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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원금보장" 이 수법에 56세 김씨 5800만원 털렸다

#오래된 미국회사로,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A업체. "곧 일본지사와 중국지사를 열 계획"이라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월 18% 수익률을 내걸고 원금도 보장된다는 이 업체의 약속을 믿은 여러 사람이 목돈을 꺼내들고 모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투자자들이 수익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A업체는 전산작업 또는 절차상의 문제를 들먹이며 환급을 미루는 한편 고액의 재투자를 종용했다. 급기야 재투자에 응하지 않는 투자자를 시스템에서 강제 탈퇴하기도 했다.
 
#B업체는 누구든 이더리움(ETH) 코인을 구입해 본인들의 지급결제 시스템으로 입금만 하면 세계 200개국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코인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해 투자자들을 모았다. B업체가 투자자들에게 소개한 시스템 상에는 실제로 투자 금액의 6배에 달하는 코인이 확인됐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코인은 거래 자체가 불가능한 데다 현금화조차 할 수 없는 '쓰레기'였다.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사수신 혐의로 수사의뢰한 업체(186곳) 가운데 절반 수준인 92개 업체가 A업체와 B업체처럼 가상화폐를 '재료'로 삼은 곳이었다. 유사수신이란 법적 인·허가 또는 등록·신고 없이 불특정다수로부터 장래에 출자금의 전액 또는 그 이상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를 말한다. 유사수신 행위를 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유사수신 수사의뢰 업체 34%↑…절반이 가상화폐 

금감원이 지난해 유사수신 혐의로 수사 의뢰한 업체는 총 186곳으로, 2018년(139곳) 대비 33.8% 증가했다. 반면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전체 유사수신 신고·상담 건수는 총 482건으로 2018년(889건) 대비 45.8% 감소했다. 금감원은 하나의 유사수신 행위에 다수 업체가 연루되는 등 사기수법이 복잡해지면서 상담 건수가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혐의업체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사수신 혐의 업체 관련 통계. 금융감독원

유사수신 혐의 업체 관련 통계. 금융감독원

지난해 금감원이 수사의뢰한 유사수신 혐의 업체 가운데 가상화폐 관련 업체(49.5%, 92곳)를 제외한 나머지 절반은 합법적 금융회사를 가장한 업체(25.3%, 47곳)와 부동산 및 기타 사업 관련 업체(25.3%, 47곳)가 양분했다. 이들 업체는 최신 유행 기법으로 피해자를 현혹하기 위해 금융·제조·판매사업 등 전통적 유사수신 유형에 가상화폐를 접목시킨 경우가 많았다.
 

전형적 '폰지사기' 업체, 서울 강남에 분포 

이들이 유사수신 행위를 운영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폰지사기 형태였다. 사업초기엔 신규 가입자의 돈으로 기존 가입자에게 원금 및 수익금을 지급하되,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면서 다른 회원을 계속 모집하게 만드는 피라미드 다단계 방식이다. 기존 가입자의 환불 요구가 증가하고 추가적인 가입자 모집이 어려워지게 되면 수익금 지급을 미루다가 잠적하거나 도주·폐업했다.
 
이들 협의업체의 소재지는 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70%, 131곳)이었다. 수도권 중에서도 특히 서울시 강남구 비중이 전체의 34.4%(64곳)를 차지할만큼 높았다. 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 등 기타 광역시 소재 업체도 14%(26곳)에 달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유사수신 업체의 특성상 인구가 많고 경제활동이 활발한 수도권 및 광역시를 중심으로 분포한 것이다.
 

타깃은 56세 김씨…노후자금 5800만원 털렸다 

비트코인 다단계 피해자. 중앙포토

비트코인 다단계 피해자. 중앙포토

이들 협의업체의 투자자 모집 방식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유명 연예인이나 국내외 정관계 유력자와의 친분을 과시해 해당 업체의 신뢰를 높이는 경우가 자주 목격된다.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사람이나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모집 수당을 지급하면서 주변 지인을 꾀는 전통적인 방식도 유효하다. 노후대비가 돼있지 않거나 가족의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접근해 '원금보장'을 미끼로 자금을 수취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유사수신 업체에 발을 들인 투자 피해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신분 노출을 꺼린다. 금감원이 정보를 파악한 피해자 138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연령은 만 56세였다. 젊은 연령층에 비래 가상화폐 등 최신 금융기법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주 타깃이다. 이들의 평균 피해금액은 5783만원으로, 노후대비자금 또는 은퇴 후 여유자금인 경우가 많았다.
 

"원금·고수익 보장 의심해야…보증서에 속지 마세요"

유사수신 유형. 금융감독원

유사수신 유형. 금융감독원

유사수신 업체는 가상화폐 외에도 부동산 개발·레저사업·성형수술용 실리콘 수입·유명 스마트폰 수출 등 전도유망한 사업모델을 내세우는 한편 "원금을 반드시 보장한다" "고수익도 보장한다"는 말로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유사수신 업체와의 거래는 금감원 분쟁조정 절차 등 피해구제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누구든 이런 투자 권유를 받았다면 해당 업체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여부를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스스로 확인해야만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해준다고 할 경우 자금확약서나 보증서 발급 등에 현혹되지 말고 일단 투자사기를 의심해야 한다"며 "동창·지인 및 금융상품 모집인 등의 고수익 투자권유에 의심 없이 따를 경우, 손쉽게 유사수신 및 투자 사기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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