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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산사태 인명 피해 줄이려면 관리 시스템 개혁해야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관측 이래 역대 최장 장마와 이에 따른 집중호우가 전국에 남긴 상처가 크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자연적인 산사태만 1200곳 넘게 발생했다. 산을 깎은 절개지와 석축 및 옹벽 붕괴에 따른 인위적인 산사태도 많았다.
 

산림청·국토부·행안부 나눠 관리
부처 통합 재난 컨트롤타워 필요

이번 집중호우 사망자 37명 중 19명이 민가가 인접한 9곳에서 발생한 산사태 피해자였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4개 지역과 태양광 관련 산사태 발생 2개 지역을 필자가 직접 가봤다. 다음과 같은 문제가 보였다.
 
지난 2일 경기도 안성의 양계장 인근 산 상부의 산사태로 한 명이 숨졌다. 산 하부 계곡 옆의 멀리 떨어진 양계장 패널 건물이 반파됐다. 산사태로 토석류가 무거우면 직진해서 계곡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다. 산 하부는 어디든 산사태 피해를 볼 수 있고 패널 건물은 위험하다.
 
3명이 숨진 지난 3일 경기도 가평 펜션의 경우 절개지 매몰사고였다. 펜션은 완만한 산 하부에 만들어진 패널 건물이다. 그런데 펜션의 뒷산 중턱에 과수원 진입도로로 높이 3m의 절개지를 만들었다. 폭우 때 상부 1m 두께의 토사가 하부 암석의 40도 경사로 미끄러져 아래쪽의 펜션이 반파됐다. 산지의 상부와 하부 소유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3일 발생한 경기도 평택공장에서 3명이 옹벽에 매몰된 사고는 완만한 부지를 가파르게 깎은 5m 높이의 절개지 보강토 옹벽의 붕괴였다. 역시 지질과 지형에 부적합한 배수와 보강도 문제로 보인다.
 
전국에 산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산 상부는 산림청(산사태 취약지역 2만6000여 곳), 산 중간부 도로와 철도는 국토교통부(절개지 2만여 곳), 산 하부는 행정안전부(급경사 절개지 1만5000여 곳)가 나눠 관리한다.
 
이번에 인명 피해가 생긴 산사태는 대부분 관리의 사각지대였다. 산사태 취약 지역은 주로 지표 경사의 자연 산사태만을 고려하고 절개지와 옹벽의 인위적 산사태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산사태 취약 지역은 개발 행위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산림청만이 아닌 여러 부처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지난 8일 전남 함평과 10일 충남 금산 태양광 산사태는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지형과 지질을 충분히 고려한 배수와 보강을 하지 않은 인재(人災)로 보인다. 풍화암은 깎을 때는 암석이지만 노출되면 금방 약한 토사로 변한다. 지표유실이라는 지질 특성을 간과해 농경지 매몰 피해도 심각하다. 이는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만 중시한 결과다.
 
산사태 인명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해법은 현장에 있다. 산사태는 상부에서 하부로 내려오며, 자연 산사태와 인위적인 산사태는 서로 연관돼 있다. 지금같이 견고한 부처 칸막이로는 제대로 대비하기 어렵다. 집중 호우 시기에는 대통령 산하에 24시간 가동하는 여러 부처 통합 재난관리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산지 개발 시 하부 산사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절개지와 옹벽이 무너지면 폭우를 탓하지만, 웬만한 폭우에 견디도록 설계하기에 실제 무너지면 그건 부실공사 가능성이 크다. 공사 부실로 인한 주변 피해에 대해선 시공 책임을 지우면 부실공사는 줄어들 것이다.
 
산 밑에는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지어야 한다. 풍화토 깊이가 1m인 국내 지질특성을 고려해 기존 패널 건물을 경계로 산 쪽으로 2m 높이의 철근 콘크리트 보호벽을 제도화해야 한다. 그래야 산사태로 인한 인명 사고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를 포함해 전국 10곳에서 산사태로 54명이 희생됐다. 약 80%가 인위적인 산사태인데도 대부분 천재(天災)로 덮였다. 그러니 매년 유사한 산사태 참사가 반복된다. 졸속 복구보다는 인명피해 현장을 보존하고 감사원이 객관적인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 19명의 희생을 계기로 낙후된 산사태 방지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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