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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함 감돈 미스터트롯 공연…떼창 없어도 마스크 사이 함성이

7일 시작한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 3주간 15회에 걸쳐 진행된다. [사진 쇼플레이]

7일 시작한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 3주간 15회에 걸쳐 진행된다. [사진 쇼플레이]

“언젠가 모두 만나게 됩니다.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돔)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본 영탁이 감격에 겨운 듯 말했다.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콘서트’(이하 미스터트롯)는 당초 프로그램 종영 직후인 지난 4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4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막을 올렸다. ‘미스터트롯’ 톱 7을 비롯한 출연진 18명은 기다려준 관객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3시간 20분 동안 50여곡을 열창했다.

4차례 연기 끝에 3주간 서울 공연 시작
임영웅 등 18명이 200분간 50여곡 열창
객석은 마스크와 비닐장갑으로 중무장
공연계 “성공적으로 스타트 끊어주길”

 

똘똘 뭉친 객석 “우리가 잘 해야 된다” 

지난 4월 공연 예정이었으나 4차례 연기됐다. 관객들이 거리 두기를 하며 입장하는 모습. 민경원 기자

지난 4월 공연 예정이었으나 4차례 연기됐다. 관객들이 거리 두기를 하며 입장하는 모습. 민경원 기자

1~2층은 좌석 폭이 0.5m 이하로 두 자리 띄어 앉기를 하도록 배치했다. 민경원 기자

1~2층은 좌석 폭이 0.5m 이하로 두 자리 띄어 앉기를 하도록 배치했다. 민경원 기자

코로나 사태 이후 열리는 첫 대형 콘서트인 만큼 현장은 사뭇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우리가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앞으로 3주간 서울 공연은 물론 전국투어가 가능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는 회사원 조민서(46)씨나 “코로나보다 공연 못하는 게 더 무섭다. 다들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주부 안모(53)씨의 말처럼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하고 QR코드를 확인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에도 누구 하나 짜증 내는 사람이 없었다. 임영웅은 하늘색, 김희재는 주황색 등 팬덤별로 티셔츠는 물론 마스크 색깔까지 맞춰 준비했을 정도다. 
 
지난달 21일 공연을 사흘 앞두고 송파구청이 5000석 이상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제작사 쇼플레이와 갈등을 빚었던 만큼 양측 모두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제작사 측은 30일 집합금지에서 집합제한으로 완화된 행정명령에 따라 좌석 수를 5200석에서 4800석으로 조정했다. 관객은 수용인원(1만5000석)의 40% 이하를 유지하고 플로어 좌석은 한 자리, 좌석 폭이 0.5m 이하인 1~2층은 두 자리 띄어 앉기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함이다. 좌석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 빈 좌석에는 ‘거리 두기’ 테이프를 붙여 앉지 못하게 했다.
 

송파구청 “공연장보다 식당이 더 걱정” 

공연 시작 전 영상을 보고 있는 모습. 띄어앉기로 중간중간 객석이 비어있다. 임영웅은 하늘색 등 팬덤별로 티셔츠 색깔을 맞춰 입은 모습이 눈에 띈다. 민경원 기자

공연 시작 전 영상을 보고 있는 모습. 띄어앉기로 중간중간 객석이 비어있다. 임영웅은 하늘색 등 팬덤별로 티셔츠 색깔을 맞춰 입은 모습이 눈에 띈다. 민경원 기자

공연장 중간에 설치된 360도 무대로 객석 어디서나 잘 보이게 연출한 모습. [사진 쇼플레이]

공연장 중간에 설치된 360도 무대로 객석 어디서나 잘 보이게 연출한 모습. [사진 쇼플레이]

이번 공연을 위해 주최 측이 투입한 방역비만 10억원에 달한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스태프 800여명 중 절반이 방역 및 진행요원이고 구청에서도 60여명이 나와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에서 회당 4800명씩 3주간 7만2000명이 모이는 행사니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다. 공연장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지만 식당이나 대중교통에서 확진자와 접촉할 수도 있고 무증상 감염자도 있을 수 있어 걱정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공연을 금지할 수도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공연 중에도 방역지침이 최우선시되면서 평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콘서트 중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리 질러” “다 같이 불러요” 같은 호응 유도 대신 “즐거운 만큼 건강에 좋은 박수”(임영웅) “함성 말고 박수”(김호중) 등 시국 맞춤형 문구가 울려 퍼졌다. 임영웅은 “앙코르 소리가 안 들려서 그냥 갈까 하다가 기다리고 계실 것 같아 나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객석을 향해 “뭐라고요?” 하고 물었다가 “대답하면 안 된다. 큰일 날 뻔 했다”며 자문자답을 하기도 했다. 
 

떼창은 없었지만 함성까지 막진 못해 

임영웅과 영탁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사진 쇼플레이]

임영웅과 영탁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사진 쇼플레이]

김호중이 다리를 쓸어내리는 안무를 소화하는 모습. [사진 쇼플레이]

김호중이 다리를 쓸어내리는 안무를 소화하는 모습. [사진 쇼플레이]

우려했던 떼창은 없었지만, 함성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특히 멤버별 솔로 무대 외에 톱7의 단체 무대나 유닛 무대에서는 어김없이 마스크 사이로 함성이 삐져나왔다. 후반부로 갈수록 주최 측에서 나눠준 비닐장갑을 벗는 관객들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은 “마스크를 코까지 올려서 써야 한다” “손 소독제를 한 번 더 사용하자” 등 서로를 독려하며 공연을 즐겼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거리 두기를 위해 섹션별로 나눠서 퇴장하고 화장실 이용을 금지하는 등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360도 무대를 적극 활용한 연출은 관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무대 상단과 하단에 각각 스크린을 8개씩 설치하고 중앙에도 대형 스크린과 함께 통로를 만들어 객석 어디서나 잘 볼 수 있게 했다. 18명의 출연진은 무대를 폭넓게 활용하며 ‘미스터트롯’ 경연곡은 물론 ‘써니’ ‘데스파시토’ ‘챔피언’ 등 댄스부터 라틴팝까지 다양한 곡을 소화했다. 정동원은 색소폰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떼창과 환호가 사라진 탓인지 노래가 더 잘 들려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김선희(58)씨는 “처음으로 딸과 함께 콘서트에 왔는데 같이 즐길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10~80대 고른 팬덤 예매도 상부상조

임영웅은 ‘미스터트롯’ 1대 진답게 가장 많은 솔로 무대를 소화했다. [사진 쇼플레이]

임영웅은 ‘미스터트롯’ 1대 진답게 가장 많은 솔로 무대를 소화했다. [사진 쇼플레이]

김희재는 백댄서들과 함께 화려한 댄스 실력을 선보였다. [사진 쇼플레이]

김희재는 백댄서들과 함께 화려한 댄스 실력을 선보였다. [사진 쇼플레이]

나이는 다르지만 팬으로 만나 친구가 된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부산에서 온 이진희(47)씨는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에 4번이나 참전이나 했더니 달인이 다 됐다. 김호중은 7~9일 공연밖에 출연하지 않아 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유리(25)씨는 “계속 일정이 변경되는 바람에 차표 예약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언니들 덕분에 올 수 있었다”며 “밤새 부산까지 운전하고 가는 게 힘들겠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고 했다. 이교선(51)씨는 “함께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갱년기 우울증도 다 사라진다”고 거들었다. 정혜숙(73)씨는 “예매를 못해서 걱정했는데 정동원 네이버 밴드에서 만난 동생이 도와줬다”며 조현숙(60)씨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번 공연은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공연 일정이 연기되고 장소도 변경되는 상황에서 이번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다시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서울 일정이 바뀌면 지방도 줄줄이 바뀌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 내심 ‘미스터트롯’이 무사히 스타트를 끊어주길 바라는 곳들도 많다. 부디 사고 없이 잘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TV만 틀면 여기저기서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나온다고 비판 여론도 많은데 공연을 할 수 없어서 방송으로 몰린 것도 있다”며 “그동안 뮤지컬ㆍ스포츠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차별받아온 대중음악 공연이 활성화돼 선순환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녹화 중계로 8월 중 TV조선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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