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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벗고 광장 쏟아져 나온 의사 2만명 “분통 터져 나왔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 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한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현주 기자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 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한 의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현주 기자

“13만 여러분, 저와 같은 생각하십니까!”

최대집 회장 “26~28일 총파업 후 무기한 파업”

연단에 오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이렇게 말하자, 서울 여의도 거리를 가득 메운 의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최 회장은 “진료실을 나와 의사의 본분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진료실·연구실·강의실을 버리고 집단행동할 수밖에 없게 한 장본인이 바로 이 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의협 주최로 열린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4대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의사 수만 명이 모였다. 
 

의협 “2만8000여명 참여”…“붕어빵 찍듯 의대설립”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 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해 대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 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해 대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행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인 오후 2시 30분경부터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착용한 의사들이 여의도공원 입구에 속속 모여들었다. 등에는 ‘젊은 의사 단체행동’이라 적힌 초록색 스티커를 붙이고 ‘현장의 목소리 반영하라’고 쓰인 보라색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차례로 체온을 재고 문진표를 작성한 뒤 입장했다.   
 
의협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서울에서만 2만명 넘는 의사가 참석했다. 5개 권역(부산·광주전남·대구경북·대전·제주) 등에서 동시에 열린 궐기대회에도 8000명가량이 모였다. 
의사들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 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하며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의사들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 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하며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애국가 제창 뒤에 연단에 선 최대집 회장은 “코로나19와 맞닥뜨린 우리 의사들은 지금까지 국민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몸과 마음을 견뎌왔다”며 “그런데 정부는 앞에서는 고마워하는 척하고 뒤에서는 국가적 위기를 기다리기도 한 것처럼 4대 정책을 기습적으로 쏟아내고 어떠한 논의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질주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도 발언대에 올라 정부를 겨냥했다. 이 의장은 “최일선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전문가인 의사들보다 누가 더 의료 문제를 잘 알겠는가”라고 되물으면서 “(그런데도 정부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의대 정원을 함부로 늘리고, 공공 의대를 붕어빵 찍듯이 무조건 설립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이날 여의대로에 모인 의사들은 “현장 의견 무시하는 불통정책 철회하라” “‘덕분에’로 기만 말고 존중부터 실현하라” “검증 없는 한방첩약 급여적용 웬말이냐” “서남의대 잊었는가 의학교육 왜곡 말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의사들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 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의사들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의료 4대악 정책추진 반대 전국 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집회에 참석한 서울대병원 전공의 이모씨는 “정부가 의사들과 대화 없이 밀어붙이는 식으로 가는 건 잘못됐다”며 “무작정 의대생 수를 늘리려는 것은 잘못된 진단에 잘못된 치료라고 생각한다. 파업을 해야 대화하겠다고 할 것 같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개원의 박모(47)씨는 “정부가 밀어붙이기만 하니까 분통이 터져 여기에 왔다”며 “탁상행정식으로 보니 ‘의사 수가 너무 적고, 의사를 늘려볼까’라고 된 것이다. 기형적인 수가 정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무기한 투쟁” 경고…26~28일 강도 높여 파업

 
이날 의사들은 향후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자고 결의했다.  
 
최 회장은 “오늘이 끝이 아니다. 이후 투쟁을 거세게 할 것”이라며 “투쟁이 언제 끝날지는 정부 태도에 달려 있다. 다시 한번 4대 정책 철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를 가득 메운 의사들. 박현주 기자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를 가득 메운 의사들. 박현주 기자

 
또 이런 요구안을 정부가 수용하지 않으면 이달 말 2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오늘 총파업은 하루에 그치지만, 책임 있는 답변을 정부가 내놓지 않는다면 이달 26∼28일 3일에 걸쳐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단행한 후 무기한 파업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업은 하루에 그친 데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인력은 참여하지 않아 우려했던 대란은 없었다. 동네 의원을 찾았다가 허탕을 친 일부 환자들의 불편이 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의원급 의료기관 3만3836곳 중 1만1025곳이 휴진을 신고했다. 3곳 중 1곳(32.6%)꼴로 문을 닫은 것이다. 휴가철이 겹쳐 신고 없이 휴진한 곳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14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충북대병원을 방문해 비상 진료 체계 점검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14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충북대병원을 방문해 비상 진료 체계 점검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주요 대형병원 전공의들의 휴진 참여율은 높았지만, 미리 입원·수술 등의 일정을 조율해 정상 운영됐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래진료나 입원을 사전에 조정했다”며 “응급도가 낮은 수술도 일부 연기했다. 과별로 교수급 의료진과 입원전담전문의 등이 세밀한 계획을 세워 큰 차질은 없었다”고 전했다. 동네 의원 휴진 탓에 일부 응급실에만 환자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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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강도 높인 2차 파업을 예고한 만큼 향후엔 실제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총파업에도 여전히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날 오전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 집단행동을 감행하는 것은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김 차관은 “첫 발자국을 떼어도 적어도 6년 내지 10년 이후에 가시적인 효과들이 나타난다.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숙제”라고 강조했다. 
 
황수연·박현주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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