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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먼바다에 함정 보낼 일 많나…경항모·핵잠 도입 논란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 해병대의 F-35B.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다. [록히드마틴 제공]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 해병대의 F-35B.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다. [록히드마틴 제공]

 
10일 국방부는 2021~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경항공모함과 핵추진 잠수함 도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한의 핵 위협과 급변하는 동북아시아 정세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에는 '과도한 전략무기'라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도입해야" vs "과도하다" 논란 팽팽

 
우선, 한국은 먼바다까지 해군 함정을 보낼 필요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군 관계자는 “서해와 동해는 해역이 좁아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는 전투기를 보내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국과 분쟁이 있더라도 동맹국인 미군의 항공모함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더라도 무장을 보강하거나 조종사를 교대할 수 없다”며 “동중국해를 비롯한 한반도 권역을 벗어난 해역에선 제대로 전투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정한범 국방대 교수도 “미군에 항상 기댈 수는 없고, 중국에 이어 일본도 항모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동북아 군비경쟁이 극심해 한국도 자체 보유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동중국해에서 분쟁이 심화하면 주변 해역을 지나는 해상교통망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군 전력시험분석평가단 제공]

동중국해에서 분쟁이 심화하면 주변 해역을 지나는 해상교통망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군 전력시험분석평가단 제공]

 
실제 중국은 2040년까지 6척의 항모를 배치할 계획이다. 일본은 기존 대형 함정 2척을 경항모로 개조한다. 한국은 2030년 초반까지 경항모 1척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대형 수송함인 마라도함을 개조하면 전투기 6대 정도가 내려앉을 수 있다”며 “2척(경항모와 마라도함)을 보유하더라도 이를 운용하는 병력을 3개 팀으로 꾸리면 사실상 3척을 운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모함에 투입하는 막대한 예산도 부담이다. 건조비용만 하더라도 3만 톤급 경항모 1척은 약 2조원, 여기에 탑재하는 전투기와 지원기 확보에도 2조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날 발표한 중기계획에 따르면 향후 5년간 투입할 국방예산은 300조원이며, 이중 무기 도입에 100조원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처럼 연평균 증가율 6%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26년께 국방예산은 71조원을 넘어서며 일본 방위 예산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해군의 경항모는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LHA 6)과 비슷한 규모로 예상된다. 아메리카함 갑판에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 12대가 놓여 있다. 미 해군은 아메리카함과 같은 강습상륙함을 경항모로 활용하는 전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한국 해군의 경항모는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LHA 6)과 비슷한 규모로 예상된다. 아메리카함 갑판에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 12대가 놓여 있다. 미 해군은 아메리카함과 같은 강습상륙함을 경항모로 활용하는 전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저출산 시대를 맞아 병력 운용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군 함정은 통상 작전에 투입하는 전력보다 2~3배 많은 규모를 보유한다. 기지에 돌아와 휴식하거나 정비와 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3만 톤급 경항모를 운용하려면 1000여명 넘는 장병이 배치돼야 한다. 이를 감당할 병력이 부족한 현실이다. 해군 관계자는 “향후 소형 함정은 줄고 대형 함정 비중이 늘어나면서 병력 수요는 줄고 있다”며 “경항모 도입 시점에 필요한 병력 충원은 이미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2018년 9월 열린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진수식 모습. 길이 83.3m, 폭 9.6m에 수중 최대속력은 20노트(시속 37㎞),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2018년 9월 열린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진수식 모습. 길이 83.3m, 폭 9.6m에 수중 최대속력은 20노트(시속 37㎞),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놓고도 논란이다. 핵잠을 보유하려면 일단 미국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한·미 원자력 협정엔 '폭발 또는 군사적 적용 금지' 조항이 들어있다.
 
한국은 일단 우라늄을 농축률 20% 미만으로 농축하고, 핵무기 제조가 아닌 핵추진 방식에만 사용한다면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과 협상을 잘하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정부 내부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핵잠의 유용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전직 해군 관계자는 “공기불요추진체계(AIP)가 적용된 한국 해군의 디젤 잠수함만 있어도 낙후된 북한의 잠수함 대응에 필요한 능력은 넘쳐난다”며 “배터리 성능도 날로 발전하고 있어 잠항 기간은 더 늘고 추진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핵추진 잠수함 1척의 건조 비용이면 214급 디젤 잠수함 6척을 확보해 더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며 “조용하게 움직이는 일본 디젤 잠수함은 소음이 심한 중국 핵추진 잠수함을 탐지하지만, 중국은 일본 잠수함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월 미국 해군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2 D5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모습. [미국 해군 홈페이지]

지난해 5월 미국 해군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2 D5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모습. [미국 해군 홈페이지]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4000톤급 잠수함(핵추진)에 탄도미사일(SLBM)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변국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무기 성격도 갖는다는 의미다.
 
문근식 전 함장은 “핵추진 잠수함과 디젤 잠수함의 소음은 별 차이가 없다”며 “잠수함은 적에게 발각될 경우 빠르게 이동해야 하는데 디젤 잠수함은 핵추진 잠수함 속도(약 25노트)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역 잠수함 함장도 “연합훈련을 하면 한국은 미국 잠수함을 찾지 못 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우리 잠수함을 찾고도 일부러 아는 척을 안 한채 우리 정보만 조용히 수집한다”며 “함정이 클수록 음향 탐지장치 성능이 좋아져 잘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용한·이유정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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