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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실직 113만, 실업급여 교육장선 "코스피 신기록 남의 일"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지하 1층 실업급여 교육장 앞. 직업훈련 전단지가 드문드문 꽃혀있다. 이날 40여명이 실업급여 교육을 받았다. 강기헌 기자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지하 1층 실업급여 교육장 앞. 직업훈련 전단지가 드문드문 꽃혀있다. 이날 40여명이 실업급여 교육을 받았다. 강기헌 기자

“아직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인데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줄면서 쫓겨났어요. 본사에서 사람 줄이라고 하루에도 수차례 압박이 오니 매니저도 어쩔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기업딥톡31] 고용시장 덮친 코로나19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지하 1층 실업급여 교육장 앞에서 만난 60대 김영혜(가명) 씨는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1년 2개월 정도 일하던 서울 시내 한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최근 해고됐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김 씨 같은 실업자는 지난달 기준으로 113만명에 달한다. 그는 “실업급여 몇 달 지원해 준다고 해도 반갑지도 않다”며 “아직 일할 수 있으니 일하며 월급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뉴스에선 2년 2개월 만에 코스피가 2400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 씨는 “그건 진짜 딴 세상 얘기”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코로나 19로 시작된 고용시장 충격파는 나이도 가리지 않다. 
 
오후 2시 열리는 교육을 들으려고 김 씨를 포함한 40여명 정도가 교육장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세미 양복 차림의 30대부터 건설 현장 조끼를 입은 6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센터를 나서며 실업급여 상담 전화(1350번)로 전화를 걸었다. “대기자 50명이 기다리고 있다. 대기 중에도 통화료가 부과된다”는 안내문이 나왔다. 10분이 지나도록 상담사는 연결되지 않았다. 남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인근 영등포구청역 6번 출구 앞에선 한 아르바이트생이 직업훈련생 모집 전단을 나눠주고 있었다. 50페이지가 넘는 전단을 펼치자 국비 지원 취업교육 프로그램이 가득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지난해 연말부터 종종 알바를 뛰고 있는데 최근 일감이 늘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한 고용시장 충격파는 거세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88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96억원(56.6%)이 증가한 수치다.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설명회 시작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설명회 시작을 기다리며 앉아 있다. 연합뉴스

항공·호텔 업계 직원들 한숨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항공과 호텔 업계는 고용 충격이 확산세다. 이스타항공 직원 40대 전명진(가명) 씨는 “2월부터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해 양가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 씨는 “아이 유치원비도 조만간 대지 못할 것 같아 걱정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오랫동안 준비했던 아파트 청약도 들어가지 못할 것 같다”며 “무주택 기간이 언제까지 길어질지 기약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호텔 업계에선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사용자 측과 노조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밀레니엄힐튼호텔이 대표적이다. 이 호텔 노조는 최근 고용 안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최대근 밀레니엄힐튼호텔 노조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강제 휴가와 무급휴직 등 노조가 할 수 있는 요구를 들어줬으나 구조조정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에 50일 넘게 이어진 장마까지 겹치면서 호텔 기업의 실적 반등은 기약이 없어졌다. 그만큼 구조조정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호텔롯데 등 대기업 계열 호텔마저도 희망퇴직 등을 꺼내 든 상황이다.
7월 실업자 수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7월 실업자 수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통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이 실업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113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7월(147만6000명)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해 7월보다 22만5000명이 감소했다. 이어 도·소매업 12만7000명, 교육서비스업 8만9000명, 제조업에서도 5만3000명의 취업자가 줄었다. 
 

코로나 충격파 이젠 자영업 지나 중기로 

코로나 19발 고용시장 충격파는 자영업을 지나 중소 및 중견기업도 덮쳤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인근에서 만난 박 모(43) 씨는 “홈페이지 등을 제작하는 IT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최근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며 “아이들 보면서 힘을 내야 하는데 막막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화학 분야의 한 중견기업 임원은 “지난해 대비 매출이 15% 이상 줄었다”며 “아직 버티고는 있지만, 인력 구조조정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 제조업 공장 가동률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월 69.6%를 기록한 중소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5개월 연속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수치가 5개월 연속 60%대를 유지한 것은 2009년 4~8월 기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 창궐 후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와 총 지출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 창궐 후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와 총 지출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반기에 더 나빠진다

문제는 하반기다. 하반기에도 코로나 19발 고용시장 충격파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차례로 중단된다. 여기에 주요 기업이 하반기 채용을 미루면서 고용시장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7월 국내기업 301개사(대기업 101개, 중견기업 52개, 중소기업 148개)를 대상으로 전화·이메일을 통해 실시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임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채용 일정에 대해 기업 31.2%는 ‘채용 일정을 미뤘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19.3%는 ‘신규채용을 포기한다’고 답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등으로 임금 협상을 하반기로 미뤄둔 기업이 많고, 코로나 2차 충격도 배제할 수 없어 하반기에도 고용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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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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