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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 대신 영화를 만들다…파리지앵을 놀래킨 정욱준의 '서울서울'

코로나 19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패션쇼도 비대면으로 열리고 있다. ‘디지털 파리 패션위크’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밀라노 디지털 패션위크’가 14일부터 17일까지 열렸다. 오프라인에서 모델이 옷을 입고 등장하는 패션쇼가 아닌, 온라인에서 공개되는 디지털 영상물이 패션쇼를 대신했다.  
 

[코로나 시대의 패션쇼② 단편 영화형]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는 디지털 세상에서 패션 디자이너들은 저마다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다. 디자이너 스스로 이야기꾼이 되어 자신의 컬렉션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한 편의 단편 영화 같은 영상물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한다. 한 계절의 옷을 새롭게 제안하기 위해 디자이너가 쏟아부은 창의력을 어떤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는지, 이번 디지털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패션쇼를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해 소개한다. 두 번째는 필름 형식이다.  
'준지'의 2021 봄여름 컬렉션 패션 필름 'seoulsoul'. 준지의 새로운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서울의 곳곳을 런웨이 삼아 걷는다. 사진 준지 영상 캡처.

'준지'의 2021 봄여름 컬렉션 패션 필름 'seoulsoul'. 준지의 새로운 컬렉션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서울의 곳곳을 런웨이 삼아 걷는다. 사진 준지 영상 캡처.

 

도시를 배경으로 브랜드 정체성 녹여

정욱준 디자이너가 이끄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 ‘준지’는 ‘디지털 파리 패션위크’에 참여, 지난 11일 오후 7시(한국 시각) 파리 패션위크 채널 및 공식 유튜브‧인스타그램을 통해 2021년 봄여름 컬렉션 영상을 공개했다.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약 7분간의 패션쇼다.  
 
높이 솟은 잠실 롯데 월드 타워와 아파트를 배경으로 힘차게 걷는 모델이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한 이번 필름에는 시청과 북촌한옥마을, 서울역과 덕수궁, 광화문 등 서울 곳곳의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최첨단 도시면서도 옛것들이 혼재한 독특한 서울만의 풍경이다.  
 
옷을 실물로 볼 수 없다는 점은 디지털 패션쇼의 약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필름 형식의 영상은 아름답고 감각적이지만 옷의 세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보통 필름 형식의 패션쇼를 선보인 디자이너들은 옷의 세부보다는 컬렉션 전체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곤 한다. 하지만 준지의 영상은 시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간중간 옷이 잘 보이도록 느린 화면으로 영상을 처리하는 등 세심한 연출을 더해 옷을 보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발망’은 파리의 센강을 배경으로 2020-2021 오뜨 꾸뛰르(맞춤복) 컬렉션 영상을 공개했다. 프랑스의 싱어송라이터 이즐트(Yseult)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활기찬 분위기의 영상으로, 센강 위를 누비는 보트 위에서 여러 명의 모델과 발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텡이 작은 공연을 펼치는 형식이다. 젊음과 에너지, 기쁨 등이 느껴지는 긍정적인 분위기의 영상은 옷을 자세히 보여주기보다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파리의 센 강을 배경으로 미니 콘서트 형식의 필름을 선보인 '발망'. 사진 발망 공식 인스타그램

파리의 센 강을 배경으로 미니 콘서트 형식의 필름을 선보인 '발망'. 사진 발망 공식 인스타그램

 

심오한 예술 영화 같은 패션 필름

오프라인 패션쇼에선 구현할 수 없는 정제된 스타일의 영상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디올’은 이탈리아 출신 영화감독 마테오가로네와 함께 2020-2021 가을‧겨울 오뜨꾸띄르 컬렉션 영상을 공개했다. 장인들이 만든 맞춤복이 인형 크기의 마네킹에 입혀지고, 이는 곧 커다란 여행 가방에 담긴다. 동화 속에 등장할 법한 우거진 숲에서 같은 옷을 입은 병정이 트렁크를 들고 이동하면서 숲에 사는 생명체들에게 옷을 나눠준다. 님프와 인어 등 서양 신화에 등장할 법한 초현실적인 요소들이 어우러지는 영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관이다.  
황홀한 이야기와 독창적 이미지로 영상 자체의 예술성을 극대화시킨 '디올'의 2020-2021 가을겨울 오뜨 꾸뛰르 컬렉션 영상. 사진 디올

황홀한 이야기와 독창적 이미지로 영상 자체의 예술성을 극대화시킨 '디올'의 2020-2021 가을겨울 오뜨 꾸뛰르 컬렉션 영상. 사진 디올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도 예술적인 영상 공개 대열에 합류했다. 2021 봄‧여름 컬렉션 영상의 제목은 ‘절대 일어나지 않은 쇼’. 프라다의 수장인 미우치아 프라다가 창조한 하나의 컬렉션을 유르겐 텔러, 터렌스 낸시 등 다섯 명의 아티스트가 각각 재해석한 영상이다. 단순하고 미니멀한 의상들을 선보인 이번 프라다 컬렉션은 다섯 아티스트의 시선이 더해져 각각 특별한 문법으로 재해석됐다. 지난 14일 오후 2시(현지 시각) 공개된 도합 10여 분의 다섯 개 영상은 유튜브에서 24일 기준 약 111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다소 파격적인 스타일의 영상으로 ‘기괴하다’ ‘공포영화 같다’는 평도 있지만 ‘코로나19라는 이상하고 극적인 시대를 은유하는 현대 예술’이라는 평도 눈에 띈다.  
한 컬렉션을 본 다섯 명의 예술가가 재해석한 각각의 필름을 연이어 공개한 프라다. 사진 프라다 공식 인스타그램

한 컬렉션을 본 다섯 명의 예술가가 재해석한 각각의 필름을 연이어 공개한 프라다. 사진 프라다 공식 인스타그램

옷보다는 실험이 중요해

패션 필름이지만 옷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 필름도 있다. 프랑스 브랜드 ‘루이 비통’ 남성복의 2021 봄‧여름 컬렉션 영상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친구들과 Zoooom의 모험’이라는 제목의 약 3분 길이 영상으로 실사 배경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어우러져 유쾌한 분위기를 그려낸다. 물론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입은 옷이 루이 비통 신제품이지만, 실사가 아니기에 옷의 형태나 질감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귀여운 감성으로 완성된 영상물에 시청자들은 대부분 호감을 표하고 있지만, 간혹 ‘옷은 어디 있나’ ‘이것이 패션쇼인가, 혼란스럽다’ 등의 반응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영상 자체의 인기는 높은 편이다. 지난 10일 공개된 영상은 25일 기준 유튜브에서 조회수 340만회 이상, 인스타그램 TV에서 조회수 12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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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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