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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청약차별’ 1인가구는 셋방 못 벗어나나요

김모씨는 40대 미혼 여성이다. 그는 현재의 주택 청약 제도를 ‘포괄적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김씨 같은 미혼 1인 가구는 청약 가점 계산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청약 당첨이 불가능하다는 게 김씨의 하소연이다. 그는 “비혼·미혼은 평생 전·월세 난민 생활을 하라는 것이냐”며 “결혼을 안 해도 딱히 아쉬운 것 없이 살았는데 이제 열패감까지 든다”고 말했다.
 

청약 사각지대 40대 여성의 호소
“부양가족 없어 일반당첨 어렵고
‘생애최초 특별공급’ 지원도 못해
공공분양은 소득조건 너무 낮아
싱글세도 많은데 시대 뒤떨어져”

전 국민 열 가구 중 한 가구꼴인 미혼 1인 가구가 ‘청약 사각지대’에 갇혔다. 청약 가점을 적용하는 일반공급에선 부양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경쟁에서 밀린다. 신혼부부나 노부모 부양 같은 특별공급은 아예 쳐다보지도 못한다. “집 사기 어려워졌다”는 젊은 층의 반발에 정부가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확대하자 김씨 같은 미혼 가구의 불만은 오히려 커졌다.
 
청약가점제 항목별 배점

청약가점제 항목별 배점

현재의 청약 제도는 구조적으로 미혼 가구에 불리하다. 청약 가점을 계산하는 조건은 세 가지다. 부양가족(만점 35점)과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을 합쳐 84점이 만점이다. 부양가족이 없는 미혼 1인 가구는 다른 조건을 100% 충족하더라도 54점을 넘을 수 없다. 김씨의 청약 가점은 30점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에서 민영아파트 1순위 청약 당첨자의 평균 커트라인은 57.7점이었다. 1년 전보다 14.8점 올랐다.
 
청약 가점제를 보완하는 특별공급에도 미혼 1인 가구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특별공급은 다자녀 가구와 노부모 부양, 신혼부부,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 대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위한 특별공급에서 미혼자는 완전히 배제된다. 세대 구성원 모두가 집을 보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 가구를 위한 공급 방식인데 미혼자에겐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혼인 중이거나 이혼했을 경우 주민등록표상 미혼 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항목이다. 다만 결혼은 하지 않았어도 자녀가 있는 미혼모·미혼부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포함된다.
 
1인 가구 규모

1인 가구 규모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으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위한 특별공급 대상이 민영아파트로 확대됐다. 김씨 같은 미혼자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졌다. 특별공급 물량이 많아지는 만큼 일반공급 물량은 적어져 가뜩이나 청약 가점이 낮은 김씨로선 당첨 확률이 더 낮아졌다. 김씨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은 말 그대로 태어나서 한 번도 집을 사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대상이 돼야 한다”며 “각종 차별을 하지 말라는 정부가 주택 청약 시장에선 결혼 여부로 차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로선 새 아파트 청약을 포기하고 기존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갈수록 벽이 높아진다. 그동안 집값이 워낙 많이 올랐을 뿐 아니라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혼자 벌어 매달 월세를 내고 나면 주택 구매를 위한 저축은 생각하기 어렵다.
 
미혼자가 마지막으로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 남아있긴 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공급하는 공공분양이다. 공공분양은 청약 가점을 따지지 않고 청약저축의 총액이나 납입횟수를 기준으로 당첨자를 정한다. 그런데 전용면적 60㎡ 이하에 청약한다면 소득조건에 걸릴 수 있다.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이다.
 
미혼 직장인 최모(45)씨는 “‘싱글세’라는 말이 있을 만큼 미혼자는 세금도 많이 내는데 청약 제도는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체적인 공급을 늘리지 않고 생애 최초 특별공급을 신설하면서 세대·계층 간 갈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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