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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가자" 손목 끈 상사···성적 부위 아니라는 2심 뒤집혔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모텔 가자”며 잡아끈 손목, 강제추행으로 볼 수 있을까.
 
대법원은 “강제추행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판단한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회식 후 둘만 남은 상황, 어떤 일이

직원들과 회식을 마친 어느 여름밤, A씨는 입사 3개월차 직원 B씨에게 “모텔에 가자”고 말한다. 다른 직원들은 가고 두 사람만 남은 상황이었다. B씨가 거절했지만 A씨는 “모텔에 같이 가고 싶다, 안 갈 이유가 뭐가 있냐”며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B씨의 손목을 잡아끌기도 했다. 거듭되는 A씨의 요구를 거절한 B씨는 A씨를 설득해 택시에 태워 보냈다.
 
이후 B씨는 A씨를 강제추행으로 고소한다. B씨의 고소장에는 손목을 잡아끈 날의 일뿐 아니라 이후 사무실에서 마우스를 잡고 있는 B씨 손에 A씨가 자신의 손을 겹쳐 올린 행위도 포함됐다. 수사기관에서는 또 다른 회식 날에도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2심, 왜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봤을까

1심은 3가지 강제추행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3개의 혐의 중 2개는 무죄로 판단했다. “모텔 가자”며 손목을 잡아끈 행위와 고소장엔 없었지만,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회식 날의 신체 접촉 행위에 대해서다.  
 
“성희롱으로 볼 수 있는 언동일지언정 강제추행죄의 ‘추행’은 아니다.” 2심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형사 2부(재판장 선의종)는 모텔을 가자며 손목을 잡아끈 A씨의 행위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 근거로 재판부는 ▶신체 접촉이 있었던 부위 ▶추가적인 다른 행동의 여부 ▶B씨가 A씨를 설득해 택시에 태운 점을 들었다. 손목은 그 자체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는 보기 어렵고, 손목을 잡아끈 것 외에 쓰다듬는다든지 안으려고 한다든지 성적으로 의미 있는 행동까지는 A씨가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B씨가 A씨에게 잡힌 손목을 뿌리치기도 했고, 결국 B씨가 A씨를 설득해 귀가시킨 거로 볼 때 B씨가 A씨에게 반항하는 게 불가능하거나 곤란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특정 신체 부위만으로 성적 수치심 여부 구별 안 돼”

대법원은 2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봤다. A씨가 B씨에게 모텔에 가자며 손목을 잡아끌었을 때는 이미 성적인 동기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추행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뜻이다. 굳이 피해자를 쓰다듬었다든지 안으려고 하는 등의 행위가 추가로 있어야만 성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A씨가 접촉한 피해자의 특정 신체 부위만을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 아닌지가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날의 상황에 대한 판단뿐 아니라 A씨와 B씨의 평소 관계도 고려했다. B씨는 회사에 입사한 지 3개월 된 신입사원이었고, A씨는 같은 부서 상사였다. 또 회식 이후 단둘만 남게 되자 사건이 발생한 점 등에 비춰볼 때 A씨의 행위가 B씨의 의사에 반해서 이뤄졌고, B씨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추행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건 이후 B씨가 A씨를 택시에 태워 보낸 점은 “강제추행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라고도 판단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과거의 강제추행 판결보다 그 인정 범위를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특정 신체 부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추행의 의사나 고의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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