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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가장 오래된 울산 고래, 2주째 '물고문' 당하고 있다

선사시대 바위그림…울산 '반구대암각화' 

지난달 28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가 최근 장마로 물에 완전히 잠겨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가 최근 장마로 물에 완전히 잠겨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선사시대 고래 사냥 모습이 새겨진 울산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가 최근 2주가량 물에 잠겼다.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지난달 말부터 쏟아진 장맛비 때문에 ‘물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울산 대곡천…장마로 2주 넘게 잠겨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 흐르는 대곡천에 위치한 반구대암각화는 지난달 24일부터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하루 전인 지난달 23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인근 사연댐 수위가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해발 53m를 넘었기 때문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반구대암각화가 많은 비로 2주가량 물에 잠긴 상태”라며 “지난 1일 사연댐이 최고 수위에 올랐다가, 점점 물이 빠지고 있었는데 6~7일 다시 많은 비가 와서 암각화가 모습을 드러내는 데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구대암각화는 바위 위에 새긴 그림이다. 대곡천을 따라가다 보면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을 한 바위인 반구대(盤龜臺)가 나온다. 이 바위에서 1㎞ 정도 떨어진 또 다른 바위 절벽에 선사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그림 암각화가 있다.  
 
 가로 10m, 세로 4m의 평평한 바위 면에는 300여 점이 그림이 새겨져 있다. 약 7000년 전 신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에 걸쳐 선이나 면을 파내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고래·거북 등 바다 동물뿐만 아니라 사슴·멧돼지·호랑이 등 육지 동물 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이중 고래는 60여 마리로 가장 많이 그려져 있는데 “그림이 고래의 세부 종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당시 고래를 사냥하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
 
반구대암각화 내 고래 그림들. [사진 네이버지식백과]

반구대암각화 내 고래 그림들. [사진 네이버지식백과]

“점토가 굳은 셰일…물에 취약” 우려 

 1971년 12월 25일 반구대암각화를 처음 발견한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잡이 유적으로 북태평양 선사시대의 해양문화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런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기고 나오고를 반복하고 있다. 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건설된 후에야 반구대암각화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댐 수위가 암구대반각화가 그려진 53m를 넘으면 침수가 시작돼 56.7m가 되면 그림이 완전히 잠긴다. 댐 건설 이후 1년에 3개월 이상, 길게는 8개월 동안도 물에 잠겨 있었다.  
 
 전문가들은 “암구대반각화는 점토가 굳어서 된 셰일이어서 물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2010년 주변의 천전리 각석, 공룡 발자국까지 합쳐 ‘대곡천 암각화군’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올랐지만, 등재를 못 하는 이유는 이러한 보존 문제 때문이다.  
 
반구대암각화. [중앙포토]

반구대암각화. [중앙포토]

울산시민 식수원…물관리 방안 기대

 사연댐 물은 울산시민의 주 식수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쉽사리 물 수위를 낮출 수도 없다. 이에 울산시는 경북 청도 운문댐에서 하루 7만t 정도의 물을 울산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10년 넘게 추진해왔지만 지자체 간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에 정부는 반구대암각화 보전과 맞물려 있는 낙동강통합물관리 방안을 지난 5일 발표했다. 환경부가 공개한 낙동강 통합 물관리 용역 중간결과에 따르면 운문댐에서 울산시로 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사실상 가시화됐다.  
 
 환경부는 관련 지자체의 반발 등에 대비해 다양한 지역 지원 방안을 내놨다. 물을 받는 ‘수혜지역’에서 지역상생기금을 조성해 물을 공급해주는 ‘영향지역’이 원하는 실질적인 지원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끔 해주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또 낙동강 상·하류협력사업을 신설, 수계기금 지원 확대, 영향지역 현안사업 및 주민 지원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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