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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위챗 금지 알고보니···유튜브 막은 中방식 '벤치마킹'

"위챗 있으시죠?"

[사진 calvinayre.com]

[사진 calvinayre.com]

기자가 중국 관련 취재를 하면서 초기에 만난 이들에게 자주 들은 말이다. 중국인 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을 취재하기 위해선 ‘위챗’이 필수였다. 현재 중국인 11억 명 이상이 위챗을 매일 사용하고 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 대부분이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위챗을 중국판 카카오톡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위챗은 카톡의 수준을 넘었다. 위챗은 중국인의 생활에 빠지지 않는 필수품이다. 심하게 말하면 위챗은 중국인의 삶 그 자체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왜 그럴까. 중국인들은 이 앱을 대화에만 사용하고 있지 않다. 메시지를 보내고, 사진을 공유하는 건 기본이다. 위챗엔 전자결제 서비스인 위챗 페이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건강 코드 등 각종 생활 필수 서비스들이 결합해 있다. 택시를 부르고, 레스토랑 평점을 보고 예약을 하고,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물건값을 지불하고, 은행 거래도 한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걸 위챗 안에서 다 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우리가 인터넷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능이 위챗에 들어있다. 다수가 자사 서비스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분야 1위 업체와 연계해 서비스한다.
[신화=연합뉴스]

[신화=연합뉴스]

이렇게 편리한 점 때문인지 중국인 대다수는 위챗을 놓을 수가 없다. 위챗을 설치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 위챗에 미국이 철퇴를 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모바일 앱인 틱톡과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또한 위챗과 모회사인 텐센트와의 모든 거래를 9월 15일 이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마디로 미국에선 틱톡과 위챗을 쓰는 걸 금지하고, 두 앱을 운영하는 회사와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고 공표한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틱톡과 위챗은 위상이 다르다. 틱톡은 전 세계 젊은이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위챗은 사실상 중국 영토 안에서만 널리 쓰이고 다른 지역에선 활용도가 그렇게 크진 않다. 그런데 왜 트럼프는 위챗 사용을 금지했을까.

"미국인의 개인 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유출될 수 있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트럼프가 위챗 사용 금지로 내세운 이유다. 무슨 말일까.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의 내용을 보자. 행정명령은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에게서 수집한 정보를 중국 정보가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가 중국인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 미국의 중요한 정보를 탈취할 거라고 보는 거다.
 
중국 정부의 계획에 이용당한다고 의심을 받는 건 미국에 사는 ‘중국계 미국인 또는 중국인 유학생’이다. 위챗이 중국인과 해외 곳곳에 있는 중국 동포와 유학생이 연결된 ‘차이나 커넥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중국계 이민자와 유학생은 자신의 가족, 친척이 중국에 있다. 연락하려면 위챗이 필수다. 그런데 위챗과 같은 중국 IT 기업은 정부와 공산당이 요구할 경우 관련 개인 정보 등을 정부에 넘길 의무가 있다.
[사진 calvinayre.com]

[사진 calvinayre.com]

그렇기에 미국은 중국계 미국인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중국 정부의 손아귀에 들어간다고 본다. 위챗의 차단은, 중국 본토와 미국 사이에 중국인을 매개로 이뤄지는 정보교류를 끊어 보려는 목적으로 이뤄지는 거다. 미국 LA타임스는 “위챗 사용이 금지되면 중국 본토의 가족, 친구들과의 소통 창구가 사라질 것을 중국계 이민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런 수법, 원조는 중국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중국은 2003년부터 홍콩을 제외한 본토에서 만리방화벽(중국의 인터넷 검열 차단 시스템)을 앞세워 왓츠앱과 같은 메신저 서비스를 비롯해 구글·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 등의 접속을 차단했다. 자신들의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외국 IT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신들이 제시한 검열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개인 정보 등 데이터를 중국에 보관하고, 중국 정부가 그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다.
 
이를 견디지 못한 주요 외국 IT기업이 중국을 대거 떠났다. 해외에서 서비스하면 중국에선 아예 접속이 안 된다. 그렇기에 텐센트를 비롯한 거대 기업이 경쟁자가 없는 내수시장에서 빠르게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
 
입장은 바뀌었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크게 의식한다. 전자상거래, 검색엔진, SNS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 격차를 좁히고 있거나 앞서나가는 중국이다. 그 발걸음을 멈춰보려 미국은 발버둥을 치고 있다. 이번 위챗 제한도, 어떡해서든 텐센트와 같은 중국 거대 IT기업의 힘을 빼려는 이유가 숨겨져 있다. 그래서 중국이 벌인 방식을 그대로 ‘벤치마킹’ 한 셈이다.

미국은 과거처럼 점잖게 중국을 견제하지 않는다. 중국을 앞서기 위해선 무슨 방법이든 쓴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위챗 사용 금지 조치는, 이 같은 미국의 생각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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