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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추미애 장관의 위험한 독주

조강수 사회에디터

조강수 사회에디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정책·인사 독주가 무섭다. 독주는 위태위태하다. 옆에 경쟁자가 없다. 늘 내가 최고이고 선이며 승리자라고 생각한다. 브레이크 없이 달리다보면 샛길로 빠지기 십상이다. 그 길의 이름은 ‘독재’다. 추 장관이 ‘검찰 개혁’ 대의명분을 내세워 밀어붙이는 법무 행정의 속도·강도는 선을 넘었다.
 

개혁 명분, 뇌피셜 정책 쏟아내
두번 인사로 ‘호남 철기군’ 구축
윤석열 “할 수 있는게 없다” 한탄

정책은 일방통행중이다. 며칠 전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법제처가 전국 검찰청 직제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일반 국민이나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묻는 40일간의 입법예고 절차를 생략했다. 이유가 가관이다. “입법 내용이 국민의 권리·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 특수·공안 담당 차장검사급 직위 여러 개를 없애고 직접 수사부서를 축소하는 안이 정말 국민 생활과 무관한가. 아니면 눈엣가시같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조직의 힘빼기라는 사실을 숨기고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쓱싹 해치우고 싶어서일까. 답은 명확하다.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 전국 6명의 고검장에게 나눠주자는 법무·검찰개혁위의 뜬금없는 권고와 맥락이 다르지 않다. 검찰총장의 제왕적 권한을 견제하자는 명분 아래엔 윤 총장 힘빼기가 숨어있다. 내부 의견 수렴도, 사전·사후 효과 검증도 거치지 않은 ‘뇌피셜’(자기 의견) 정책들이 졸속으로 추진되다 보니 같은 편 사람들로 구축된 법무·검찰개혁위가 쏟아내는 권고를 디딤돌 삼으며 바깥의 반(反)윤석열 인사들과 내통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산다.
 
서소문 포럼 8/18

서소문 포럼 8/18

인사권은 오·남용되고 있다. 취임 직후와 이달 중순 두 번의 검찰 인사에서 관행 깨기를 넘어 기준과 원칙마저 바꿨다. 역대 정권이 검찰 인사 때 가장 고려한 게 지역 안배와 능력 우선이었다. 검찰 인사를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국장들은 입버릇처럼 ‘영남·호남·기타’를 외우고 다녔다. 법무부 검찰국 과장, 대검 반부패부(옛 중앙수사부) 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부·특수부 부장 등의 기획·공안·특수 수사 요직에는 항시 이 원칙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1부장이 영남이면 2부장은 호남, 3부장은 서울·경기·충청·강원 등의 기타 지역 출신으로 발탁했다. 그래야 인재의 고른 중용과 인사 불만 최소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두번의 인사에서 호남 검사들만 중용했다. 전에 없던 과편중이다. 윤석열 사단을 해체한 자리에 인위적 줄 세우기를 통해 추미애 사단을 구축한 형국이다. 이들은 일부 친문 인사의 표현대로면 검찰 ‘철기군(영국 청교도혁명 때 크롬웰의 독재정치에 동원된 기병대)’이 된다. “각계각층의 비주류에 속하는 엘리트들의 2인자 계층은 그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달콤한 자리 제안’에 현혹되어 뒷거래를 암암리에 감행한다”(김동진 부장판사)는 분석과 맞아떨어진다.
 
윤석열에 대한 적대감은 날로 증폭되고 있다. 추 장관은 취임 이후 윤 총장을 제대로 대면한 적이 없다. 둘이 정면충돌한 ‘채널A 강요 미수’ 사건으로 사이는 더 벌어졌다. 장관과 총장 사이가 긴장 관계이긴 하지만 이렇게 적대적인 때는 없었다. 추 장관의 격한 언행과 무시 전략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실리지 않고는 불가능해 보인다.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얘기한 것 자체가 무언중 추 장관에 응징의 검을 건넨 것 아닐까.
 
검찰 개혁이 당면과제였다는 점에서 추 장관의 상황은 과거 노무현 정부 때 강금실 전 장관과 비슷하다. 둘 다 판사 출신에 첫번째, 두번째 여성 법무장관이다. 하지만 강 전 장관의 처신은 사뭇 달랐다. 당시 송광수 총장과 여러번 충돌하면서도 개고깃집 회동 등을 통해 속을 터놓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왜 지금은 그런게 안될까. 타고난 성정 때문일까. 아니면 이미 불구대천의 사이라선가. 소문인지 사실인지는 모르나 최근 송 전 총장이 강 전 장관에게 “‘지금 와서 보니 그 때 너무 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드렸다”는 말이 들린다. 추 장관이 그 이유를 곱씹길 바란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를 약속했다. 추 장관 부임후 ‘인사의 기회는 불평등’했고 수사지휘권 발동의 ‘과정은 심히 불공정’했으며 그 ‘결과 역시 정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자신의 독주가 검찰을 망치고 있는지, 살리고 있는지 바로봐야 할 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검사장급 인사 직후 윤 총장이 사면초가의 심정을 이 한 마디로 털어놨다고 한다. 이런 상황, 정상은 아니다.
 
조강수 사회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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