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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당해 檢조사 받기도…'페이크 브이로그'의 위험한 착각

유튜브 채널 '빠너더스 BDNS' 운영자 문상훈씨가 올린 페이크 브이로그 영상.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 '빠너더스 BDNS' 운영자 문상훈씨가 올린 페이크 브이로그 영상. [유튜브 캡처]

“오늘은 신병 위로 휴가 복귀 날인데 조금 일찍 복귀해서 군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선임도 있고 해서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전입 24일 차 이등병의 브이로그’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BDNS’에 올라온 영상이다. 군복을 입고 군화를 신은 문상훈씨는 영상에서 자신을 ‘24사단 극진번개 부대 최강포병 3대대 2중대 소속 일병’이라고 소개한다. 부대 내에서 몰래 영상 촬영을 한 듯 화면은 주로 발에 초점이 맞췄다. 선임에게 관등성명을 대는 듯한 상황도 나온다.  
 
언뜻 보면 현직 군인이 직접 올린 영상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채널 소개란에는 ‘위 영상에 나오는 모든 기관명, 인명, 상호는 허구임을 밝힌다’라는 문구를 명시했다. 유튜브에서 뜨고 있는 일명 ‘페이크 브이로그’다. 브이로그는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블로그에 일기를 쓰듯 일과를 동영상으로 제작한 콘텐트를 말한다. 페이크 브이로그는 허구 상황을 실제인 것처럼 가공한 브이로그 영상이다. 조작 방송과 달리 처음부터 이용자에게 허구라고 알려준다.
 

진짜 현실과 닮을수록 인기

현실을 패러디해 풍자하는 페이크 브이로그는 현실에서 일어난 일처럼 디테일하게 고증할수록 인기가 많다. 문씨는 지난 5일까지 영상 9개를 올렸는데 제목을 보면 ▶전입 48일 차 이등병의 포상휴가 ▶전입 76일 차 후임 생긴 일병 ▶전입 275일 차 이등병의 장마철 등 마치 군대에서 시간이 흐른 듯한 식으로 구성했다. 행정병으로 일하는 듯한 상황이나 새벽에 보초를 서기 위해 나가는 설정 영상도 이어진다.  
 
영상은 15만~60만명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채널 전체 구독자는 23만 6000명. “컨셉트란 것을 알기 전까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헛갈린다” “‘아무리 군대가 좋아졌어도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설정이었구나”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문씨는 이전에 '한국지리 일타강사' 패러디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구독자 102만명울 보유한 유튜버 '꽈뚜룹'은 영상 맨 마지막 부분에 가상의 인물을 다루는 페이크 브이로그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유튜브 캡처]

구독자 102만명울 보유한 유튜버 '꽈뚜룹'은 영상 맨 마지막 부분에 가상의 인물을 다루는 페이크 브이로그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유튜브 캡처]

구독자 102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꽈뚜룹’ 역시 페이크 브이로거로 유명하다. 그는 미국에 거주한 경험이 없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초보 유튜버 ‘꽈뚜룹’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연기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눌한 말투,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면서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미국인인 척 인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 영상에서는 한국인을 대할 때와 다른 택시 기사들의 모습을 꼬집기도 한다.
 

"실제 군인인 줄" 신고도

문상훈씨는 유튜브 이용자 중 한 명이 자신을 신고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통지서를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문상훈씨는 유튜브 이용자 중 한 명이 자신을 신고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통지서를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페이크 브이로그는 독자가 해당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하는지가 관건이다. 최근 방송인 유재석씨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산슬(트로트 가수), 라섹(요리사), 유두래곤(가수) 등의 ‘부캐(부가 캐릭터)’를 연기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시청자는 이것이 설정 캐릭터인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캐릭터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허구와 사실을 구별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진다. 실제 군인 페이크 브이로그 영상을 올리던 문씨는 지난달 24일 올린 영상에서 자신을 실제 군인으로 오해한 이용자가 신고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서울서부지검에서 조사받았지만 ‘혐의없음’으로 결론이 난 통지서를 보여주며 ”전 군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버 스스로 자신이 영향력이 큰 1인 미디어란 사실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 영상이라는 점을 밝히는 데 소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튜브가 전통 매체와 달리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콘텐트조차 여과 없이 내보낸다는 측면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독해력)를 강화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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