ‘텅텅’…편의시설 확충해 사람을 잡아야

혁신도시 긴급점검 ③ 호남·제주 

이달 초 찾은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위치한 광주·전남혁신도시. 16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면서 3만 명이 넘는 주민이 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달 초 찾은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위치한 광주·전남혁신도시. 16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면서 3만 명이 넘는 주민이 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3일 오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주민 3만3636명이 거주하는 계획도시임에도 길거리에서는 인적이 뜸했다. 도시 곳곳에 아스팔트 도로가 깔리고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이 들어섰지만, 중심지 상가마다 ‘임대 문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곳이 많았다.
 

나주 빛가람동 상가 30~40개 공실
문화생활 즐기려면 광주까지 나가야
전주·완주 부실한 교통망에 불편 커
제주 정착률 81.5% 전국 최고 ‘눈길’

한국전력 본사와 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16개 공공기관이 이전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한낮 풍경이다. 이곳은 2007년 착공 당시엔 736만㎡ 부지가 배밭과 논이었지만, 지금은 인구 3만 명 전후인 전남 곡성군·구례군·함평군보다 많은 주민이 모여 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16개 공공기관 직원은 총 7714명이다. 이 중 5310명(68.8%)이 가족과 함께 나주 빛가람동에 정착했다. 2018년 당시 공공기관 직원 6329명 중 가족 동반 이주자가 2238명(35.36%)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2배 넘게 늘었다.
 
덕분에 매주 주말만 되면 서울로 상경하던 직원 숫자도 줄었다.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직원이 상주하는 한전의 경우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로 올라가는 상경 버스 10대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한전이 나주 빛가람동으로 이전했을 당시에는 25대의 주말 상경 버스를 운영했었다. 한전 관계자는 “정주 여건이 나아지면서 직원들의 정착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주말 상경 버스 이용률도 점차 줄면서 축소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주민 3만 명 넘어도 평일 거리는 ‘적막’
 
하지만 2014년 혁신도시 준공 뒤 6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거주하는 주민 규모에 비해 유동인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가 및 편의시설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주시 빛가람동의 경우 상가 임대료는 수백 세대가 입주한 아파트 단지 맞은편 빌딩 1층 코너의 이른바 ‘A급 상권’이 보증금 2000만원에 월 200~350만원 수준이다. 인접한 광주광역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임대료가 낮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A공인중개사 대표는 “지어진 지 3~4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빛가람동 근방 상가 30~40개는 모두 비어있다”며 “그동안 단 한 번도 가게가 입주하지 못한 건물도 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혁신도시 내 상가가 텅 비어 창문 곳곳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광주·전남혁신도시 내 상가가 텅 비어 창문 곳곳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학교나 병원 등 나주 혁신도시의 정주 여건은 점차 개선 중이지만, 도시가 자립할 먹거리 산업과 문화생활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월 사업비 1조원 규모의 방사광가속기 후보지 선정 때 혁신도시 주민들이 나주로 유치를 간절히 희망했던 이유도 공공기관을 제외하면 도시의 자립을 보장할 마땅한 기반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광주·전남혁신도시가 준공된 지난 2014년에는 대형 종합병원이 없어 수술 등 의료서비스를 받으려면 주민들이 광주까지 가야 했지만, 현재 100병상 이상 규모의 빛가람 종합병원과 동신대 한방병원이 들어서 운영 중이다. 또 15개의 유·초·중·고교가 개교해 도시 내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거주하고 있는 한모(31·여)씨는 “그나마 가게들이 입주한 상가들도 대부분 점심이나 저녁때 공공기관 직원들이 나올 때만 잠깐 붐빈다”며 “상권도 직장인을 겨냥한 식당이나 카페 뿐이어서 문화생활을 즐기려면 차로 30~40분 떨어진 광주까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도 정착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전주·완주혁신도시는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중동과 완주군 이서면 일원에 985만2000㎡ 규모로 2008년 3월 착공, 2016년 12월 준공됐다. 2017년 9월 한국식품연구원을 마지막으로 농촌진흥청 등 12개 기관이 둥지를 틀었다.
 
이들 기관 주변으로는 아파트 등 16개 공동주택 단지(총 9236가구)와 주거지역이 조성됐으며 인구도 크게 늘었다.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완주혁신도시에는 지난해 말 기준 2만6929명이 산다. 2014년 1만5327명에서 5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족 동반 이주율도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지난해 말 기준 73.7%로 제주(76.9%)와 부산(76.1%)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현재 전주·완주혁신도시에는 서울·수원·대구 등을 하루 65회 운행하는 시외버스 간이정류소 13개 노선이 있다. 혁신도시와 KTX 익산역을 오가는 시외버스도 하루 11회 운행 중이다. 하지만 부실한 교통망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모 공공기관 직원 A씨(40대·여)는 “혁신도시에서 금암동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이나 호남제일문 인근 시외버스 간이정류소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별로 없는 데다 버스를 타도 시내를 우회하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가는 데 1시간 넘게 걸린다”며 “2017년에 전주로 내려온 후론 주로 택시를 타는데 이마저도 오후 6시 이후엔 거의 안 잡힌다”고 말했다.
  
지방세 세수 증대 효과 맛 본 지자체들
 
공공기관 이전 후 혁신도시마다 지방세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주·완주혁신도시에서 거둔 지방세는 271억7500만원이었다. 혁신도시가 완공되기 전인 2012년에는 63억5200만원에 불과했다.
 
나주에 입주한 광주·전남혁신도시 16개 공공기관이 납부한 지방세도 ▶2017년 759억원 ▶2018년 530억원 ▶2019년 483억원에 달한다. 이전 공공기관들이 납부하는 지방세도 재정자립도가 낮은 광주·전남 지자체 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이후 각 공공기관이 매년 300명 이상의 지역인재를 채용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효과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혁신도시는 올해 6월 기준 9개 공공기관이 이전해 72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591명(81.5%)의 직원이 제주도에 정착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정착률 1위다.
 
2018년에는 7개 기관에서 695명의 직원 중 320여 명만 가족과 제주에 정착해 정착률이 46% 선이었지만, 2년 사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이 처음 이전할 당시에는 정주 여건이 부족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크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주·전주·제주=진창일·김준희·최충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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