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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2050년 물에 잠긴다” 이 말 듣고도 천도 못한 인니, 왜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숲. [뉴스1]

세종시 밀마루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숲. [뉴스1]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여권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되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제동이 걸린 지 16년 만이다. 

인도네시아, 이전 추진하다 코로나에 발목
말레이시아, 행정도시 만들어 수도 이원화
통일 독일, 베를린 택했지만 본과 역할 분담

 
해외에서도 수도 이전을 시도하거나 실제 실행에 옮긴 사례들이 적지는 않다. 기존 수도의 과밀, 국민 통합, 지반 침식까지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었다는 건 공통적이다. 
 

◇인도네시아

 
가장 최근에 수도 이전을 추진하기 시작한 나라는 인도네시아다. 2019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며 계획이 본궤도에 올랐다. 자바섬 내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부에 위치한 동칼리만탄으로 수도를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왼쪽이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 오른쪽은 수도 이전을 계획 중인 동칼리만탄. [코트라 캡처]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왼쪽이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 오른쪽은 수도 이전을 계획 중인 동칼리만탄. [코트라 캡처]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은 인도네시아 국토의 7%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 4100만 명이 거주할 정도로 인구 과밀화가 극심하다. 자카르타 수도권에서 교통체증만으로 입은 손실이 2018년 기준으로 100조 루피아(약 8조 2100억 원)라는 게 당국의 추산이다. 또한 지하수 과다 개발, 고층 건물 집중 건설로 안 그래도 저지대에 위치한 자카르타의 지반은 매년 평균 7.5cm씩 내려앉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자카르타 북부의 95%가 2050년까지 물속에 잠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런 이유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새로운 수도에 정부·공공기관을 대거 옮기기로 했다. 기존 수도 자카르타는 경제 중심지 역할을 맡게 된다. 다만 정부는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수도 이전을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한 데다 재정도 걸림돌이다.
 
수도 이전을 위해서는 약 40조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 중 20% 정도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민간 투자로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당장 재정을 써야 할 곳이 늘면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4월 “수도 이전 사업에 배정된 재정을 코로나19 방역에 재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 이전 계획에 대한 인도네시아 투자는 내년에나 재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혁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수도 이전 사업이 올스톱된 상태”라며 “예산 문제가 제일 현실적인 걸림돌이지만 기저에 깔린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도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시도는 항상 있었지만, 자카르타에 기득권을 둔 세력에 의해 번번이 무산되곤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여당 연합이 거대하지만, 인도네시아 여당은 한국처럼 한목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라 변수가 많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와 독일

 
말레이시아와 독일은 행정 기능을 이원화한 경우에 가깝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는 1993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20km가량 떨어진 곳에 푸트로자야를 건설해 행정중심지로 만들기로 계획했다. 2010년까지 주요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이전을 완료했다. 다만, 입법부인 의회와 왕실은 여전히 쿠알라룸푸르에 남아있다.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 위치한 총리 관저. [AP=연합뉴스]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 위치한 총리 관저. [AP=연합뉴스]

말레이시아는 1995년 각료회의에서 연방정부 이전계획을 확정 지었다. 이어 같은 해 푸트라자야를 행정도시로 선정한 것을 골자로 하는 ‘푸트라자야관리청법’을 제정해 행정부처가 이전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독일에서도 1990년 통일 후 수도를 놓고 베를린 이전과 서독의 수도였던 본 잔류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이듬해 연방의회에서 근소한 차이(337대 320)로 베를린 수도 이전이 결정됐다. 이어 1994년 연방의회에서 행정부처의 일부를 본에 남겨두는 ‘베를린-본법’을 제정했다. 막대한 이전 비용이란 현실적 부담에다 본에 잔류하길 희망하는 기관들의 입장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현재 독일은 본과 베를린에 모두 청사를 두어 수도의 기능을 분담하고 있다.

 

◇일본

 
일본에서도 1990년대 한때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있었다. 한국처럼 극심한 수도권 과밀화, 땅값 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1990년 일본 의회는 수도이전을 결의하고, 1992년 ‘국회 등의 이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어 1999년 12월엔 수도 이전 후보지 3곳(토치기 후쿠시마지역, 기후 아이치지역, 미에 기오지역)이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일본의 거품경제가 무너지면서 막대한 이전 비용(12조3000억 엔·약 140조 원)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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