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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운동가 차우, '현실판 뮬란’으로 태어났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와 영화 '뮬란'의 주연배우 유역비를 비교하는 사진이 트위터를 달구고 있다. [트위터캡쳐]

홍콩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와 영화 '뮬란'의 주연배우 유역비를 비교하는 사진이 트위터를 달구고 있다. [트위터캡쳐]

진짜 뮬란은 홍콩에 있다”

 
홍콩인들이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23ㆍ周庭)에게 영화 속 여성전사 ‘뮬란’의 현실판이란 찬사를 보내고 있다. 홍콩 경찰을 지지했다는 비판을 받는 뮬란의 여주인공 유역비(劉亦菲)가 아닌, 그녀가 진짜 영웅이라는 것이다. 홍콩보안법상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지난 10일 체포된 차우는 다음날 보석으로 풀려났다.   

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보석으로 석방
'경찰 지지' 영화 여주인공 유역비와 대조
네티즌들 "자유 위해 싸우는 그녀가 진짜 뮬란"

 

왜 ‘뮬란’인가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은 지난해부터 홍콩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해 8월 영화에서 뮬란 역을 맡은 중국계 미국인 배우 유역비는 팔로워가 6000만 명이 넘는 자신의 웨이보(微博)에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썼다. 인민일보가 게시한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부끄러운 줄 알라"는 글을 공유하면서다. 유역비가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홍콩 경찰을 비호했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영화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면서 개봉 시기는 올해 9월로 연기됐다.  
 
디즈시사가 지난 12일 "전설이 돌아왔다"며 '뮬란' 예고편을 공개했다. [트위터 캡쳐]

디즈시사가 지난 12일 "전설이 돌아왔다"며 '뮬란' 예고편을 공개했다. [트위터 캡쳐]

시작은 지난 12일 월트디즈니스튜디오가 ‘뮬란’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면서다. 디즈니는 “전설이 돌아왔다”는 문구와 함께 예고편을 공개했다.
 
그러자 트위터에서 ‘#realmulan’, ‘#freeAgnes’란 해시태그와 함께 “아그네스 차우가 진짜 뮬란”, “그녀는 홍콩 경찰의 만행을 지지하는 유역비보다 훨씬 낫다. 그녀는 기꺼이 자유를 위해 싸운다”,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보여줬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한 홍콩인은 "진짜 뮬란은 홍콩 보안법과 싸우고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트위터 캡쳐]

한 홍콩인은 "진짜 뮬란은 홍콩 보안법과 싸우고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트위터 캡쳐]

특히 머리가 휘날리는 차우의 사진과 영화 속 배우 유역비의 사진을 대비시킨 사진들이 빠르게 퍼졌다. 홍콩인을 뜻하는 ‘HKer’란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비교 사진과 함께 “진짜 뮬란은 홍콩 보안법과 싸우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유역비가 경찰 헬멧을 쓰고 몽둥이를 든 패러디 사진까지 돌고 있다.  

 

아그네스 차우가 누구길래

영화는 다시 조롱의 대상이 됐고 차우는 뮬란이란 별명을 얻었다. 차우는 15세 학생 시절 공립학교가  ‘도덕과 국가’라는 교육을 하는 것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다. 홍콩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과 조우한 것도 이때였다.  
홍콩 경찰이 10일 밤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아그네스 차우를 연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홍콩 경찰이 10일 밤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아그네스 차우를 연행하고 있다.[로이터=연합]

 
이후 19세였던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혁명 시위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16년 영국에 망명 중인 활동가 네이선 로, 조슈아 웡과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함께 창당했고,  2018년엔 지방 의회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자신의 영국 시민권을 포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 송환법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대중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지난 6월 초 체포된 바 있다.  
홍콩 경찰을 지지한 유역비를 경찰 헬멧을 쓰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모습으로 패러디한 트윗. [트위터 캡쳐]

홍콩 경찰을 지지한 유역비를 경찰 헬멧을 쓰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모습으로 패러디한 트윗. [트위터 캡쳐]

 
그녀는 지난 12일 보석으로 풀려나온 뒤 “4번의 체포 중 이번이 가장 무서웠다”며 “내게 왜 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콩 자유를 위해 마지막까지 싸울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 네티즌 "뮬란은 외적에 맞섰지만 차우는 분열선동"

지난해 8월 배우 유역비가 자신의 웨이보에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올린 글. [관찰자망 캡쳐]

지난해 8월 배우 유역비가 자신의 웨이보에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올린 글. [관찰자망 캡쳐]

중국의 반응은 정반대다. 관찰자망은 중국 네티즌들을 인용해 “영화 뮬란은 아버지를 대신해 종군하고 외적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인데 아그네스 차우는 ‘분열선동죄’로 체포된 것”이라고 전했다. “내가 관심 있는 건 영화이지, 배우 개인의 견해가 아니다”, “정치적 관점으로 영화를 볼 필요가 있나”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마디로 홍콩의 반발은 안중에 없다는 얘기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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