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정부 공공재건축 찬성 못해"→"반대 아니다" 말 바꾼 서울시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시는 공공재건축을 적극 찬성하기 힘들다” 
정부가 4일 내놓은 주택공급 계획이 시작도 하기 전에 암초를 만났다.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댔던 서울시가 반기를 들었다. 정부가 밝힌 신규 공급안 12만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만호에 해당하는 ‘주택 재건축’ 부분에서다. 

공공재건축 대상 단지 아직 없어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우선 도입”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주택공급 세부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공공재건축을 찬성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지 약 4시간 만이다.
 
정부는 이날 ‘공공재건축’을 내세웠다. 아파트 재건축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참여하도록 하고, 용적률을 300~500%로 높여 주택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리겠다고 했다. 늘어난 만큼 임대주택을 만들고, 기부채납으로 이익을 환수하겠다는 것이었다. 서울시는 정부 안에 대해 “재건축은 ‘민간’의 영역으로 ‘공공’이 될 수 없다”며 “방향성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재건축은 민간의 영역, 방향성 문제” 

김 본부장은 “민간재건축이 비정상적으로 멈춰 있는 상황에서 정상으로 가야 한다”고 반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재건축의 공공성을 강화시켜 임대주택이나 소형주택 등 공급을 늘리는 방향이 올바른 방향이며, 공공기관이 참여해 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재건축 시장의 균형을 깨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최종 결정은 정부 몫이며, 정부 정책에 참여해서 가야겠지만 서울시는 공공재건축으로 가는 것은 방향성 측면에선 적극 찬성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은 민간의 영역으로 공공이 맡아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임대주택을 늘리고, 이익을 모두 환수한다고 하면 어떤 재건축 조합이 사업에 참여하겠느냐”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공공재건축을 위해 서울시와 구청, 조합이 참여하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사업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서울시는 “합의한 내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공공재건축을 위한 TF 참석조차 검토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재건축을 하겠다는 대상단지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고, 추후 진행과정을 살펴서 정부와 입장을 조율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공재건축을 위해 정부가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층수를 최대 5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서울시 생각은 달랐다. 김 본부장은 “공공재건축이라 할지라도 ‘서울시 도시기본계획 2030’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일반 주거, 준주거 지역은 순수 아파트를 35층까지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 50층 재건축도 어려워  

 
서울시는 ▶도심·광역 중심 ▶지역·지구 중심 ▶그 외 지역으로 구분해 용도별로 ‘높이 기준’을 만들었다. 가령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2030 계획상 층수를 높일 수 있는 도심 중심지역이 아닌 ‘그 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어 50층 아파트 건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외 지역’에 해당하는 경우 일반 주거지역은 최대 35층 이하, 상업과 준주거 지역은 복합건물은 최대 40층, 주거용 건물은 35층 이하로만 재건축을 할 수 있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시는 오히려 “시가 도입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제도를 정부도 활용하라”며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신혼부부를 비롯한 30·40대 무주택 서민을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제도로 분양가의 20~40%만 내 일부 지분을 먼저 얻은 뒤 20~30년 동안 분할해 지분 전체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초기 자금 부담이 작은 것이 장점이다. 
 
김 본부장은 “‘로또 분양’을 막을 수 있는 게 뭘까 1년 넘게 고민하다 만든 모델”이라며 “(기존) 공공주택 분양은 모두 로또 분양이었다. 주택가격 안정화에 도움됐다는 평가를 들어본 적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지분적립형 주택 입주 자격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50% 이내, 부동산 자산 2억1550만원 이하, 자동차 2764만원 이하다. 전매제한이 있다. 서울시는 전매제한 기간을 10년으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추첨제를 적용할 방침이며 입주자 선정은 신혼부부 40%, 생애 최초 주택구입 30% 등 특별공급 70%와 일반공급 30%로 정했다. 
 

“공공주택 분양 가격 안정 도움 안 돼”

 
지분적립형 주택은 공공분양모델과 임대 후 분양모델로 나뉘는데 공공분양모델은 처음부터 지분 분양으로 공급하고 임대 후 분양은 8년 임대 후 지분분양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공공분양은 분양가의 25%를 내면 일단 내 집이 되고 나머지 75%는 5년마다 15%씩 추가로 납입하면 된다. 20~30년에 걸쳐 내 집의 지분을 100% 얻게 되는 구조다. 운영 기간은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면 30년, 9억원 이하는 20년 또는 30년을 선택할 수 있다.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서울권역 등 수고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대해서 브리핑하고 있다. 중앙일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서울권역 등 수고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대해서 브리핑하고 있다. 중앙일보

임대 후 분양은 임대로 거주하다 8년 차에 분양가의 25~40%를 내고 4년마다 12~20%씩 추가 납입한다. 8년 차의 분양가는 최초 임대주택 입주 시점에 산정한 분양가에 적정금리를 가산해 정한다. 

 
20~30년 운영 기간에 취득하지 못한 공공지분에 대해서는 행복주택 수준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전매제한이 종료되면 주택을 처분할 수 있다. 제3자에게 매각하면 처분 시점의 지분 비율에 따라 공공과 나눠 갖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인 지분이 낮으면 처분 수익이 크지 않아 단기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하고 분양자의 장기 거주를 유도할 수 있으며, 거주기간이 길어지면 주택거래 빈도가 줄어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는 2028년까지 지분적립형 주택을 1만7000호 정도 공급할 계획이다. 시범 대상지는 노원구 하계5단지가 될 전망이다. 이후 서울시 소유지의 절반 이상에 이 모델을 공급할 방침이다. SH공사는 이와 관련한 재정 부담에 관해서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운영으로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발표 이후 정부와 입장차로 논란이 일자 다시 설명자료를 내고 “정부와 서울시 간 이견은 없다. 서울시가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고밀 재건축을 추진하더라도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은 유지된다. 그러나 공공재건축은 종(種) 상향을 수반하는 경우가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때 층수 제한을 50층까지 허용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층수 제한 완화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여건을 고려해 정비계획 수립권자인 서울시가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예·최은경 기자 hykim@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