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단독] "막 섞은뒤 개혁 위장말라" 법무부 직제개편안 檢반발

1월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뉴스1]

1월28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뉴스1]

법무부의 ‘2020 하반기 검찰청 직제개편안’에 대해 검사들의 반응이 ‘폭발 직전’이라는 검찰 내부 의견이 나온다. 법무부는 대검찰청 등에 직제개편안을 통보하고, 의견조회를 요청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현실적이지 않다’라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무를 담당하는 검찰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직제개편 등을 추진하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전날 법무부가 통보한 검찰 직제개편안을 두고 여러 비판 글이 올라오고 있다.
 

법무부 직제개편안에 조목조목 반박

 
정유미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늦게 ‘질문’이라는 제목으로 “조잡한 보고서로 전국 일선 청 검사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했다”며 직제개편안에 대한 법무부 측의 답변을 요구하는 글을 내부망에 올렸다.

 
정 부장검사는 ▶공판준비형 검사실 개편 ▶전담별 전문사건 전담 처리 ▶공판부 기능 강화 및 확대 ▶이의제기 송치 사건 전담부 ▶인권 수사협력팀 운영 등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구체적인 의미와 인력 문제 등에 대해서 답변해 달라는 취지다.

 
정 부장검사는 “개편안은 검사가 만든 것인가. 일선 형사·공판 업무 실질을 알고나 만든 것인가”라며 “엄청나게 판을 뒤집어 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에 대해 충분한 예측이 되어 있다는 것이겠는데 어떤 데이터나 통계를 바탕으로 세워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대로 된 조사도, 연구도 없이 아무렇게나 막 뒤섞어 판을 깨 놓으면서 ‘개혁’이라고 위장하려 들지 마라”고 비판했다.
 
7월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왼쪽부터)과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나란히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7월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왼쪽부터)과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나란히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무런 연구나 철학적 고민 없어”

 
차호동 대구지검 검사도 “아무런 연구나 철학적 고민이 없이, 특히 공판 분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개편안을 만들기 위한 개편안임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며 직제개편안을 지적하는 글을 내부망에 올렸다. 
 
차 검사는 특히 법무부의 직제개편안 중 ‘1재판부 1검사 1수사관제 목표’를 언급하며 “개편안처럼 단순히 ‘현재도 공판검사실 업무부담이 형사부에 미치지 못함’을 바탕에 두고 논하는 게 아니다”라며 “검사 1명이 공판에서 담당해야 할 업무가 지금과는 달리 더욱 풍성하고 다양해져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 1인이 재판부 1.8개를 담당해서 공판 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면서 형사부보다 일이 적은 건 맞으니 형사부 업무로 보충해보자는 의견은 어떠한 철학적 고민의 산물인지 묻고 싶다”라고 적었다. 그는 차한성 전 대법관의 아들이자 대검 공판송무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직개편 조정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중앙지검 조직개편 조정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모두가 공판중심주의 논의해야”

 
차 검사의 글에 이나경 대구지검 검사도 답글을 통해 공감 의사를 밝혔다. 이 검사는 “재판을 진행하는 판사를 포함해 법을 다루는 모두가 ‘공판중심주의’를 새롭게 논의하고 정의하고 고민하지 않는다면, 해결되지 않은 이 논의의 찌꺼기를 치우는 일은 법정에 홀로 선 공판검사 개인의 몫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검사는 특히 “검사 작성 조서의 증거능력에 대한 법 개정은 ‘검찰 개혁’이 아니라 형사사법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검찰의 문제로만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취지다.

 
이 검사는 공판중심주의 실현은 법원 등 형사법 체계 관련자들이 다 같이 검토해 가치 선택을 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직개편의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해결해야 하지 않나”라며 “그리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공판 검사에게 ‘슈퍼파워’를 장착한다 하더라도 공판중심주의 허울 아래서 실제로는 적극적인 공판 활동이 제지당하고, 제약받는다”라고 전했다.

8월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스1]

8월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스1]

 

검찰 내부 반발 이어질 전망

 
내부망에 올라온 글들을 두고 검사들은 댓글 등을 통해 지지와 공감을 전하고 있다. 한 검사는 “직제개편안은 개정 형사소송법, 사법체계뿐만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고 댓글을 달았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직제개편안을 수차례 읽어봤지만, 실무자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며 “여러 검사가 계속해서 문제를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운채·정유진·강광우 기자 na.uncha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