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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 터지자 직원은 카메라 켰다, 中백화점 대박 사연

첸샤오둥 인타임 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겸 알리바바그룹 부사장. 사진 인타임

첸샤오둥 인타임 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겸 알리바바그룹 부사장. 사진 인타임

올해 2월 초,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5만명을 찍을 당시 저장성 항저우와 인근 지역에 점포 65곳을 둔 인타임 백화점 역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닫아야 했다.
 

알리바바 계열사 '인타임' 백화점체인 첸샤우둥 CEO 인터뷰

하지만 알리바바 그룹 산하인 인타임에선 점포 폐쇄 하루 만에 ‘랜선 직원’이 나섰다. 재택 중인 브랜드 매장 직원이 2월 7일 타오바오를 통해 첫 '라이브 방송'(라방·라이브커머스)을 시작했다. 이동제한 중인 소비자는 인타임의 변함없는 판매ㆍ배송에 열광했다. 각 점포가 순차적으로 참여하면서 화제가 됐고, 5월 인타임 매출은 전년 동기 수준을 회복했다. 이렇게 인타임의 ‘백화점 라방’은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주창한 ‘신유통’의 가장 주목받는 실험장으로 떠올랐다. 
 
인타임의 최고경영자(CEO)인 첸샤오둥 대표에게 e메일로 비결을 물었다. 2009년 인타임 대표에 오른 첸 CEO는 지난 2018년부터 알리바바 그룹 부사장도 겸임한다. 지난해 인타임 연매출액은 전년 대비 14.6% 증가한 342억7760만 위안(약 5조9036억원)이었다. 코로나19가 몰아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예고돼 있다.  
인타임 백화점 항저우 우린점. 사진 인타임

인타임 백화점 항저우 우린점. 사진 인타임

판매 직원 집에서 라방을 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나왔나.  
알리바바 그룹엔 “햇빛이 가장 찬란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려움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책을 준비하고, 회사가 가장 발전하고 있을 때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타임은 2017년부터 디지털 전환과 사업 업그레이드를 했다. 이번엔 지난해 4월 티몰, 타오바오와 함께 한 ‘랜선 직원’ 프로젝트가 힘을 발휘했다. 직원은 짧은 영상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지난 2월 6일 영업 중단 뒤 이 경험을 이용해 가장 먼저 항저우 시후(西湖)점과 우린(武林)점에서 재택 라방을 했다. 처음엔 1~2명이 들어오던 방송에 속속 소비자가 합류해 소통했다. 소비자가 외출을 할 수 없게 되면서 화장품 주문이 급증했다.영업을 다시 시작한 이후에도 점포 내에서 라방은 꾸준히 이어져, 여전히 반응이 뜨겁다.  
인타임 백화점 판매 판매 직원이 라이브 방송으로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인타임

인타임 백화점 판매 판매 직원이 라이브 방송으로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인타임

어떻게 결정 이후 바로 실행으로 옮겼나.
재택 라방을 하기로 한 뒤 사내 공지를 하고 준비해 방송하는데 딱 하루 걸렸다. 라이브 매니저, 상품 디지털화 인력, 고객 서비스 인력 등 3~5명이 팀을 구성했다. 어떤 상품을 소개할 지, 증정할 샘플 등을 논의해 바로 방송을 한다. 인타임은 라이브 방송 중 사용해야 하는 인사말과 화법까지 매뉴얼로 만들어 뒀다.
 
인타임 라방이 경신하고 있는 기록은 놀랍다. 시작 23초 만에 시세이도 에센스 2000개가 팔려 나거나 설화수 자음 세트 4000개가 시작 1분 만에 매진되는 건 극히 일부다. 지난달까지 매장 직원 5000명이 라이브 방송에 참여했다. 전 점포에서 하루 평균 방송 200회가 진행된다. 많을 때는 52개의 방송이 동시에 소비자를 만난다. 각 라방마다 수 만명이 지켜본다.
판매 직원은 라방이 가욋일이라는 불만은 없었나.  
판매 직원의 주요 업무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다. 라방은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장소에서 하는 본업이다. 매장 직원이 라방 3시간을 하면, 오프라인에서 6개월 동안 응대한 고객 수와 맞먹는다. 한 직원은 라이브 방송 1회로, 1주일 치 매장 매출을 올린다.    
 
1998년 설립된 인타임은 알리바바가 2014년 투자를 시작하고 2017년엔 완전히 인수하면서 마윈의 ‘신유통’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해왔다. 실험장답게 백화점 매장엔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옷과 화장품을 추천하는 스마트 미러, 신제품을 마음껏 사용해 볼 수 있는 각종 체험 시설로 채웠고, 사전 결제와 배송, 배달에 걸림돌이 없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직원은 새로운 환경에 맞춘 서비스를 하도록 철저히 교육된다.           
인타임 직원이 백화점 라이브 방송에서 주문받은 배송 상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 인타임

인타임 직원이 백화점 라이브 방송에서 주문받은 배송 상품을 포장하고 있다. 사진 인타임

소비자는 왜 유명 인플루언서가 아닌 판매 직원 라이브 방송을 볼까.   
지금은 인플루언서가 물건을 팔지만, 앞으로는 세분된 각 영역 전문가가 인플루언서가 될 것이다. 백화점 직원이야말로 상품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인 동시에 KOC(Key Opinion Consumerㆍ핵심 영향 소비자)이다. 인타임 항저우 우린점 1층 뷰티 브랜드 매장에선 직원 한명이 하루에 1만명 이상의 소비자에 응대해야 한다. 판매 직원은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디지털 라이브를 통해 그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다. 또 백화점 라방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접속하면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점포 순으로 방송을 추천한다. 방송을 보다가 제품을 사기로 결정하면, 인타임의 ‘즉시 배송’으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라이브 방송이 채 끝나기 전 상품을 받았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로 신속하다.   
인타임 배송 전담 직원이 라이브 방송 '즉시 배송'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 인타임

인타임 배송 전담 직원이 라이브 방송 '즉시 배송' 상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 인타임

인타임의 운영 방식은 현재 유통기업보다 정보통신기술(ICT)기업에 가깝다. 핵심 서비스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기반이고, 알리바바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교한 고객 매칭을 한다. 첸 CEO는 “사람(人), 상품(貨), 장소(場)를 알리바바 그룹의 디지털 경제를 통해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인타임 백화점 주변 10㎞이내에서 전용 모바일 앱으로 주문해 2시간 이내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백화점 가까이 있는 소비자라면 빠르면 수십 분 만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인타임은 오프라인 백화점이지만 거래의 90%는 인타임 디지털 멤버십(가입자 1000만명) 등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첸 CEO는 “향후 이 수치는 100%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백화점이었던 인타임이 알리바바에 인수되면서 겪은 진통은 없었나.
디지털 변혁은 우리에게 두 가지의 소중한 경험을 제공했다. 우선 상업용지 의존 유통(좋은 입지 찾기)에서 유통 업체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유통의 본질은 소비자에 좋은 쇼핑 경험 제공, 상품·서비스·가격의 경쟁력이다. 두 번째는 사람ㆍ상품ㆍ장소 세 요소에 대한 디지털화다. 과거엔 사람이 상품을 찾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기술을 이용해 상품이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 
지난 3월 세일 행사에서 첸샤우둥(오른쪽) 대표가 직접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판매 직원과 함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인타임

지난 3월 세일 행사에서 첸샤우둥(오른쪽) 대표가 직접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판매 직원과 함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인타임

알리바바는 인타임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고 하나.  
인타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통합 운영을 통해 업계 평균치보다 높은 비즈니스 활력을 보여준다. 최근 ‘6ㆍ18 쇼핑 페스티벌’에서 인타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8%, 점포에 따라서는 최고 300%까지 증가했다. 앱을 통한 주문량과 ‘즉시 배송’ 서비스 이용은 각각 전년 동기의 5배, 10배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는 인타임 백화점에서 디지털 경제가 실물 경제와 전면적으로 융합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세계 유수의 백화점들이 파산하고 있고, 한국도 백화점은 이제 한계라고 한다.
백화점 고객이 줄어드는 건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진짜 원인은 상품 다양성과 서비스 체험 등에 대한 낮은 소비자 만족도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백화점도 전자 상거래와 똑같이 소비자에게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면 잘 될 것이다. 5G 시대가 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가속하고 있어 백화점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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