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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맨 자처·경쟁사 회동 정례화…달라진 대기업 총수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연합뉴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대기업 총수들이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두 손을 맞잡고 협력을 도모하고, 총수들 간 회동도 정례화하는 모습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협력 도모, 기업간·조직간 연대감 강화

글로벌 비상 경영 속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행보가 단연 돋보인다. 정 부회장은 최근 2개월여 동안 3명의 대기업 총수와 회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두 차례나 만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협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5월 삼성SDI 천안 사업장을 찾았던 정 부회장은 지난 21일 이 부회장 등을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핵심 센터인 남양연구소에 초대하며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적으로 지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격화되면서 국내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이 자국보호무역주의 카드를 꺼내면서 자유무역주의에 금이 가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도 기업 간 협력을 위기 극복을 위한 뉴노멀의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런 글로벌 정세를 타파하기 위해 ‘연합전선 구축’을 택한 뒤 미래를 대비하는 선제적인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지난 21일 정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현대차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함께 시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와 삼성이 비단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분야까지도 폭넓은 논의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5월 최초 회동에서는 기존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논의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만남에서는 미래 차 전반의 협력을 도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차세대 친환경차와 미래 모빌리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도 전장(전자장치)부품 생산을 4대 신성장 사업으로 꼽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아직 삼성이 퀄컴 등에 뒤처져 있다. 현대차로선 빼어난 반도체 기술력을 지닌 삼성을 파트너로 삼아 미래 차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성 역시 세계 완성차 시장 5위 업체인 현대차에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2025년 전기차 100만대 판매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전기차 분야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는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다. 이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영업맨’을 자처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며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선점을 위해 개인적인 ‘핫라인’을 이용해 정 부회장을 초청하는 등 ‘영업맨’을 자처했다.  
 
4대 그룹 총수들은 뉴노멀 시대에 경영 위기 타파를 위해 기업 간 협력뿐 아니라 임직원 및 국민들과의 연대감도 중시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서산의 특산물인 ‘육쪽마늘’을 직접 구입하며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또 지난 13일엔 사내 방송에 출연해 ‘라면먹방’을 선보이는 등 친근함을 드러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회장님’이라는 호칭을 거부하며 임직원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총수들은 ‘영업맨’처럼 직접 발로 뛰면서 기업 간 협력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직 내 연대감 형성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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