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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항모·핵잠수함 도입한다…5년간 국방예산 300조원

미·중 신냉전 시대와 북한의 핵 위협 속에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비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국방부가 10일 공개한 ‘2021~25년 국방중기계획’에 담긴 핵심이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견제 차원
경항공모함과 핵추진잠수함도 도입
미국, 한·미·일 3국 협력에서 용인할 듯
북한은 '겉과 속이 다르다'며 강력 반발

북한과 한반도를 넘어서 중국ㆍ일본 등 주변국을 견제하는 전력으로 키우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이를 위해 경항공모함과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고, 이지스함과 미사일 전력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가장 위협적인 북한보다 주변국을 더 의식한 군사력 설계”(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2017년 7월 아시아 최대 규머의 군사훈련장이라는 내몽골 주르허 기지에서 벌어진 열병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군을 사열하고 있다. 중국의 군비 증강은 동북아사아의 군비 경쟁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중국 신화망 캡처]

2017년 7월 아시아 최대 규머의 군사훈련장이라는 내몽골 주르허 기지에서 벌어진 열병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군을 사열하고 있다. 중국의 군비 증강은 동북아사아의 군비 경쟁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중국 신화망 캡처]

 
국방부는 앞으로 5년간 300조 7000억원의 국방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대로라면 2024년에 한 해 국방예산이 60조원(2020년 50조원)을 넘는다. 같은 기간 무기를 사들이는 전력증강비만 100조 1000억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중기계획은 전방위 안보 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짰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적’이라는 표현을 빼고, 적(敵)을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으로 정의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 한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주변국도 적이 될 수 있다는 확장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2021~25년 국방중기계획 연도별 재원. [자료 국방부]

2021~25년 국방중기계획 연도별 재원. [자료 국방부]

 
실제 현재 한반도 주변 동북아에선 미ㆍ중간 신냉전 구도에 맞물려 각국이 군사력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2021 회계연도에 36억 달러(약 4조 2000억원)를 투자한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방예산이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1조 2860억 위안(약 210조원)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은 적의 공격에 앞서 적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탄도미사일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여기에 태평양에 인접한 호주도 10년간 2700억 호주달러(약 230조원)의 국방비를 집행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경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도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선 2021년부터 경항모 도입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국방중기계획까지만 하더라도 ‘다목적 대형수송함’으로 불렸던 사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경항모가 더 적합한 명칭이라고 판단해 이번에 변경했다”고 말했다. 
 
한국형 경항공모함은 3만t급이다.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를 태우고, 병력ㆍ장비ㆍ물자 수송 능력도 갖출 예정이다. 미국의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4만5000t)처럼 상륙 능력보다는 항공기 운용 능력에 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항모를 설계하기 위해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 2차 사업은 수직이착륙기인 F-35B 20대를 사 오고, 3차 사업으로 F-35A 20대를 더 구매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F-35B도 소속은 공군으로 일원화한다”고 말했다.
 
미 해군이 태평양 지역에 배치한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LHA 6). 갑판 위에 스텔스 전투기인 F-35B와 수직이착륙 수송기인 V-22 오스프리가 보인다. 한국형 경항공모함은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을 모델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미 해군 제공]

미 해군이 태평양 지역에 배치한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LHA 6). 갑판 위에 스텔스 전투기인 F-35B와 수직이착륙 수송기인 V-22 오스프리가 보인다. 한국형 경항공모함은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을 모델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미 해군 제공]

  
국방부는 또 경항모 호위를 위해 이지스 구축함을 3척에서 6척으로 늘리고, ‘한국형 이지스’라고 불리는 6000t급 차기 구축함 6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3000t급 잠수함(장보고-Ⅲ)에 이어 3600t급과 4000t급 잠수함을 건조할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말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4000t의 추진 방식이 원자력이라는 게 해군 내부의 중론이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프랑스의 4700t급 핵잠(바라쿠다급)을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20% 정도의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국산 소형 원자로(스마트)를 싣는다면 30~40년간 연료 교체가 필요 없는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미사일 전력도 증강하기로 했다. 2t 규모의 탄두를 갖춘 현무-4 등 탄도 및 순항미사일의 보유 수량을 대폭 늘리고, 투발 수단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군 소식통은 “다양한 투발 수단은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인 것과 같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의미한다”고 귀띔했다. 또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800㎞로 제한하는 현행 한·미 미사일 협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프랑스의 핵추진 공격잠수함(SSN) 쉬프랑급 진수식. 바라쿠다급 1번함이다. 바라쿠다급은 한국 해군이 핵잠 도입 사업을 추진하면서 많이 참조하고 있다. [AFP=연합]

지난해 7월 프랑스의 핵추진 공격잠수함(SSN) 쉬프랑급 진수식. 바라쿠다급 1번함이다. 바라쿠다급은 한국 해군이 핵잠 도입 사업을 추진하면서 많이 참조하고 있다. [AFP=연합]

  
이같은 움직임에 주변국은 엇갈린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핵잠수함의 핵연료 문제도 지금의 트럼프 행정부라면 인도ㆍ태평양 전략 참여와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엮어 협상하면 미국이 문제 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일본을 잠재 적국으로 삼는 데 미국이 반대하기 때문에 한ㆍ미ㆍ일 안보 협력의 틀에서만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북한은 강하게 반발할 전망이다. 정대진 아주대학교 통일연구소 교수는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무기라고 강조해도 북한은 한국의 전반적인 군사력 증강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관영 매체를 동원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등의 강도 높은 비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철재ㆍ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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