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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집에선 귀여운 반려견, 사고 현장선 프로 구조견···사람이 너무 좋아 사람 구하러 가는 댕댕

뉴스를 보다 보면 간혹 깊은 산속에서 사람이 실종됐다거나, 지진·산사태 등으로 건물이 무너져 사람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하죠. 사람의 힘만으로 접근하기 힘든 재난·사고 현장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인명구조견이죠. 지난 6월에는 8년간 15명의 생명을 구한 인명구조견 늘찬이가 구조 활동을 마치고 은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어요. 늘찬이처럼 사람을 대신해 사람을 구하는 개들을 만나봤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한국인명구조견협회, 동행취재=나율(서울 월정초 4)·심여진(서울 을지초 4) 학생기자·이준율(경기도 호동초 5)·조성언(대전 금성초 6) 학생모델
 
인명구조견은 핸들러의 말에 절대복종한다. 김상인(맨 왼쪽) 핸들러가 마루와 함께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훈련장을 안내했다.

인명구조견은 핸들러의 말에 절대복종한다. 김상인(맨 왼쪽) 핸들러가 마루와 함께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훈련장을 안내했다.

 
우산 손잡이로 진동이 전해질 정도로 비가 쏟아지던 날, 대전 유성구에 있는 애견훈련학교에선 주차장을 빼곡히 채운 차들 사이로 개 짖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각자 이동 시 사용하는 켄넬 안에서 편하게 눕거나 앉은 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듯했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개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훈련장으로 이동했어요. 푸른 잔디가 깔린 훈련장에는 여러 기구가 놓였고, 한쪽에는 개 전용 수영장도 자리했죠. 이제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을 빛내는 학생기자단 앞으로 개와 사람이 한 팀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기본적인 복종 훈련을 합니다. 인명구조견은 함께하는 핸들러의 말에 말 그대로 절대복종해야 하죠. 출동한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요. 예를 들어 건물이 무너졌을 때, 개들이 수색하는 중에 2차 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위험을 감지한 핸들러가 부르는데 개가 바로 오지 않으면 큰일 나겠죠. 어떤 상황에서도 부르면 바로 오게끔 훈련하는 겁니다.”
박순태(맨 왼쪽)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분과위원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인명구조견이 매일 하는 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박순태(맨 왼쪽)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분과위원장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인명구조견이 매일 하는 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박순태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분과위원장의 설명과 동시에 12마리의 개들은 차례차례 훈련에 임했어요. “이렇게 비가 많이 와도 훈련을 하네요.” 조성언 학생모델의 말에 박 위원장은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비가 많이 오거나 눈이 올 때 사고가 나기 쉽고, 그런 상황에 대비해 더 열심히 하죠. 눈이 무릎까지 쌓여도 텐트 치고 훈련해요”라고 설명했죠. 비가 오면 모기가 없다는 게 장점이라네요.
인명구조견들은 비에 흠뻑 젖은 채 핸들러의 명령에 따라 척척 움직였습니다. 한쪽에선 외나무다리처럼 생긴 구조물 위로 뛰어올라 건너는 연습 중이었죠. 하나는 사다리를 뉘어둔 것처럼 생겼고, 다른 하나는 기다란 그네와 비슷하고, 마지막 하나는 드럼통 위에 널빤지를 얹은 모양새였어요. “개들은 높은 곳, 흔들리는 곳을 무서워하는데, 그럼에도 안정적으로 사람을 찾을 수 있게 비고정 사다리를 통해 연습합니다. 땅보다 높은 곳에서 디딜 때마다 흔들리고, 딛을 곳이 마땅치 않아도 날쌔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말이죠.”
개는 높은 곳과 흔들리는 곳을 무서워하지만 비고정 사다리를 건너는 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해낸다.

개는 높은 곳과 흔들리는 곳을 무서워하지만 비고정 사다리를 건너는 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해낸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지켜보는 앞에서 개들은 침착하게 다리를 건넜습니다. 핸들러의 명령에 잘 따라 미션을 수행한 뒤엔 보상으로 먹을 것을 받거나 공을 가지고 놀 수 있었죠. “보상은 개의 취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가 장난감을 좋아하면 갖고 놀게 해주고, 간식을 원하면 먹을 걸 주죠. 바라는 걸 얻을 수 있으니 개도 더 열심히 한답니다.” 설명을 들은 나율 학생기자가 “인명구조견은 평소 1끼만 먹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질문했죠.
“1끼 먹기도 하고, 2끼 먹기도 합니다. 훈련은 개의 식욕적인 본능을 이용하게 되는데요. 보통 집에서 밥 달라고 짖는 개들이 구조견의 소질이 있다고 봐요. 표현을 잘하는 거거든요. 구조견의 경우 현장에서 사람을 찾으면 짖는데, 사람을 찾으면 보상이 따라온다는 걸 훈련을 통해 인식한 거예요. 핸들러도 개가 계속 짖으니까 사람을 찾았다는 걸 알게 되고요. 보통 훈련 전에는 공복으로 시작해 훈련 중에 영양가 높은 간식을 지급하고, 종료할 때 먹이를 주며 마무리합니다. 현장에선 계속 출동해야 하니 포만감은 크지 않고 영양가는 높은 것을 소량 급식해요.”  
경사로 코스를 잽싸게 오르내리는 마루.

경사로 코스를 잽싸게 오르내리는 마루.

이후 경사로 구조물을 오르내리는 등 구간별로 자기 차례를 잘 통과한 개들은 한쪽에서 대기하며 핸들러와 공을 갖고 놀거나 먹을 걸 받아먹었어요. 신나게 뛰다가도 핸들러의 명령에 따라 바로 자리에 앉아 가만히 있거나, 핸들러 쪽으로 달려왔죠. 쉬는 동안 학생기자단도 핸들러의 양해를 얻어 인명구조견을 쓰다듬거나, 먹이를 줄 수 있었어요. “저기 카리스마 넘치는 셰퍼드가 제 얼굴을 핥아줬다”고 한 성언 학생모델은 “너무 사랑스럽다”며 애정이 담긴 시선을 보냈죠. 나율 학생기자는 “제가 만약 강아지라면 빗물에 몸이 찝찝할 것 같은데 신나고 재미있게 훈련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라고 했고요.
장애물 코스에서는 개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뒤 핸들러가 안아서 내려줬는데요. 이에 여진 학생기자가 의문을 표했습니다. “만약 건물이 무너졌을 때, 그 밑 어딘가 있을 사람을 찾으러 간다고 해보죠. 개들이 오르내리다 위쪽에서 잘못 뛰어내릴 경우, 2차 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위험한 곳에선 핸들러가 구조견을 기다리게 한 후 안아 내리죠. 고소공포증이 있어 두렵고, 발밑이 흔들려 도망가고 싶어도 핸들러를 기다렸다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습관을 들이는 거예요. ‘기다려’처럼 기본적인 명령을 체득하는 게 중요한 이유기도 하죠.”
조성언 학생모델과 포즈를 취한 5년차 인명구조견 마루.

조성언 학생모델과 포즈를 취한 5년차 인명구조견 마루.

마지막은 사람을 찾았을 때 행동에 관한 훈련이었습니다. 먼저 텐트 구조물을 3번 돌아와 짖는 연습을 했어요. 이후 핸들러 중 한 명이 구석진 곳에 쓰러진 모습을 연출했죠. 반대쪽에서부터 달려간 인명구조견이 곧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고, 자신의 핸들러가 올 때까지 계속 짖었습니다.  
“개들은 사람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개가 구조 대상을 발견한 즉시 핸들러가 오기는 힘들어요. 상황에 따라 500m 정도까지 떨어지거든요. 이때 계속 짖는 것이 사람을 찾았다는 신호가 됩니다.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방향과 위치를 파악해 찾아간 핸들러가 정확한 위치를 119나 경찰에 알려 긴급 후송이 가능하게 하고요. 장난감을 이용하기도 해요. 개에게 장난감을 달아놓고, 사람을 찾으면 장난감을 꺼내 물고 핸들러에게 오는 거죠. 이후 사람을 발견한 곳으로 개가 안내하는 겁니다. 통보 훈련이라고 해요.”
 
 

전국 각지에서 훈련 중인 인명구조견

이날 훈련에 참여한 12개 팀은 전국 각지에서 왔습니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어디서든 사고가 날 수 있고, 인명구조견 팀이 출동할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역에 흩어져 있거든요. 박 위원장은 경주에서 경북지역을 주로 담당하죠. 각 지역 팀장이 지원 요청을 알맞게 배분하고요. 그는 “오늘은 2박 3일 합숙훈련 이틀째”라며 “오전에도 훈련했고, 지금 마무리 중인 오후 훈련 후엔 산악 훈련도 예정돼 이제부터 휴식한다”고 설명했어요. 평소에는 각자 지역에서 매일 복종 훈련을 2~3회, 수색 훈련도 1회씩은 꼭 한다고 합니다.
인명구조견은 사람 냄새를 맡고 실종자를 찾아낸다. 사진은 수색 훈련 모습.

인명구조견은 사람 냄새를 맡고 실종자를 찾아낸다. 사진은 수색 훈련 모습.

“어떤 개가 인명구조견이 될 수 있나요. 대형견만 선호한다든지 종이나 성별에 차이가 있나요.” 나율 학생기자의 질문에 박 위원장은 “견종이나 체구와는 상관없다”고 답했어요. 사람을 좋아하고 순한 성격에 복종적이면 믹스견이나 유기견,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도 암컷·수컷 상관없이 다 인명구조견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구조견으로 주로 활동하는 견종이 있긴 합니다. 벨기에 마리노이즈(Belgian Malinois)·독일 셰퍼트(German Shepherd)가 세계적으로 많고, 래브라도 리트리버(Labrador Retriever)·보더콜리(Border Collie) 등이죠. 그러자 준율 학생모델이 “인명구조견을 뽑을 때 특별히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 있는지” 궁금해했죠.  
“인명구조견은 말 그대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개입니다. 당연히 사납거나 공격성이 있으면 안 되겠죠. 사람을 피하고 경계가 심해도 마찬가지고요. 아주 어린 강아지 때부터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지 유심히 살피죠. 개의 자질을 보고 그 개가 잘하는 쪽으로 훈련해요.” 설명을 들은 성언 학생모델이 인명구조견이 되려면 어떤 훈련을 받고, 양성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질문했어요. 박 위원장은 “보통 2~3년 정도 걸린다”며 “복종 훈련 1년, 수색 훈련 1년 정도 잡죠”라고 답했어요.
은결이와 이준율 학생모델이 다른 인명구조견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은결이와 이준율 학생모델이 다른 인명구조견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자연스레 인명구조견의 활동 나이에 관한 질문이 따라왔습니다. 나율 학생기자가 활동 분야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훈련이나 수색 중에 다치면 어떻게 되는지도 물어봤죠. “앞서 말한 대로 2~3년 훈련하다 보니 2~3살부터 활동하는 게 보통이에요. 인명구조견 시험에도 나이 제한이 있죠. 테스트를 통과하면 활동이 시작되고 만으로 9살이 되면 은퇴합니다. 다만 아직 건강하고 힘이 있다 싶으면 적합시험을 받고 1년 정도 연장할 수 있죠. 인명구조견 훈련은 개에게도 정신적·육체적으로 피곤한 일이에요. 체력이 약해 매일 훈련을 받을 수 없거나, 현장서 짧은 시간에 지쳐버리거나, 도중에 병에 걸리거나 할 경우 그만두게 됩니다.”
테스트 이야기에 준율 학생모델이 질문을 던졌죠. “인명구조견에 높고 낮은 등급이 있나요?” 박 위원장은 “개에 등급은 없다”고 답했어요. “인명구조견 인증시험은 3단계가 있어요. E레벨은 적합시험, A레벨은 국가공인 2급, B레벨은 국가공인 1급이죠. B레벨이 되면 국제 활동이 가능합니다. 시험에선 70% 이상 득점해야 하지만 그 안에서 개들끼리 등급을 따지지는 않아요. 국제적으로 RH-FL, RH-T로 표기하는데, 각각 산악·들판 구조와 재난·붕괴지역 구조를 뜻해요. 우리나라에서 구조견이 출동하는 경우는 주로 산악 구조입니다.”  
나율 학생기자가 핸들러로부터 목줄을 건네받자 어거스트가 얌전히 옆에 와서 앉았다.

나율 학생기자가 핸들러로부터 목줄을 건네받자 어거스트가 얌전히 옆에 와서 앉았다.

인명구조견으로 인정받기 위한 시험은 전 세계 동일하게 IRO 규정을 적용합니다. 한국인명구조견협회는 비영리 공익사업으로 각종 재해·재난·사고 현장에서 신속한 구조·탐지 활동을 펼쳐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국제인명구조견협회(IRO) 정회원으로 세계의 구조·탐지견과 함께 활동하죠. IRO는 매년 수색 및 구조견을 위한 선수권 대회도 열어요. 여진 학생기자가 대회에 궁금증을 나타냈죠.
“세계 최고의 구조견들이 매년 IRO World Championship에 모여요. 핸들러의 말을 얼마나 잘 듣는지 복종 능력부터 실제 긴급 상황과 유사한 현장에서 추적·수색 능력을 겨루죠. 국제심사를 통과해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데요. 저는 2014년 슬로베니아 대회에 군도라는 구조견과 함께 출전해 세계 11위를 했어요. 그 다음 해엔 잉고라는 구조견이 김종욱 핸들러와 아시아 최초로 세계 2위를 했죠.”  
우리 인명구조견의 활약상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감탄했어요. 박 위원장은 “군도는 지금 14살 노견이라 눈이 잘 안 보이지만 저희 가족으로 잘 지내고 있어요. 잉고는 은퇴 후 ‘미스터 주’라는 영화를 찍었죠. 일종의 구조견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라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언제나 함께하는 파트너

개가 혼자 알아서 사고 현장에 갈 수는 없겠죠. 인명구조견에게는 늘 핸들러가 함께합니다. 나율 학생기자가 핸들러 활동에 대해 질문을 던졌죠. “인명구조견을 활용하는 119 특수구조대 등에서 핸들러로 활동할 수도 있고요. 저희 같은 민간 핸들러는 본업이 따로 있고, 반려견을 구조견으로 훈련시켜 활동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봉사활동과 같죠. 저는 90년대부터 해서 30년 넘게 봉사하고 있네요.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과 투철한 봉사정신이 가장 큰 자격이랄까요. 언제든 수색 요청이 들어오면 100% 내 개가 찾을 거라 믿고 함께 출동합니다. 위험에 빠진 사람을 찾았을 때 가장 보람차죠. 외국에선 이런 구조견 봉사를 많이 해서 할머니 핸들러도 많아요. 민간 구조단도 많아 스위스 같은 경우 십여 개, 지진이 잦은 일본도 6~7개 정도 있죠.”  
쉬는 시간 인명구조견들과 친분을 나누는 심여진 학생기자.

쉬는 시간 인명구조견들과 친분을 나누는 심여진 학생기자.

여진 학생기자는 “핸들러 한 명이 한 마리 구조견만 훈련하나요, 아니면 여러 마리를 훈련하나요. 또 훈련할 때 많이 물리지는 않나요?”라며 힘든 점을 꼽아달라고 했어요. 박 위원장은 “여러 마리 훈련할 순 있지만 현장 출동은 사람 1명에 개 1마리”라고 말했죠. 그는 현재 칸과 킹 두 마리 구조견을 데리고 있는데, 칸은 이전에 구조견으로 활동했던 칸의 자식으로 이름을 물려받고 2대에 걸쳐 구조견이 됐다고 합니다. 칸은 특히 재난 구조, 킹은 산악 구조에 나서 활약 중이죠.
“구조견은 절대로 사람을 물어선 안 돼요. 활동 중에 핸들러를 물면 바로 제외하죠. 세계대회에서도 물거나 이로 건드리는 등 입질하는 것 같으면 사람이 상처를 입지 않아도 실격 처리돼요. 무는 걸 좋아하는 개는 오히려 범인 잡는 경찰견 등 다른 진로로 가야죠. 그보단 수색 나갔을 때 빠르게 움직이는 개를 쫓아가는 게 힘들어요. 개는 길 아닌 곳도 막 가죠. 보통 100~200m 떨어지는데 너무 멀리 간다 싶으면 부르기도 해요. 간격이 500m 이상 되면 서로 찾기 어렵기 때문에 더 벌어지지 않도록 빠르게 이동해야 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인명구조견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박순태(맨 왼쪽)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분과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인명구조견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박순태(맨 왼쪽) 한국인명구조견협회 분과위원장을 인터뷰했다.

깊은 산속이나 건물 등이 무너져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견은 어떻게 실종자를 찾아낼까요. 성언 학생모델은 찾으러 갈 때 실종자의 옷이 필요한지 궁금해했죠.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옷이나 물건은 필요하지 않아요. 개의 뛰어난 후각으로 사람 냄새를 맡으며 찾아 가는 겁니다. 보통 사람은 눈앞에 수풀이 조금만 높아도 낙엽이 조금만 쌓여도 그 아래 누군가 있는 걸 발견하기 어렵지만, 개들은 냄새를 맡고 바로 사람이 있는지 알거든요. 그래서 사고 현장에 구조견이 제일 먼저 들어가는 게 필요한데요. 실제로는 경찰이나 구조대원 등 사람들이 같이 들어가니 구조견만 가는 것보다 좀 어려워요. 사람 냄새가 섞이니까요. 외국에서는 구조견이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있죠.”
설명을 들은 준율 학생모델이 개는 갈 수 있지만 사람은 가기 위험한 곳이라면 어떻게 구조하는지 물어봤어요. 박 위원장은 “절벽 등 위험한 곳엔 일단 개만 보내서 수색한다”고 답했죠. 탐색한 구조견이 짖어서 신호해도 핸들러가 가 볼 수 없을 경우 실종자가 그 자리에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3마리를 순차적으로 보내 확인하고 확실해지면 119 등 전문 구조대원이 나서서 안전하게 구조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소년중앙이 만난 현역 인명구조견을 소개합니다

소년중앙이 만난 현역 인명구조견을 소개합니다

“사고가 났을 때, 인명구조견을 만났다면 어떻게 행동하면 될까요.” 성언 학생모델의 질문에 그는 “너무 놀라지 말 것”을 주문했어요. “보통 사람들은 개가 와서 짖으면 놀라요. 어두우면 야생동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죠. 수색 시작 전에 인명구조견이 간다고 안내방송을 합니다. 개에게는 인명구조견 인식 조끼를 입혀 사람들이 잘 볼 수 있게 하고요. 재난 현장에선 의식을 잃은 채라 개가 왔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평균 3일 정도를 골든타임으로 보는데, 그 이상이면 탈수 등으로 생명이 위험하거든요. 그동안 한 마리가 혼자 수색하면 지치니까 여러 마리를 번갈아 투입해요. 개 한 마리가 사람 40명분은 거뜬히 해냅니다.”
2019년 7월 충북 청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된 조은누리양이 실종 10일(244시간) 만에 구조됐었죠. 조양이 기적적으로 생환한 건 군견 달관이가 발견한 공이 컸습니다. 달관이 이야기를 꺼낸 준율 학생모델이 질문을 던졌죠. “안타깝게도 달관이는 사람처럼 포상을 받지도, 함부로 뭔가 특식을 먹을 수도 없다고 들었어요. 구조견에게 주는 제일 좋은 선물은 뭔가요?”  
소년중앙이 만난 현역 인명구조견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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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관이는 육군 소속이라 포상 등의 부분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야 하죠. 민간 구조견의 경우 그 개가 가장 좋아하는 걸 줘요. 닭고기를 좋아하는 개면 닭고기를, 딱딱한 공을 좋아하는 개면 그 공을 갖고 놀게 해주는 거죠. 개의 취향에 맞춰 상을 줍니다.”  
박 위원장은 구조견에 대해 “그냥 개가 아닌 동료이자 가족”이라고 강조했어요. “언제든 출동할 수 있게 차에 켄넬이랑 장난감, 먹이 등을 늘 갖추고 있어요. 차 안에서 개가 멀미하지 않도록 개 체구에 맞는 켄넬을 골라 롤링하지 않게 고정하고요. ‘말 못 하는 동물, 내 말만 들어’ 강요하는 게 아니라 한 팀으로서 함께 활동하고 그가 원하는 걸 해주고 언제나 한 몸처럼 같이 다니죠. 훈련도 개가 재미있게 구성해요. 개가 싫어할 땐 쉬도록 두고, 의욕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훈련할 수 있게 하죠. 일 년에 10회 이상 여러 현장에 나가는데, 아직까진 죽을 정도로 큰 사고가 없는 게 다행입니다.”
소년중앙이 만난 현역 인명구조견을 소개합니다

소년중앙이 만난 현역 인명구조견을 소개합니다

준율 학생기자가 “인명구조견이 은퇴 후 실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지금은 법이 바뀌어서 입양된다는 데 현실은 어떤지” 궁금해했죠. 인명구조견을 비롯해 마약탐지견·검역탐지견 등이 국가에 소속된 경우 사역견이라고 하는데요. 2019년까지도 이들 중 일부가 은퇴 후 실험용·해부용 등으로 이용됐고, 죽은 뒤엔 냉동고에 들어갔다가 폐기물과 함께 소각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이 밝혀지자 법이 바뀌었죠. 2020년 8월 기준 동물보호법은 국가에 봉사한 사역견(인명구조견, 경찰견, 군견, 철도경찰탐지견, 장애인 보조견, 마약 및 폭발물 탐지견 등)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기관과 달리 119·경찰의 경우 은퇴식을 열고, 죽은 개를 기리는 추모비를 세우거나 추모 공간을 운영해요. “119 등에서 일한 인명구조견은 은퇴할 때 입양자를 뽑아요. 개와 잘 놀아줄 수 있는지, 아플 때 잘 보살필 수 있는지, 집에 마당 같은 공간이 있는지 등 꼼꼼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죠. 동물보호법도 부족한 부분이 아직 있지만 학생기자단 여러분처럼 기사를 쓰고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민간 인명구조견의 경우 애초에 개인 개이기 때문에 평생 함께하고요. 집에선 반려견, 현장에선 구조견인 거예요.”
소년중앙이 만난 현역 인명구조견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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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들은 여진 학생기자가 “고생하는 인명구조견을 위해 꼭 개선되길 바라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요청했죠. 박 위원장은 훈련 장소가 적은 점을 꼽았어요. “사실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서 산악 훈련하기는 편해요. 반면 재난 훈련 장소는 거의 없다시피 하죠. 건물 철거하는 곳에 부탁하는 식으로 매번 찾아다니고 있어요. 외국의 경우 국가가 만들어주는데, 우리도 가상 붕괴 재난 구역을 만들어 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보다 1만 배 뛰어난 후각을 통해 재난·사고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아내는 인명구조견. 그 임무를 위해 어릴 때부터 견생의 대부분을 매일매일 훈련하고, 핸들러와 함께 위험한 곳을 누비죠. 그저 사람이 좋아서 힘들어도 묵묵히 소중한 생명을 구하러 가는 이 개들이야말로 진정한 히어로가 아닐까요. 좋은 일만 하는 이들의 앞날에 좋은 일만 생길 수 있게 관심을 갖고 지켜봅시다.
빗속에서 훈련을 마친 인명구조견과 소중 학생기자단이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나율 학생기자와 은결, 이준율 학생모델과 켈리, 조성언 학생모델과 파이, 심여진 학생기자와 마루.

빗속에서 훈련을 마친 인명구조견과 소중 학생기자단이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나율 학생기자와 은결, 이준율 학생모델과 켈리, 조성언 학생모델과 파이, 심여진 학생기자와 마루.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취재 날 비가 많이 와서 땅은 질퍽질퍽했고, 강아지 짖는 소리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빗속에서도 다리를 건너고 공을 물어오는 등 열심히 훈련하는 구조견들 덕분에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인터뷰를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제 몸집만 한 구조견과 사진 찍을 때는 조금 긴장했지만, 생각보다 순하고 귀여웠어요. 인터뷰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영화 ‘미스터 주’에 출연한 강아지가 실제 인명구조견이었다는 사실이었죠. 지금은 은퇴하고 홍보대사 격으로 활동한다는 얘기를 듣고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훈련해서 사람들을 많이 구조하는 인명구조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나율(서울 월정초 4) 학생기자 
 
인명구조견을 인터넷·뉴스 등에서 본 적 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 기대되고 떨렸습니다. 훈련장에 도착했을 때 비가 엄청 쏟아졌는데, 그래도 훈련하는 개들이 정말 대단했죠. 개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듣고 보고, 개들을 만져보기도 했어요. 먹이도 줬는데, 손 가까이 입을 대도 물지 않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인터뷰 중엔 대회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직접 인명구조견 세계대회에 나가 세계 랭킹 11위를 하셨고, 한국에 아시아 최초로 세계대회 2위를 한 인명구조견도 있다고 하셔서 자랑스러웠죠. 앞으로 인명구조견에게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여진(서울 을지초 4) 학생기자 
 
취재 전에는 인명구조견들은 모두 덩치가 크고 무섭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구조견 이야기를 듣고, 행동을 잘 보니 어느새 무섭다기보다는 오히려 멋지게 보였죠. 구조견은 냄새 하나만으로 사람을 찾을 수 있고, 핸들러의 지시에 절대 복종할 줄도 아는 정말 똑똑한 강아지예요. 구조견은 절대 사람을 물지 않는다고 해요.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도 쉬지 않고 훈련하는 건 비 오고 눈 오면 사고가 더 많기 때문이죠. 언제나 열심히 훈련하며, 인간을 대신해 재난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는 인명구조견들이 너무 훌륭해 보였어요. 반려구조견외에 119 등에서 일하다 은퇴한 개들도 모두 좋은 가정으로 입양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준율(경기도 호동초 5) 학생모델
 
동물을 좋아하고 반려견도 키우는 저는 TV로 활약을 봤던 인명구조견을 만나게 돼 너무 설렜어요. 비가 많이 와서 훈련을 쉴 줄 알았지만, 야간 산악훈련까지 준비하는 모습에 감탄했죠. 훈련에 임하는 구조견들은 절제되고 카리스마가 넘쳐 보였지만 자신의 핸들러만 따르고 공을 던지면 신나게 물고 오는 모습은 여느 반려견과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귀여워 반전이었어요. 구조견은 우리가 존중하고 고마워해야 할 또 하나의 구조대원이죠. 힘든 훈련을 이겨내며 목숨 걸고 봉사하는 인명구조견들을 만나 잊지 못할 취재로 기억될 것 같아요. 재난 현장의 숨은 영웅! 인명구조견과 핸들러 콤비 활약을 기대하며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조성언(대전 금성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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