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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머나먼 수도이전…여당 법조출신도 '8:3:7'로 갈렸다

우원식 단장 등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 소속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토연구원ㆍ서울연구원과의 간담회을 갖고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단장 등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 소속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토연구원ㆍ서울연구원과의 간담회을 갖고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 개정이냐, 국민투표냐, 아니면 특별법 제정이냐. 행정수도 이전의 3가지 길을 놓고 여당 내 의견이 분분하다. 
 
중앙일보가 법조인 출신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결과, 응답자 18명 가운데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명, “국민투표가 필요하다”는 3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명은 “개헌·국민투표가 불필요하다”고 응답해 특별법 제정 방식에 힘을 실었다. 당내 법률전문가들의 판단도 팽팽하게 엇갈린 셈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30일 전화 통화 등의 방법으로 진행됐다. 민주당 소속 법조인 출신 의원 29명 가운데 11명은 연락이 닿지 않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與 법조인 의원 설문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與 법조인 의원 설문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은 당초 3일로 예정됐던 세종시 방문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중부권 호우 피해가 심각한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추진단 소속 의원들의 개인적 의견 청취는 이날도 계속된 것으로 전해진다. 팽팽히 엇갈리는 당내 의견과 야당의 냉담한 반응, 그리고 문항마다 엇갈리는 국민 여론조사 결과 때문에 고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도 들쭉날쭉 

 
지난달 28~30일 한국갤럽 국민 여론조사에서 “국가 정치·행정의 중심지를 서울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49%로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이 좋다”(42%)보다 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2003년 12월 조사(“서울시 유지” 43%, “세종시 이전” 44%)보다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하는 여론이 오히려 더 낮아진 셈이다.
 
김태년 원대대표가 지난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행정수도 이전론을 궤도에 올리기로 결정한 배경이 됐던 자체 긴급 여론조사(지난달 17~18일 실시)와는 상반된  결과였다. 행정수도 이전 찬성 응답은 62%, 반대는 33%, ‘무응답·모르겠다’는 응답은 5%였다고 한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행정수도 완성'을 공식 제안했다. [오종택 기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행정수도 완성'을 공식 제안했다. [오종택 기자]

당초 김 원내대표는 “국회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특별법 제정 방식에 무게를 실었지만 민주당은 주춤하고 있다.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은 “3가지 방법을 다 열어놓겠다”(박범계 부단장, 지난달 27일)며 한발 물러섰다. 추진단은 우선 지역별 간담회 등을 거쳐 12월 초까지 구체적인 행정수도 이전 방식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이런 기류 변화에 대해 “176석 거대 여당이라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을 대놓고 무시할 순 없는 것 아니겠냐”는 설명도 나온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이 ‘1차 장벽’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

 
2004년 10월 21일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 특별법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당시 헌재 결정은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관습헌법에 해당한다"→"관습헌법은 성문헙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변경은 '국민적 합의' 상실로 인한 관습헌법의 사멸 또는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법률 제정을 통한 변경은 국민투표권 침해다"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헌재 결정의 논리 구조상 개헌 없이 법률 제·개정의 방식으로 위헌 결정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헌재가 스스로 세운 '관습헌법이 존재한다' 또는 '수도=서울이라는 점이 관습헌법이다'라는 이론적 전제를 깨는 것이다. 이 지점에 대한 헌법학계의 우려는 상당하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교수(헌법학)는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은 헌법 이론의 영역인데 아무런 논거 없이 관습헌법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 ‘수도=서울’이라는 부분만을 폐기하는 것도 헌법재판소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 10명 “관습헌법 이론 폐기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18명 가운데 10명은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 이론 자체가 옳지 않다. 폐기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헌재 결정이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다”(28일 원내대책회의)라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배경이다. 다만, 의원 7명은 ”'수도는 서울'이라는 국민적 합의가 바뀌진 않았다”고 대답했다. 다른 1명은 이 문항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밝혀왔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與 법조인 의원 설문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與 법조인 의원 설문조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민주당 일각에서는 최근 ‘플랜B’에 대한 고민도 나오고 있다. 한 법조인 출신 의원은 “일괄 이전이 아닌 부분 이전 방식도 고민해 봄 직하다”고 말했다. 위헌 논란을 피하면서 수도 이전의 효과만 취하자는 전략이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국회는 지금 추진 중인 분원을 완성하고 청와대의 경우 ‘세종 제2 집무실’을 만들어 일부 기능만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플랜B'의 관건은 제1야당과의 공감대 형성 여부다.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 관계자는 “통합당이 논의에 나선다면 ‘국회 균형발전 특위’ 를 설치해 접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자연스레 ‘플랜B’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기대다. 민주당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여야 합의가 없으면 결국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대선까지 보고 길게 가야 한다”고 전망했다.
 
오현석·김효성·정진우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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