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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틱톡’ 티격태격…트럼프 강공에 미 기업 ‘부메랑’ 우려

중국 동영상 SNS의 국제 정치학

틱톡

틱톡

중국산 동영상 소셜미디어(SNS)인 틱톡이 정보기술(IT) 분야 미·중 패권다툼의 핵심 문제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중국 틱톡과 관련해 “미국 기업에 매각하는 모든 거래는 미국에 실질적으로 이익이 되고 완전한 보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안보 위협을 들어 틱톡을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다음달 20일부터 미국 기업 및 개인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위챗의 모회사인 텐센트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현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의 북미 사업권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도 인수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당초 MS의 틱톡 인수에 반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입장을 바꿨다. 다음달 15일까지 지분 전체를 넘겨받고, 이용자 정보도 MS가 모두 가져오는 조건으로 인수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각 기업, 완전한 보안 제공해야”
내달 15일까지 매각 완료 주문
MS·트위터, 북미 사업권 인수 경쟁

사용자 고유 번호 15개월간 수집
중국 본사, 개인 정보 받은 정황

트럼프

트럼프

틱톡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해 서비스 중인 동영상 전문 SNS다. 15초에서 1분 이내의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할 수 있다. 2016년 시작한 이후 150개 국가에서 75개의 언어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더우인(抖音)이라는 이름이 더 많이 쓰인다. 2017년에는 립싱크 앱인 뮤지컬리를 인수했다. 전 세계 이용자 수는 10억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다. 블룸버그는 최근 틱톡의 기업가치를 1000억달러 정도로 추산했다.
  
틱톡 중국 공산당과 유착 의혹
 
틱톡이 미중 갈등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은 중국 공산당과 유착이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틱톡이 사용자의 인터넷 주소(IP), 위치정보(GPS), 개인 식별정보, 주소록, 문자메시지 등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국가정보법 등을 활용해 ‘안보상 당국의 정보 수집 활동’ 명목으로 이런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PIIE는 “이런 정보들이 서양인의 얼굴 인식 성능을 향상하고 여론 조작이나 스파이 활동에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2월 연방통상위원회(FTC)는 미성년자의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로 틱톡에 역대 최고 수준인 벌금 570만달러(66억원)를 부과했다. 국내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15일 아동 개인정보 6000여 건을 불법 수집했다며 과징금 1억8000만원, 과태료 600만원을 부과했다.
 
틱톡 측은 “중국 이외의 해외 서비스는 서버를 분리해 운영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검열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본사가 직접 서비스하고 있으나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은 싱가포르 지사인 틱톡Pte에서, 미국, 영국, 러시아, 인도 등 그밖의 지역은 국제판으로 틱톡Inc에서 서비스한다. 하지만 미군 병사가 병영에서 틱톡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 정부는 보안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인터넷 법원은 지난달 31일 링(凌)모씨가 더우인 운영사를 상대로 낸 민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용자의 승낙 없이 이름, 전화번호, 위치 등 개인 정보를 저장해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여기에 틱톡이 사용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중국 본사로 전송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은 틱톡에게 불리한 쪽으로 흐르고 있다. WSJ은 “틱톡이 지난해 11월 미국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기 전까지 최소 15개월 동안 사용자 고유식별번호인 맥 주소(MAC Address)를 수집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맥 주소는 인터넷에 연결되는 각 단말기에 부여되는 12자리 고유번호다. 미국 정부와 의회도 틱톡 퇴출에 나섰다. 미 상원은 지난 6일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달 하원도 연방 직원들이 정부 지급기기에 틱톡을 다운로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발전한 중국 IT 기업을 견제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 손을 들어주는 국가는 많지 않다. 중국과 국경 분쟁을 빚었던 인도는 음란·성인 콘텐트에 아동이 쉽게 노출된다는 이유로 지난 4월 틱톡을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한데 이어 지난 6월 29일에는 다른 58개의 중국산 앱과 함께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영국 역시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위반여부를 조사 중이다.
  
미국 사용자 1억명, 우회 접속 모색 할 듯
 
그러나 미국 내 틱톡 사용자가 1억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만큼 정부가 틱톡 사용을 금지하더라도 사용자들은 우회로를 이용해 접속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뉴욕양키스는 지난 12일 틱톡과 후원 계약을 했다. 젊은 팬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좋은 홍보 수단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시행될 경우 양키스와 틱톡의 계약은 종료된다. 틱톡이 미국 기업에 인수되면 계약은 2년 더 유지된다. MS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의 틱톡 운영권 인수 협상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강화에 따르는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CNN은 “이미 제재를 받고 있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 운영사 텐센트, 틱톡에 이어 알리바바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신뢰할 수 없는 중국 기술 기업’을 퇴출시키라고 촉구하면서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월마트·포드 등 12개 미국 다국적기업 관계자들은 “틱톡과 위챗을 금지할 경우 중국내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특히 메시지 전송부터 음식 주문, 호텔 예약, 혼인신고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위챗이 없으면 중국에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것이다. IT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위챗을 제거할 경우 아이폰 판매량이 25~30%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정보 막아라…중국, 위챗 등 ‘검열 만리장성’ 강화
왼쪽부터 위챗, 바이두, 알리바바 로고.

왼쪽부터 위챗, 바이두, 알리바바 로고.

중국의 ‘인터넷 검열’이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발 코로나19를 비롯해 홍콩 보안법 발효, 중국 기업가의 스캔들 등 나라 안팎으로 논란이 잇따르자 정보 접근을 막으려는 보안 당국의 움직임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of China)’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최근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은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차단이다.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지난 2월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 웨이보’, 중국판 카카오톡이라 불리는 ‘위챗’의 모기업에 각각 감독기관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CAC는 “코로나19 전쟁을 극복하기 위한 플랫폼과 지방정부의 좋은 사이버 환경 조성”을 설치 이유로 밝혔지만 업계에선 ‘코로나19에 대한 사전 검열’이란 분석이 대다수다. 또 소셜미디어 플랫폼 ‘피피가오샤오’는 코로나19에 대한 부정적 동영상을 올려 공포심을 유발했다며 당국 조치에 따라 앱스토어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재갈 물리기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일(한국 시각) 홍콩 보안법이 본격 시행하면서 중국은 정부 보안 관계자를 홍콩으로 파견해 홍콩 국가보안처(홍콩 주재 국가보안공서)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 기구는 홍콩의 국제 안보 정세를 파악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지만 보안법 위반이 의심되면 조사, 체포, 심문이 가능하다. 또 법원의 수색영장 없이도 전자제품을 수색할 수 있고 언론사와 인터넷 포털에 기사 및 정보 삭제를 요구할 권한도 부여돼 있다. 이에 홍콩 현지 IT기업과 언론사 등은 내부 보안을 강화하고 임직원들에게 이메일 암호화를 강조하고 있다.
 
‘정보 원천 봉쇄’를 넘어 민간기업 직원에 대한 인사 조처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엔 CAC 베이징사무소가 웨이보의 검색어 순위 서비스를 일주일간 중단시키고 관련 관계자를 징계했다. 중국의 대표 IT 기업  알리바바의 최고경영자(CEO)인 장판 톈마오의 불륜 스캔들을 방치했다는 게 이유다.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안 당국은 “불법정보가 유통되거나 정상적인 소통이 왜곡되는 걸 막겠다”는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
 
해외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도 여전하다. 중국 정부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글로벌 서비스를 막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국내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도 중국 내에서 접속이 차단됐다. 해외 사이트에 우회 접속하기 위한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도 2016년부터 금지했다. 바이두의 검색, 알리바바의 쇼핑, 텐센트의 위챗(SNS)이 글로벌 서비스를 대신한다.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는 중국의 ‘인터넷 공룡’으로 성장했다. 중국 검열 정책에 반발하던 구글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중국용 앱 ‘마오타이’와 ‘룽페이’를 개발해 시연했다. 이 앱은 ‘천안문’, ‘반체제 운동가’, ‘홍콩 독립’ 등 중국 당국이 꺼리는 표현을 검색 단계에서 인지해 노출하지 않는 기능을 갖춰 IT 전문가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김나윤 기자 kim.nayoon@joongang.co.kr
 
김창우·최은혜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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