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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강화" 엿새만에 또 탈출…보안 뻥 뚫린 코로나 격리시설

지난 6월 인천 영종도 임시생활시설에서 한국계 미국인(오른쪽)이 비상구를 통해 무단이탈 했다가 주민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 제공]

지난 6월 인천 영종도 임시생활시설에서 한국계 미국인(오른쪽)이 비상구를 통해 무단이탈 했다가 주민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 제공]

 
#지난달 23일 베트남 국적 A(39)는 선원 비자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없던 A는 입국심사 뒤 버스에 탑승해 임시생활시설인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 발열 체크를 마친 A는 호텔 5층에 숙소를 배정받았다. 그는 격리해제를 이틀 앞둔 지난 4일 창밖 완강기를 이용해 시설을 탈출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11시40분쯤 서울 송파구에서 8시간 만에 A를 체포했다. 관할 경찰서로 이송된 A는 강제 출국 조치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임시생활시설에서 베트남 국적 B(27) 등 3명이 사전공모 끝에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틀 후인 29일 인천 검단 한 텃밭 근처에서 2명을 검거한 데 이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제조업체 기숙사에서 나머지 탈출자(29)도 붙잡았다. B씨 등은 시설에서 탈출한 뒤 인근 폐가에 은신해 있다가 각각 인천과 경기도 광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격리가 너무 답답해 빨리 나가서 하루라도 돈을 더 벌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최근 임시생활시설에 있던 외국인이 탈출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시설 관리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당국이 임시생활시설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지 6일 만에 인천에서 추가 무단 이탈자가 나오며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무증상 해외입국자 중 단기 체류 외국인은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한다. 자가격리가 필요한 데 국내에 머물 곳이 없는 외국인을 위한 곳이다. 3일 기준 경기(5곳), 인천(2곳), 서울(2곳) 등 임시생활 격리시설 9곳에 1360여명이 지내고 있다. 이들은 자가격리 기간인 14일간 이곳에 머문다. 보건복지부가 컨트롤타워를 맡고 의료진·경찰·행안부 등 관계부처 인력이 격리 인원을 관리한다. 파견형태인 일부 관리 인력은 2주마다 교대한다.
 

주민 “보건당국 관리체계 신뢰 어렵다”

지난달 27일 오전 3시쯤 김포의 한 해외 입국자 임시격리시설 6층에서 베트남 국적 남성 3명이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했다. 뉴스1

지난달 27일 오전 3시쯤 김포의 한 해외 입국자 임시격리시설 6층에서 베트남 국적 남성 3명이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했다. 뉴스1

 
무단이탈이 발생한 임시생활시설 인근 주민들은 보건당국의 관리 체계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영종총연)등 영종도 주민들은 2개월째 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요한 영종총연 정책위원장은 “시설 도입 전 간담회에서 중앙사고수습본부·호텔· 주민이 포함된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면서 “무단이탈 사례가 2번이나 나왔는데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도 인천 영종도 임시생활시설에 머물던 한국계 미국인이 비상구로 무단으로 이탈했다가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김 위원장은 “2주마다 시설 관리 인원이 바뀌어서 지속적인 소통이 어렵다”며 “민관합동으로 감시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력 충원·CCTV 확대하겠다”

임시생활시설 지정에 반발하는 영종도 주민들은 2개월째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제공]

임시생활시설 지정에 반발하는 영종도 주민들은 2개월째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제공]

 
보건당국은 임시생활시설을 유지하면서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선원 비자로 단체 입국한 베트남 국적 외국인 중 무단이탈 사례가 많은 만큼 이들 국적 외국인은 가급적 한 층에 배치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하는 경우에 대비해서 완강기 주변 폐쇄회로(CC)TV를 늘리는 등 감시를 한층 높이기로 했다.
 
영종도 시설에는 경찰관 6명도 추가 배치됐다. 25~30명 정도 인원이 3교대로 근무하던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완강기가 설치된 4곳을 비롯해 배치 장소당 2명씩 경찰관을 두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탈출로로 쓰인 비상계단에도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외곽에 경보기를 부착했다. 비상계단 쪽문을 열고 나오면 경보가 울려 관리자가 이를 인지하게 하는 방식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선원 비자를 가진 베트남 국적 입국자들이 격리 해제를 앞두고 탈출하는 것으로 볼 때 이들이 선원이 아닌 다른 일을 하려 이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근 주민 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지속해서 소통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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