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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다 방역” 복합몰로 몰렸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근처 식당가는 점심 시간인데도 한산했다. 배정원 기자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근처 식당가는 점심 시간인데도 한산했다. 배정원 기자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맞은편에서 순댓국·감자탕을 파는 김정본(63)씨는 “48년 국밥 팔면서 이렇게 힘들기는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김씨의 가게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다. 그동안 평일엔 200그릇 이상 팔렸다. 하지만 18일엔 온종일 11그릇 판 것이 전부다. 김씨는 “주변 기업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유동인구가 확연히 줄었다”며 “그나마 오는 손님도 코로나 걸릴까 봐 이 더위에 가게 앞 테이블에서 먹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재확산이 부른 소비 양극화
200그릇 팔던 여의도 맛집 “11그릇”
“작은 식당은 불안” IFC몰은 만석

확진자 나온 남대문시장 손님 끊겨
“월세 500만원인데 매출 5000원”

63빌딩에 있는 한화생명은 이날부터 다시 순환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여의도에 서울 사무소를 둔 여러 금융기관도 지난 3월부터 부분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자영업자의 마음고생이 특히 심하다. 그동안 다소 풀어진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순댓국집에 인접한 프랜차이즈 치킨집도 형편이 어렵다. 그동안 점심 손님을 잡기 위해 즉석 떡볶이, 돈가스, 닭볶음탕을 메뉴에 추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연초에는 즉석 떡볶이를 찾는 손님이 꽤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 절반 이상 줄었다. 63빌딩 바로 옆 건물 지하 아케이드는 점심시간인데도 개점휴업 상태였다. 식당 10곳엔 손님이 아예 없거나 한두 팀뿐이었다. 상가의 커피숍 사장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2000원에 파는데 얼마나 남겠느냐”며 “하루 1만~2만원 팔고 장사 접은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20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외식산업 변화 양태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외식업체(음식점) 점주가 벌어들인 영업이익과 대표자 인건비는 작년 동기 대비 총 346만원 감소했다. 식당에서 대표자 인건비는 곧 점주의 소득이다. 여기에 영업이익을 더하면 식당 주인이 실제로 손에 넣는 돈이다. 음식점 사장은 매달 300만원 넘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마저도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5월 통계다.
 
IFC몰은 만석이었다. 배정원 기자

IFC몰은 만석이었다. 배정원 기자

같은 시간 인근 여의도 IFC몰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대형 외식업체가 운영하는 식당 대부분은 테이블마다 꽉 차 있었다. 외식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대기업형 외식업체는 테이블 간 간격도 넓고 위생적일 것이라는 인식에 사람이 몰린다. 이날 이탈리안 식당과 카레 전문점, 한식당 모두 만석을 기록했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커피숍, 빵집까지 빈자리 없이 손님으로 빼곡했다.
 
키움증권에 근무한다는 한 직장인은 “어차피 만원 버스·지하철도 타고 출퇴근하는데 쇼핑몰이 왜 두렵겠냐”며 “마스크만 잘 쓰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동네 식당 방문은 꺼려진다”며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는데 아무래도 작은 식당은 테이블 간 거리도 좁고 위생도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1000원! 2000원! 3000원! 코로나라 이 가격…” 이날 보행자조차 뜸한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 입구에선 속옷과 홈웨어 등을 파는 점포 상인의 호객 노래만 울려 퍼졌다. 그는 “7월엔 1만원에 팔던 날염 원피스를 3900원에, 7000원짜리 바지를 2000원에 팔고 있다”며 “재고를 안고 있을 수 없어 바지 다리통 하나 가격에 바지를 팔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난 9일 확진자가 나온 케네디 상가는 검은 포장을 치고 문을 걸어 잠갔다. 인접한 상가 상인만 서성일 뿐, 손님은 그림자도 찾기 힘들다.  
 
‘몰캉스 특수’ 백화점·항공업계 “언제 다시 꺾일지…” 초긴장
 
19일 오후 한산한 서울 남대문시장. 전영선 기자

19일 오후 한산한 서울 남대문시장. 전영선 기자

35년간 케네디 상가 근처에서 수공예 점포를 운영한 A 사장은 “6~7월 조금 나아졌는데, (확진자 나온 게) 언론에 너무 크게 부각돼서 그런지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A 사장은 “가게에 나와도 2500원짜리 패션 마스크 한두 개 팔다 들어간다”며 “월세만 500만원씩 나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걱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휴무일을 포함한 사흘간(15~17일) 연휴로 모처럼 반짝 특수를 누린 백화점·쇼핑몰·아웃렛은 초긴장 상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위를 피하러 온 손님 덕에 연휴 매출은 전년 대비 16% 올랐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는 항공업계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특히 국내선 공급 확장으로만 간신히 버텨온 저비용항공사(LCC)의 우려가 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예매 취소는 아직은 미미하지만 확산세가 일주일 이상 지속하면 다음 달 예약 감소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국내 LCC는 올 초 국제선 여객 운항이 제한되면서 국내 인기 여행지인 제주와 부산 노선 증편과 함께 수요가 적은 무안, 양양과 같은 노선에도 경쟁적으로 취항해 생존 경쟁을 벌여왔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의 지난달 국내선 탑승객은 345만 5451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국내선 항공편은 기본 운임이 낮은 데다 공급이 늘면서 출혈경쟁 양상을 보이며 실제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 LCC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영선·곽재민·배정원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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