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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고비여" 생업 놓고 실종자 구조 뛰어든 아산 주민들 [영상]

“여기 이쪽으로 와. 이쪽을 중점적으로 살펴봅시다”
4일 오전 11시30분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3리 마을 입구에서 현장 지휘관의 지시가 내려지자 하천 하류에 있던 119구조대원들이 일제히 상류 쪽으로 달려왔다.

3일 아산 송악면 유곡3리서 주민들 실종
119구조대·경찰 현장 주변에서 수색작업
시간 지나 인근 저수지로 수색 반경 넓혀

 
구조대원들의 손에는 2m 길이의 굵은 꼬챙이가 들려 있었다. 급류로 모래와 자갈이 높이 쌓인 탓에 꼬챙이로 연신 바닥 여기저기를 찔러봤다. 성인 허리 높이까지 쌓인 수풀 더미 속으로도 꼬챙이를 집어넣었다. 구조대원들은 전날 실종된 주민 2명을 수색하는 중이었다.
 
수색은 더뎠다. 거센 폭우에 휩쓸려 하류까지 내려온 수박만 한 돌덩이가 온통 하천을 덮고 있어서였다. 하천 둑을 지탱하고 있던 바윗돌들도 하천 가운데로 굴려 내려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수색은 하천 바닥을 샅샅이 뒤지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미 사고 지점부터 하류까지 수십 번을 오갔지만, 실종 주민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한 구조대원은 “조금 전 상류에 올라갔을 때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마당에 앉아 있는 실종자 가족을 보니 물 한 모금도 넘길 수가 없었다”며 “다행히 오늘(4일)은 비가 내리지 않아 유실 우려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3리 하천에서 119구조대와 경찰이 폭우에 휩쓸려 실종된 마을주민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4일 오전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3리 하천에서 119구조대와 경찰이 폭우에 휩쓸려 실종된 마을주민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낮 12시쯤에는 경찰과 의경 대원들도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 역시 커다란 쇠막대기를 들고 하천 곳곳에 흩어져 실종된 주민들의 생사를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하천이 합류하는 인근 저수지로 수색반경을 넓혔다. 저수지에는 보트 6대를 투입했고 산사태 현장 주변에는 드론도 띄웠다. 
 
유곡3리에 사는 주민 이모(79)씨와 정모(77)씨는 지난 3일 오후 2시쯤 갑작스러운 산사태로 밀려 내린 토사와 빗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유곡3리 주영석 이장은 “산사태가 나면서 막혔던 물이 밀리면서 토사와 함께 아래쪽으로 떠내려간 것 같다”고 말했다.
 
유곡3리 마을 주민들은 생업을 접고 실종된 주민 2명을 수색하는 데 동참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마을주민 대부분이 힘을 모았다고 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노인정에 모인 주민들에게 주영석 이장은 “힘내야지, 비가 더 온다는데 오늘이 고비여. 다들 힘내서 돌아봅시다”라고 독려했다.
 
마을은 산에서 토사와 커다란 돌덩이들이 밀려내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마을 가운데를 지나는 도로에는 치우지 못한 돌덩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진흙이 쌓여 걸어 다니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도로 아랫부분이 유실돼 차량은 물론 사람의 통행을 막기도 했다.
4일 오전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3리 하천에서 119구조대와 경찰이 폭우에 휩쓸려 실종된 마을주민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4일 오전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3리 하천에서 119구조대와 경찰이 폭우에 휩쓸려 실종된 마을주민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주민 2명이 실종된 곳은 노인정 부근이었다. 노인정 앞마을 길에서 아래쪽으로는 옹벽이 있었지만 밀려든 토사 탓에 나지막한 경사면으로 변했다.  
 
큰길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작은 다리 위에는 커다란 수초와 풀더미가 쌓여 있었다. 전날 300㎜에 달하는 폭우의 흔적이었다. 주민들은 “지금은 저런 걸 치울 정신이 없다. 사람(수색)이 먼저”라며 장화를 챙겨 신고 하천 주변으로 달려갔다.
 
산사태로 토사가 덮친 집에서는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한 긴급 복구작업도 이뤄졌다. 한 주민은 “사람들이 다닐 정도의 공간도 남기지 않고 흙이 쌓여 겨우 치우는 중”이라며 “수십 년을 살았지만 이런 피해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쯤 유곡3리를 찾은 양승조 충남지사는 실종 주민의 가족을 위로하고 수색작업에 동참한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양 지사는 “119구조대와 경찰 등이 모두 나선 만큼 꼭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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