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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쫓아내려 제도 만드나" 檢개혁위 권고안 학회도 반발

7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7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윤석열을 쫓아내려 검찰 제도를 만들면 어떻게 하나"
 
한국형사소송법학회가 10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이를 각 고등검사장에게 분산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에 반대 성명을 냈다.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임명되는 정당 소속의 법무부 장관이 고등검사장을 통해 검찰에 확대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 학회장(서경대 교수)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제도를 사람에 맞추어 만들면 안된다"며 "개혁위의 권고안은 윤석열 총장을 몰아내기 위한 '윤석열 맞춤형 제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박근혜 정부 때는 형사 입법 추진과정에서 법무부가 학회에 형식적으로라도 의견을 물었다"며 "현 정부는 학회에 아무런 의견도 구하지 않는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 [중앙포토]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 [중앙포토]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학회에서 성명을 낸 계기가 무엇인가
형사소송법을 공부한 학자들 입장에서 이번 법무·검찰개혁위의 권고안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당 소속인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확대하는 것은 검찰을 정치에 종속화시킬 우려가 있다.
 
어떤 점에서 그런 우려가 드는가
제도를 사람에 맞추면 안되는데 이번 권고안은 윤석열 총장 개인을 겨냥한 것처럼 느껴진다. 정권이 바뀌면 이런 권고안과 현행 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검찰의 정치적 종속화를 막을 수 있는 제도 설계가 절실하다.
 
수사권조정 과정에서 정부가 학회의 의견은 구했나
전혀 묻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는 형식적으로라도 형사입법 과정에서 학회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쳤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형사소송법 학회 뿐 아니라 다른 주요 형사법 학회의 의견도 묻지 않고 있다.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을 발표하고 있던 모습. [뉴스1]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을 발표하고 있던 모습. [뉴스1]

왜 학자들의 의견을 묻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듣기 싫은 소리는 듣지 않으려 하는 것 아닐까. 수사권조정 법안 등과 관련해서도 검찰과 경찰 측 의견을 더 구한 뒤 학회 나름의 입법 대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가 검찰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형사소송법 연구에 있어 검찰은 핵심 축이다. 그런 의미에서 검찰 출신 회원들이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학회 실무에 검찰은 관여하지 않는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입장 전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하는 개혁위 권고안 등, 학계와 사회 각계 논의 수렴해 재고(再考)해야 한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는 지난 7월 27일 (월),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간 권력의 균형을 잡겠다는 의도에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여 각 고등검사장에게 분산하고, 법무부장관이 각 고등검사장에게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 수사지휘를 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물론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배경으로 출범한 개혁위가 그동안 보여준 성과와 수고는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그러나 권고안대로 검찰이 운영될 경우, 검찰은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속성을 잃고 정치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 권고안은, 개혁위가 현재 검찰총장 제도에 대한 헌법적·학술적 연구가 부족한 상태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먼저, 법무부장관의 확대된 수사지휘권은 부당하다.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은 모두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과 추천을 거쳐 그 임명에 사회 각층의 의견이 수렴되는 반면, 법무부장관은 사실상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임명되고 있다는 점에 큰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장관이 오히려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보다 더욱 확대된 권한을 가지는 것은 부당하다.  
 
검찰청법 제6조는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 구분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고등검찰청 검사장 역시 개별 검사에 해당하며, 권고안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개별 검사인 고등검사장을 지휘하여 모든 사건을 사실상 직접 처리할 수 있다. 정치인인 법무부장관이 이처럼 기소절차에 직접 관여하고 간섭하게 하는 것은 검찰의 준사법기관적 속성에 배치된다.

 
다음, 정당 이익을 대변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  
검찰 사무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 사법 정의 구현을 핵심으로 한다. 이와 같은 검찰의 준사법적 속성에 비추어, 검찰에 대한 정치의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정당에 가입할 수 없는 검찰총장과 달리, 법무부장관은 현행 헌법상 당적을 보유할 수 있고 국회의원을 겸직하여 의정활동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게 될 우려가 큰 법무부장관이 직접 수사지휘를 할 경우, 정당이 수사권을 장악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된 개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의 대통령령 등 제정안에 대해 관련 학회의 의견을 청취하기 바란다. 향후 국민의 인권에 중요한 형사법안에 대해서는 입법예고에 앞서 관련 학회의 학술적 의견을 청문하는 절차를 거쳐 주기를 당부한다. 
 
2020. 8. 10. (사)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 장   정  웅  석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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