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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수상은 어려운 음악의 길 계속 가라는 격려”

2020 중앙음악콩쿠르 시상식이 지난달 30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입상자 원아현·김하늘(피아노), 차단비(첼로), 이소정·신예은·이영만(클라리넷), 윤종빈 KT&G 홍보실장,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이사, 김요한 성악부문 심사위원장, 입상자 이지애·정철헌·이태종(작곡), 한예원·박누리·김석준·손상업·홍민기(성악). [사진 이대광 작가]

2020 중앙음악콩쿠르 시상식이 지난달 30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입상자 원아현·김하늘(피아노), 차단비(첼로), 이소정·신예은·이영만(클라리넷), 윤종빈 KT&G 홍보실장,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이사, 김요한 성악부문 심사위원장, 입상자 이지애·정철헌·이태종(작곡), 한예원·박누리·김석준·손상업·홍민기(성악). [사진 이대광 작가]

중앙일보·JTBC가 주최하고 KT&G가 후원하는 제46회 중앙음악콩쿠르가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다. 매해 봄에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연기됐고 바이올린이 빠진 피아노·작곡·클라리넷·첼로·성악 부문에서 열렸다. 총 참가자 311명 중 입상자는 17명. 이 중 1위 수상자 5명의 인터뷰 소감과 심사평을 소개한다.                    
  

제46회 중앙음악콩쿠르 수상자

제46회 중앙음악콩쿠르 수상자명단

제46회 중앙음악콩쿠르 수상자명단

영화와 춤 보며 음악을 이해하려 노력

차단비

차단비

첼로 1위 차단비
“악기만 잡고 연습하는 대신 오페라, 영화, 춤을 보면서 음악을 이해하려고 했다.” 차단비(21·사진)는 스페인계 프랑스 작곡가인 에두아르 랄로의 협주곡을 연주해 1위에 올랐다. 기교적 연습만 하는 대신 작곡가의 삶과 음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프랑스 영화와 스페인의 플라멩코 춤 영상을 보면서 연주의 감을 익혔다. 심사위원들은 “역동적이고 과시적 풍모의 표현으로 작곡가의 의도에 가장 근접했다”며 1위로 낙점했다.
 
지휘자인 아버지, 작곡 전공인 오빠와 함께 음악가 가족을 이루는 차단비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어려서부터 아침마다 푸치니 오페라가 우리를 깨웠다”고 기억했다. “첼로가 힘 있고 거대한 소리를 낼 때 특히 좋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무대에 올라 특유의 긴장감을 즐기는 순간이다.”  
 

추상적 질문을 구체적 음악으로

이지애

이지애

작곡 1위 이지애
이지애(27·사진)는 “답이 없어 보이는 질문에서 작곡을 시작한다”고 했다. 올해 중앙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곡 ‘솔립시스무스(Solipsismus)’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관계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 썼다. “자신 외의 타인 또한 내 의식 안에 존재한다고 믿는 유아(唯我)론에서 제목을 가져왔다”고 했다. 심사위원에게 “각 요소들이 잘 조직됐다. 오래 인상에 남을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현재 독일 바이마르 음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추상적인 것을 객관화하는 재미로 작곡을 계속하고 있다”며 “나만의 작곡기법을 개척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 연주할 때 소름 돋아

이소정

이소정

클라리넷 1위 이소정
이소정(22·사진)은 오케스트라의 단원을 꿈꾼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할 때 소름이 돋을 정도로 희열을 느꼈다. 특히 말러 교향곡 9번과 차이콥스키 5번에서 클라리넷의 연주 부분이 정말 좋다.” 초등학교 6학년에 클라리넷을 시작했고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으로 악기를 시작했는데 음색에 이끌려 계속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콩쿠르 결선에서는 슈포어의 협주곡 3번으로 1위에 올랐다. “다른 무엇보다 음악에 더 집중하자는 생각만 하며 연주해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 같다”고 했다. 명문 오케스트라의 수석 단원이 꿈인 그는 “암스테르담 로열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소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연기 공부가 노래하는 데 큰 도움

김석준

김석준

성악 1위 김석준
김석준(28·사진)은 25세에 연세대학교 성악과에 입학한 늦깎이 성악가다. “처음에는 방송 연출, 다음에는 연극배우를 하려다가 23세에야 성악으로 진로를 정했다”고 했다. “클래식 성악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도니제티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듣고 세상에 이렇게 맑은 음악도 있구나 하며 성악가가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부는 가장 낮은 음역인 베이스다.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할 때는 노래 속의 인물이 어떤 감정일까 철저히 분석해가며 준비했다. 특히 연극 연기를 공부할 때 익혔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음악의 길이 힘들어 보였는데 이번 콩쿠르 1위 수상이 노래를 포기하지 말라는 격려처럼 느껴진다.”
 

어려운 노래 이를 악물고 연습

한예원

한예원

성악 1위 한예원
한예원(22·사진)은 본선 무대에서 기교적으로 어려운 노래를 일부러 선택했다. R.슈트라우스 오페라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에 나오는 아리아 ‘위대한 공주님이시어’다. 고음, 어려운 기교가 반복해서 나오고 길이는 12분이 넘는다. “잘 부르면 효과가 좋을 것 같아 선택했는데 준비하면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노래였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본선 무대를 준비하며 방학도 반납하고 학교에서 연습을 계속했다고 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4학년인 한예원은 지난해엔 중앙음악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입상했다. “지난번 입상은 감사했지만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번에 이를 악물고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예년보다 작품 수준 향상…이제부터 음악성 기를 때 

부문별 심사평
 
◆작곡(심사위원장 황성호)=다른 해보다 작품 수준과 연주가 좋았다. 곡의 구성과 연출을 눈여겨 보며 심사했다. 1위를 한 ‘Solipsismus’는 심사위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고 2위에 오른 곡도 전통 악기가 같이 하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클라리넷(심사위원장 동준모)=본선 참가자들의 실력이 놀라웠다. 이제는 연습보다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들어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음악적 소양을 기른다면 세계적 연주자가 될 재목들이다.
 
◆피아노(심사위원장 이혜경)=93점 이상의 참가자가 없어 1위를 내지 못했지만, 본선 참가자들의 실력이 좋았다. 60분의 무대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효과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 응원을 보낸다.
 
◆첼로(심사위원장 윤영숙)=본선 참가자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달라 등위 매기기가 어려웠다. 연주자는 작곡가의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악보를 무심하게 각색해서는 안된다.
 
◆남녀 성악(심사위원장 김요한)=본선에서는 주관적 아름다움과 감동이라는 점에 중점을 두고 평가했다. 음악성 없이는 감동을 만들 수 없다. 입상자들이 자신의 깊은 음악 세계에 이르길 기원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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