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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인데도 몰렸다...야스쿠니 200m 행렬, 군복 입고 "천황폐하 만세"

태평양전쟁 패전기념일(일본에선 종전기념일)인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靖国) 신사엔 일반인 참배객이 몰렸다.
 

36도 땡볕, 마스크 쓰고 2시간 기다려 참배
"덴노 헤이카 반자이" 우익 어김없이 등장
"조상 기리는 건 좋은 일. 한국 반발 이해 안돼"
고이즈미 등 각료 4명 참배... 아베는 공물

기자가 신사를 찾은 오후 2시쯤엔 땡볕 아래서 참배를 기다리는 일반인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신사의 배전(拝殿)에서 정문 앞 도리이(鳥居)까지 어림잡아 200m가 넘는 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야스쿠니 신사에는 참배를 하려는 일반인 참배객들이 대거 몰렸다. [윤설영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야스쿠니 신사에는 참배를 하려는 일반인 참배객들이 대거 몰렸다. [윤설영 특파원]

 
 

마스크 쓴 채 땀 뻘뻘...“코로나19로 귀성 포기하고 왔다”

 
이날 도쿄에서만 38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대규모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신사 측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으로 참배객들의 간격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날 도쿄의 낮 최고 온도는 36도로,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참배 순서를 기다렸다.
 
50대로 보이는 한 부부는 “매년 8월 15일에 오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본다. 보통 30분 정도 줄을 섰는데 올해는 1시간 40분이나 줄을 서서 겨우 참배를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귀성을 포기한 대신 신사 참배를 하러 온 사람도 있었다. 한 50대 여성은 “매년 집안 행사 때문에 오지 못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귀성을 하지 못해 야스쿠니로 왔다”고 말했다. 
 
3살 짜리 아들을 데리고 온 30대 부부는 “아들에게 조상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마음을 전해주고 싶어서 왔다"면서 "코로나19가 걱정되긴 했지만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5일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 방지를 위해 간격을 유지해달라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윤설영 특파원]

15일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 방지를 위해 간격을 유지해달라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윤설영 특파원]

 
신사 측은 정확한 참배객 숫자를 알려주지 않았다. 신사 관리소 측 관계자는 다만 “정확한 참배객 수는 다음날 알 수 있다”면서 “간격을 두고 서서 많아 보이는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버즈피드 재팬은 이날 참배객의 수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2만4000여명이라고 전했다. 평일이었던 작년 8월 15일엔 약 4만9000명이 야스쿠니를 찾았는데, 올해는 토요일인데다가 “‘전몰자위령주간’인 8일~16일 사이 분산 참배를 사전에 요청했기 때문”(신사 관계자)이라고 분석했다.
 

어김없이 나타난 우익 회원 “덴노 헤이카 반자이” 외쳐

 
구 일본군 육군복과 해군복을 입는 우익 단체 회원들도 어김없이 신사에 나타났다. 이들은 소총과 욱일기 등을 들고  “덴도 헤이카 반자이, 반자이, 반자이(天皇陛下、万歳、 万歳、 万歳·천황폐하 만세, 만세, 만세)를 외쳤다. 오전에는 또다른 우익 단체 회원 30여명이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제창한 뒤 메이지(明治) 일왕 때 황국신민(皇國臣民)을 기르기 위해 채택된 교육 칙어(勅語)를 암송했다.
  
15일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우익 단체 회원들이 구 일본군 제복을 입고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15일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우익 단체 회원들이 구 일본군 제복을 입고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한 60대 여성은 “미·중 대립이나 중국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침범 등 유튜브를 통해 일본이 위험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올해는 특별히 조상들에게 나라를 잘 부탁한다고 기도하기 위해 참배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자위대가 헌법에 명기되지 않아 센카쿠 열도에 중국 어선이 침범하더라도 영토를 지킬 수 가 없다”며 개헌을 주장하기도 했다.
 

“신사 참배 주변국 반발 이해 안돼...조상 기리는게 왜 나쁜가”

 
자신의 할아버지가 합사돼 있다고 밝힌 30대 여성은 “전쟁에서 죽은 조상을 기리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이 여성은 “정치인의 참배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신사를 참배하는데 대해 주변국에서 반발하는 것은 이해가 잘 안된다”며 “한국, 중국 등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은 서로가 생각하는 올바른 역사가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환경상(장관)이 15일 태평양전쟁 패전(종전) 75주년을 맞아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기 위해 경내로 들어가고 있다. 현직 각료가 패전일에 맞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교도=연합뉴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환경상(장관)이 15일 태평양전쟁 패전(종전) 75주년을 맞아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기 위해 경내로 들어가고 있다. 현직 각료가 패전일에 맞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이다. [교도=연합뉴스]

 

각료 4명 참배 ‘최다’...‘여자 아베’ 이나다 전 방위상도 

 
 
이날 내각의 각료 4명이 각각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新次郎) 환경상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영토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이다.
 
각료가 참배를 한 것은 4년만으로, 4명이나 참배를 한 것은 처음이다. 각료가 되기 전에도 야스쿠니를 참배해왔던 고이즈미 환경상은 “부전(不戰·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맹세는 중의원이거나 각료이거나 변함 없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무상은 “어느 나라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을 어떻게 모시고, 위령하는지는 각각의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여자 아베’로 불리는 이나다 도모미(稲田朋美) 자민당 간사장 대행(전 방위상)도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아베 신조(安倍信三)총리는 다카토리 슈이치(高鳥修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보낼 나무장식품인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 비용을 납부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집단 참배 계획을 취소한 대신, 모임의 회장인 오쓰지 히데히사(尾辻秀久) 전 참의원 부의장과 사무국장인 미즈오치 도시에이(水落敏榮) 참의원 의원이 대표로 참배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이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불린다. 특히 태평양전쟁을 이끌어 전후 극동 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총리와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 등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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