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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감독기구 논란…베네수엘라식 통제냐 비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운데)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임현동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운데)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임현동 기자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가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을 또 들쑤시고 있다. 정부는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까지 단속하겠다며 고삐를 죄고 나섰다. 그러나 감독기구의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같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을 투기꾼을 넘어 범죄자 취급을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문 대통령 “설치 검토” 뒤 시장 반발
“실효성 없고 국민만 범법자 몰아”
2월 신설 정부 대응반도 성과 없어
110건 내사 중 검찰 기소 6건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합동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의심 사례를 내사해 형사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카페 등이 대상이며, 시세에 영향을 주는 위법 행위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정부는 또 수도권과 세종시 등에 대해선 경찰청의 100일 특별 단속과 국세청 전담반의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고가 주택에 대해선 다수의 의심 사례를 추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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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세청 등을 총동원한 부동산 조사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한층 강화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필요하면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조사 강도를 높이면서 감독기구 설치에 대한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언급했지만 감독기구에 대한 실무 검토는 이제 시작 단계다. 국토교통부 차관 직속 조직이 유력하나 국토부는 12일 “조직 형태 및 규모 등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도 지난 10일 대통령 발언 직후 관련 질문을 받고 “정부 내부적으로 의견 제기가 있었다”면서도 “본격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종합적·정책적 검토보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앞서가면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실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선례가 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박선호 제1차관 직속 조직으로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을 신설했다. 대응반(14명)은 국토부·검찰·경찰·국세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직원으로 구성됐고, 한국감정원이 지원하고 있어 ‘미니 부동산 감독기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대응반이 내사한 110건 중 절반(55건)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를 찾지 못해 종결됐다. 정식 수사가 이뤄진 입건 건수는 18건에 불과했고, 이 중 검찰 기소는 6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2건은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고 1건은 기소유예됐다. 김 의원은 “성과도 없는 대응반을 모태로 부동산 감독기구를 출범시키겠다는 것은 국민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감독기구의 성격도 논란이다. 누구를 어떻게 감독할 것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잇따라 쏟아진 대책에 지방자치단체 실무자나 세무사마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에서 개인만 애꿎게 범법자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정권은 숙의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세금을 들여 새 기관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감독 대상이 무엇이고 기능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없이 말이 너무 앞서 나간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부동산 전담 감독기구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베네수엘라의 공정가격감독원에 비교되기도 하지만, 이 기구는 모든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는 곳으로 사회주의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 임대료 등 부동산 관련 가격 통제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대네수엘라(대한민국+베네수엘라)’라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의사 파업 예고를 빗대 “조만간 병원 감독기구도 생길 듯”이란 글도 등장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시장은 투기꾼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실수요자가 움직인다”며 “이상 거래가 문제라면 한국감정원이 독점하는 시장 통계를 민간에게 공개해 조기 경보 프로그램 등 자율 정화 기능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은화·하남현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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