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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9% 검진서 깜깜…‘내시경 매뉴얼’ 깐깐하게 지켜야

라이프 클리닉

58세 A씨는 지난해 직장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며 작은 폴립을 두 개 제거했고, 조직검사 결과 과증식 폴립이라 당분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정년을 앞둔 터라 회사에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검사를 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 건강검진에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신청했다. A씨는 1년 만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서 다시 작은 폴립을 한 개 제거했고, 조직검사 결과 전암 단계인 선종이라는 말을 들었다. A씨는 과연 작년에 받은 대장내시경 검사가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이 생겼다.
 

정기 검사, 암 위험 67% 줄이지만
장 정결 나쁘면 징후 놓칠 수도

5일 전부터 씨앗 있는 과일 등 금식
의사는 시간 들여 꼼꼼히 검사해야

종양성 폴립, 작아도 절제 바람직
뿌리 얕은 대장암은 내시경 치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대장암 위험이 줄어들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대장내시경 검사 중 발견되는 종양성 폴립(선종이 대표적)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을 3분의 2 정도 줄일 수 있다.
  
대장내시경, 정확 하지만 완벽하진 않아
 
그렇다면 대장 내시경 검사로 완벽하게 대장암을 발견할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꼬박꼬박 받는데도 대장암이 발생하는 경우를 ‘대장내시경 후 대장암’이라고 한다. 이는 최근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새로 대장암을 진단받는 환자의 9%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대장내시경 검사는 여전히 대장암 진단에 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검사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도 대장암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검사 중 대장암이나 전구 병변인 종양성 폴립을 놓치는 경우 ▶발견된 폴립의 불완전한 절제 ▶대장내시경이 맹장까지 삽입되지 않거나 장 정결이 불량한 경우 ▶빨리 자라는 종양 등이 대표적 원인이다. 이중 병변을 놓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서울성모병원 연구에 따르면 2014년 5월부터 2016년 2월까지 폴립 절제술을 위해 서울성모병원에 의뢰된 환자 147명의 절반에서 ‘직전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선종’이 폴립 절제술을 위한 대장내시경 검사 중 추가로 발견됐다. 이는 우리나라 대장내시경의 병변 간과율이 절대 낮지 않음을 의미한다.
 
A씨를 검사한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이번에 발견된 폴립이 선종이긴 하지만 1㎝ 이하이고 이형성도(조직학적으로 정상 세포와 얼마나 동떨어지게 변이했는지 나타내는 척도)가 낮은 데다 한 개만 있기 때문에 5년 뒤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A씨는 “1년 만에 또 폴립이 발견됐으니 내년에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의사는 작년 검사에서 장 정결이 매우 불량해 폴립이 잘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행히 이번 대장내시경 검사에선 장 정결이 잘 됐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꼼꼼히 검사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권고안 대로 5년 뒤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A씨는 작년 검사 때 전날 회식이 있어 늦게까지 음주와 식사를 했고 식이 조절도 따로 하지 않았던 것이 기억났다.
 
대장내시경은 자주 받을수록 안전할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부분의 경우 다량의 정결제를 복용해야 하는 불쾌한 검사이며 천공이나 출혈 같은 검사와 관련된 합병증 발생 위험이 있다. 병변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얼마나 자주’보다 ‘얼마나 꼼꼼히’가 더욱 중요하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의사는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꼼꼼히 검사를 시행하고, 환자는 장 정결을 잘 준비해야 한다. 장 정결이 불량하면 대장내시경 삽입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은 편평한 병변이나 함몰된 병변 등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종양성 폴립이 발견되면 의사는 가급적 병변을 완전히 절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필자는 5㎜ 정도의 작은 폴립도 겸자(조직검사 시 사용하는 집게 모양의 의료기구)를 사용해서 제거하는 것보다 올가미를 사용하는 것이 완전 절제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지에 보고했다.
 
정확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쉽게 받는 검사가 아닌 만큼 한 번 받을 때 제대로 준비해서 잘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장 정결을 잘하는 것이다. 특히 이전에 장 정결이 좋지 않았거나 평소에 변비가 있었던 환자, 고령, 비만·당뇨·뇌졸중·파킨슨병 환자 등은 장 정결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대장내시경 검사일이 잡히면 5~6일 전부터 씨앗이 있는 과일이나 채소 등은 먹지 말아야 한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거친 채소류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장 정결제는 종류에 따라 복용 방법이 다르지만 검사가 오전이라면 용액을 전날 저녁 및 당일 아침 일찍 나눠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장내시경 외에 다른 검사가 없다면 검사 당일 이온음료나 사과 주스처럼 맑은 음료는 검사 2시간 전까지 섭취가 가능하다.
  
검사 결과 자세히 물어보고 기록해둬야
 
검사를 마친 후 결과를 들을 때는 담당 의사에게 내시경이 맹장까지 잘 삽입됐는지, 장 정결은 잘 됐는지, 절제한 폴립의 크기와 조직검사 결과는 어땠는지, 다음 대장내시경 검사는 언제쯤이 적절한지를 물어보고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대장암도 대장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대장내시경 치료기기 및 술기의 발전으로 이제 대장에 발생한 종양은 아무리 크기가 커도 제거할 수 있다. 다만 대장벽에 일정 깊이 이상 침윤하지 않았을 때만 가능하다. 이는 대장암이 대장벽에 깊이 침윤하기 시작하면 림프샘 전이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증상에 상관없이 정해진 간격을 두고 장 정결을 잘한 상태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꼼꼼히 받는 것이다.
 

이보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1993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연수했다. 대장암 용종, 크론병, 장베체트병, 궤양성 대장염 등이 전문분야다. 미국소화기학회 장학금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한장연구학회 학술위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내시경기기·스텐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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