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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쿠팡보다 당근마켓…중고 전용 자판기도 등장

“코로나19로 집에 갇힌 사람들이 팔 물건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미국 온라인 중고 의류 업체 ‘스레드업(thredUP)’의 ‘2020 중고 거래 보고서’에 등장한 말이다. 스레드업에 따르면 미국 중고 시장은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69% 성장했다. 소매 부문 전체가 같은 기간 -15% 역성장한 것에 비해 괄목할만한 수치다. 특히 온라인 중고 거래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집안에만 있던 지난 5월 스레드업 홈페이지는 방문자 수 기록을 경신했다.  
 

물건 팔아 돈 벌고, 싼 물건 찾아 중고 검색
비대면, 취향 기반 1인 중고 마켓 등장
궁상 아닌 합리적 소비, 중고 개념도 변화

최근 국내 온라인 중고 시장도 호황기다. 당일 배송되는 온라인 쇼핑몰 ‘쿠팡’보다 당일 거래할 수 있는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애용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이 지난 7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4명 중 1명, 즉 약 1000만 명이 스마트폰으로 중고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당근마켓의 순 이용자(UV) 수는 981만 명으로 중고거래 앱 중 1위다. 이어서 번개장터 219만 명, 중고나라 76만 명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거주 지역 GPS 인증을 기반으로 한 동네에 사는 이웃 간 직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당근마켓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2015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해 2017년 6월 월간 사용자 수(MAU) 23만 명에서 2020년 7월 900만 명에 도달했다. 최근 3년간 약 40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게 신의 한 수였다. 가까이 살면 직거래는 기본. 상품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도가 높다.  
당신의 근거리 마켓이라는 콘셉트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사진 당근마켓

당신의 근거리 마켓이라는 콘셉트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사진 당근마켓

 
중고뿐 아니라 새 상품도 올릴 수 있는 ‘번개장터’는 나만의 작은 마켓을 열 수 있어 1020세대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가입 시 자동 생성되는 상점을 통해 누구나 세포마켓(1인 마켓) 판매자로 활동할 수 있는데, 이는 판매자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번개장터가 발표한 ‘2020 상반기 MZ세대 검색 및 거래 트렌드’에 따르면 번개장터 가입자 중 MZ세대는 84%에 이른다. 이들의 거래 건수도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비 거래액은 78%, 거래 건수는 44% 증가한 수치다. MZ세대에게 번개장터의 중고거래는 합리적 소비인 동시에 자신의 개성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소비로 자리잡았다. 
아이돌 굿즈 등 MZ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중고 상품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번개장터. 사진 번개장터 홈페이지 캡춰

아이돌 굿즈 등 MZ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중고 상품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번개장터. 사진 번개장터 홈페이지 캡춰

 
온라인을 기반으로 오프라인까지 확장한 중고 거래 서비스도 등장했다. 지난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중고거래 플랫폼 ‘파라바라’는 비대면으로 오프라인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앱을 다운받은 후 자신이 팔고 싶은 물품을 올린 후 하트를 2개 이상 받으면 가장 가까운 ‘파라 박스’에 물건을 넣고 판매할 수 있다. 구매자는 앱에서 물건을 보고 마음에 들면 해당 파라 박스, 일종의 중고 자판기에 가서 실물을 보고 구매할 수 있다. 거래가 성사되면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입금된다. 개인 간 중고 거래 시 대면을 위해 집 주소나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꺼리던 이들이 환영한다. 물건을 직접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으니 실패 확률도 낮다. 브랜드 위조품일 경우는 3일 안에 환불받을 수 있다. 파라박스 하나당 18개의 물품을 보관할 수 있고 현재 서울 시내에 7개가 설치돼 있다. 현재 거래 규모는 월 500여 건 정도. 김길준 파라바라 대표는 “내년 중반까지 전국에 200여개의 파라박스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파라박스의 집객 효과 덕분에 쇼핑몰 등 오프라인 소매점에서의 러브콜도 상당하다.  
개인 간 중고 거래의 불편함을 개선해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인 파라바라. 서울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에 설치된 파라박스. 사진 중앙포토

개인 간 중고 거래의 불편함을 개선해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인 파라바라. 서울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에 설치된 파라박스. 사진 중앙포토

 
코로나19로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고 시장 만큼은 성장이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패션 전문매체 BOF는 지난 4월 “코로나19 이후 중고 시장은 두 배 이상 성장했다”며 “전염병으로 경제가 침체돼 사람들이 여분의 현금을 얻기 위해 벽장을 뒤지고, 더 싼 물건을 찾기 위해 온라인에서 중고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이유로 구매 습관이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며 “가치 기준이 변하면서 패스트패션으로 대표되는 즉각적 만족감의 소비 행위는 낭비로 여겨질 것”이라고 했다. 닐슨코리안클릭은 중고거래 서비스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로 기술 발전을 꼽았다. 모바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UI(사용자 환경)와 사기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능적 요소를 더하면서 중고 거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것.  
 
무엇보다 중고 거래 자체에 거부감보다 호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는 “공유의 경험치가 높은 젊은 세대는 중고품 구매를 궁상이 아니라 합리적 소비로 여긴다”며 “누군가 쓰던 물건에 대한 거부감 대신, 오히려 나와 취향이 맞는 사람의 물건이라는 호감도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을 개척한 중고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는 최근 1000억원 대의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우리나라 중고 거래 시장은 아직 초입 단계지만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얘기한다. 파라바라 김 대표는 “2018년 한 설문조사 통계를 보면 ‘1년 이내 중고 거래를 해본 적 있는 사람’이 6.9%에 불과했다”며 “기존 중고 거래의 불편을 개선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온다면 향후 발전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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