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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우에 태풍까지…화개장터 주민들 "복구 엄두 안난다"

10일 오전 복구작업이 한창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사진 하동군]

10일 오전 복구작업이 한창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사진 하동군]

“침수 피해 복구에만 열흘 이상 걸릴 텐데 또 태풍이 온다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화개장터 복구 상당시간 소요…9월초 개장 가능
낙동강 제방 유실 이방면 마을 2곳 여전히 침수
창녕군 “배수 펌프 동원해 물 퍼내기 작업 한창”
피해 주민들, “고령에 일손 없어 복구 애 먹어”

 기록적인 폭우로 32년 만에 침수 피해를 본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김유열(58) 상인회장의 하소연이다. 도예 가게를 운영하는 김 회장은 “이번 침수로 1억원 이상 피해를 봤다”며 “10일 오후부터 태풍 ‘장미’가 온다는데 정부가 섬진강댐 수위 조절을 잘해 똑같은 침수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화개장터에선 상인 200여명과 자원봉사에 나선 주민·공무원 등 1200여명이 복구 작업을 하느라 분주했다. 화개면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9일 오전 물이 다 빠져나가고 종일 복구 작업을 한 결과 큰 집기류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면서도 “하지만 쓰레기로 변한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화개장터 외에도 침수 피해를 본 곳이 많아 완전 복구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면사무소 측은 화개장터 정상 개업은 9월 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일 오전 복구작업이 한창인 하동 화개장터. [사진 하동군]

10일 오전 복구작업이 한창인 하동 화개장터. [사진 하동군]

 이날 북상하는 제5호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오전부터 적지 않은 비가 내리면서 화개장터 복구에 나선 자원봉사자 등은 무더위 속에서 가재도구와 펄, 쓰레기 등을 제거하고 집기를 정리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낙동강 제방 유실로 9일 오전 4시 물에 잠긴 경남 창녕군 이방면 일대는 10일 오후 1시에도 여전히 침수 상태였다. 이방면 주민 14가구, 22명은 인근 경로당에 대피한 채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한때 피신했던 주민 390여명 대부분은 이날 자기 집에 돌아가 복구 작업을 서둘렀다. 하지만 어디에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몰라 피해 지역과 시설을 둘러보며 한숨을 쉬었다. 창녕군 관계자는 “마을에는 물이 거의 다 빠져나갔지만, 농경지에는 여전히 물이 차 있다”며 “배관 펌프 등을 동원해 물을 계속 퍼내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 장천배수장 인근 낙동강 둑에서 응급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폭우로 전날 오전에 길이 40여m가 유실됐다. [연합뉴스]

10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 장천배수장 인근 낙동강 둑에서 응급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폭우로 전날 오전에 길이 40여m가 유실됐다. [연합뉴스]

 유실됐던 이방면 낙동강 제방은 9일 오후 8시쯤 응급 복구됐다. 낙동강 제방을 위탁 관리하는 수자원공사는 10일 오전 7시30분부터 제방 폭과 높이를 원래 제방과 같이 맞추며 복구작업을 서둘렀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태풍이 오더라도 10일 오후 8시까지 완전 복구 후 천막 등을 두르는 방수포 작업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일 복구 작업에 나선 주민들은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다시 침수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다. 황강변인 경남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에서 한우 130마리를 키우던 정성철(56)·이효연(55)씨 부부는 이날 오전 트랙터 등을 동원해 죽은 소 20마리를 치우느라 애를 먹었다. 부인 이씨는 “부패할 수 있어 죽은 소부터 급하게 매몰 처리할 계획이지만, 3분의 2 정도 물에 잠긴 주택은 보일러실 등의 벽체가 무너지고 흙탕물이 찼는데도 일손이 없어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올해 딸기 재배를 하려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비닐하우스와 하우스 내 시설물이 침수되는 바람에 딸기 재배를 못 할 것 같다”며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경남 합천군 쌍책면의 한 비닐하우스가 침수 피해로 무너져 내렸다. [사진 쌍책면사무소]

경남 합천군 쌍책면의 한 비닐하우스가 침수 피해로 무너져 내렸다. [사진 쌍책면사무소]

 54가구, 97명이 거주하는 건태마을 주민들은 비가 잦아든 지난 9일 오후부터 복구작업에 나섰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김근구 건태마을 이장은 “주민들이 고령인 데다 혼자 사는 경우가 많아 주택 복구와 청소 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하다”며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쌍책면 인근 합천군 율곡면 낙민1구 주민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20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도 주택 20여채와 볏논 대부분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일부 주민은 사흘째 율곡면사무소 힐링센터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주민 역시 고령이어서 복구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안상용 낙민1구 이장은 “군과 면에서 도와주고 있지만, 복구작업을 하기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율곡면에선 집중호우로 침수피해 외에 소 159마리, 돼지 3000마리가 폐사하는 피해가 생겼다.
 
 합천군 쌍책면과 율곡면 일대는 지난 7~8일 이틀 동안 269.1㎜의 폭우가 내린 데다 상류에 있던 합천댐에서 초당 2700t의 많은 물을 방류하면서 빗물이 황강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침수 피해가 났다. 
 
침수피해가 생긴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의 수박 비닐하우스. [사진 쌍책면사무소]

침수피해가 생긴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의 수박 비닐하우스. [사진 쌍책면사무소]

 이번 폭우로 경남에선 큰 피해가 생겼다.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에 따르면 10일 오전 10시 기준 14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 9일 대피했던 628명은 10일 날이 밝자 귀가했다. 공공시설 피해는 83건이며, 주택은 315채가 침수됐다. 산사태는 18개소에서 발생했고, 피해액은 6억원에 이른다. 파손된 도로 76개소 중 72개소는 응급 복구를 완료했고, 4개소는 도로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창원·합천=이은지·황선윤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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