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올해 라면 수출이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코로나 사태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비상식량으로 꼽히는 라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은 전년 동기 대비 34.5% 늘어난 1억 94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사진은 5월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스1
20일 닐슨코리아에 따라면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약 1조 1300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2월부터 라면을 비롯한 간편식 수요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줬다.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자리를 잡으면서 온라인 라면 주문이 크게 늘었다. 라면은 제품 특성상 주로 대형마트나 집 근처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구매가 이뤄져 온라인 판매 비중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소비자의 장보기 패턴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라면 유통 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농심에 따르면 자체 출고 데이터 기준 올 상반기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에서 올린 라면 매출은 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농심의 라면 제품. 사진 농심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의 장점은 가성비”라면서 “라면을 대량으로 사는 소비자가 늘면서 안성탕면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은 4위, 팔도 비빔면은 5위를 기록했다.

광주·전남에서 잇단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6월 광주 북구보건소 코로나19 전담대책본부 역학조사팀 직원들이 끼니를 생라면으로 때우며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재택근무와 개학연기 등 사회적 거리 두기로 야외 활동이 줄면서 올해 상반기 라면시장 용기면 매출 비중은 34.3%로 떨어졌다. 집에서 생활하는 집콕족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라면 소비도 봉지 면에 집중됐다. 봉지면은 용기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 양이 많다.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끓여 먹을 수 있어 위기상황에서 가장 많이 찾는 비상식량이다.
농심 측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이른바 ‘집쿡(집에서 요리)’이 일상화됐고 라면도 간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식사나 요리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