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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의 분노…정세균 사진 붙인뒤 "이분이 영업중단 시킴"

20일 정부의 PC방 영업중단 조치 이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PC방은 건물 내에 영업중단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이가람 기자

20일 정부의 PC방 영업중단 조치 이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PC방은 건물 내에 영업중단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이가람 기자

“코로나19에 병들어 죽기 전에 우리는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인천 연수구에서 10년째 PC방을 운영해온 이준영(44)씨. 20일 이씨는 집합금지 명령문이 붙어 있는 PC방 출입구를 바라보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2월에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매출이 50% 이상 급감한 뒤로 돈을 벌기보다 임대료만 내며 겨우 버텨왔다”며 “정부가 갑자기 영업을 중단하라고 하니 이제는 아예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라고 했다.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를 내걸던 수도권 내 모든 PC방의 불이 꺼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후속 조치에 따라 서울·경기·인천의 모든 PC방 운영이 지난 19일부터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조짐이 보이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18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수도권 내 12개 업종의 고위험시설(PC방 포함)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카페보다 더 철저히 지켰는데...”

정부의 강제 영업 중단 조치에 대해 PC방 사업주들은 “폐업 위기로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고 토로한다. 서울 성동구에서 22년째 PC방을 운영해온 이모(47)씨는 “지난 2월부터 혹시라도 PC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까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매출이 안 나와도 사비를 들여 각종 방역물품을 구비해 방역에 만전을 기했는데 갑자기 영업을 중단하라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부가 어떤 안전장치나 지원방안도 없이 무작정 영업을 중단하라고 한다”며 “아르바이트라도 하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사업주들은 정부의 조치가 PC방의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고 성토했다. 인천 중구에서 300석 규모의 PC방을 운영하는 남모(49)씨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놀라는 게 쾌적하고 깔끔한 PC방 시설"이라며 “정부 관계자나 학부모들한테 직접 PC방에 와서 얼마나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제발 봐달라고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남씨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체온을 재고 QR코드를 찍게 하는 카페가 있느냐”며 “사람이 제일 많이 몰리는 카페는 버젓이 영업하는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PC방은 안 된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업중단 이 분이 시켰어요”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올라온 PC방 입구에 부착된 안내문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올라온 PC방 입구에 부착된 안내문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업 정지를 당한 사업주들이 정부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며 PC방 입구에 부착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공개된 사진에서 안내문에는 “정부 방역 조치 격상으로 수도권 전체 PC방 영업이 중단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정세균 총리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정 총리 사진 옆에는 “영업중단 이분이 시켰어요”라는 문구가 적혔다. 또 다른 안내문에는 “교회, 카페, 음식점에서 집단감염이 나온 걸 왜 엄한 다중시설 전부를 영업 정지하냐”며 “너희도 훗날 장사하다 망해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중이용업소 중 가장 안전한 PC방은 고위험군 업종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20일 오후 4시 기준 1만3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학부모들은 "불안했는데 환영"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환영하고 있다. 한 초등학생의 엄마는 “코로나19 집단감염 문제가 심각해도 정작 학생들이 자주 찾는 PC방은 고위험 시설에서 제외돼 항상 불안했다”며 “맞벌이 부부는 아이들의 PC방 출입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는데 뒤늦게나마 영업 중단 조치가 이뤄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이전부터 PC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5월 20일 고교 3학년 등교수업 첫날에 맞춰 “등교하는 학생들이 수업 후 귀가할 때 학원,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가지 않도록 학교와 학부모가 지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윤식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사장은 “PC방을 고위험 전파지로 규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학생 출입이 문제가 되면 학생을 제외한 성인만 이용이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PC방 사업주들의 생존을 위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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