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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가 띄운 세종 집값···"6억 비싸다더니 8억 아파트 사겠다더라"

세종시 전경. [중앙포토]

세종시 전경. [중앙포토]

 
 23일 오후 세종시 도담동의 공인중개사무소. 매수자에게 전화를 받은 공인중개사 A씨가 “정말 8억원에 거래하실 건가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했다. 통화를 마친 A씨는 “2주 전에 6억8000만원에 나온 34평(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도 비싸다고 고민하시던 분”이라며 “행정수도 발표 이후 도담동 아파트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수자가 1억2000만원이나 더 비싼 같은 아파트 매물을 사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발언에 도담동·새롬동 호가 1~2억 올라
집 주인 매물 거두고, 상승장 기대
주요 지역 외 평균 시세 5000만원 정도 상승
부동산 업계 "규제 하더니, 호재만 덜렁 던져놔"

 
 A씨가 계약을 진행한 6억8000만원 짜리 매물은 지난 20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행정수도 이전 발언 이후 매수자가 거둬들였다. A씨는 “행정수도 이전 발표가 오히려 세종시 부동산 거래에 찬물을 끼얹은 측면도 있다”며 “정부가 각종 규제는 강화하고 여당이 덜렁 호재만 던져놓은 꼴이 되면서 호가는 올라가고 매물은 확 줄었다”고 전했다. A씨는 “집 주인이 마음을 바꿔 2000만~3000만원씩 가격을 더 올릴 게 걱정된다”고 했다.
 
 여권에서 행정수도 이전론이 쏟아지면서 세종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세종시 도담동과 새롬동 등 일부 지역에서 집주인이 호가를 1억~2억원씩 올리고 있다.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세종시 새롬동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매물로 나온 아파트 전단이 붙어있다. 최종권 기자

세종시 새롬동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매물로 나온 아파트 전단이 붙어있다. 최종권 기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도램마을 H아파트는 지난 6월까지 8억4000만~8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99㎡(39평) 아파트가 지난 5일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공인중개사 B씨는 “현재 이 아파트 호가는 층수에 따라 다르지만 11억~12억원에 달한다”며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가격을 내려서라도 팔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새롬동의 T아파트 전용면적 98㎡(39평)는 지난 6월 27일 11억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현재 호가는 12억7000만원에서 13억원 수준에 나와있다. 3주 만에 최대 2억원 정도가 오른 가격이다.
 
 세종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새롬동과 도담동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대부분 호가가 5000만원 정도 올랐다. 세종시 보람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수도 이전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이후 세종시 전체 아파트 호가만 평균 5000만원 정도 오른 것 같다”며 “집을 팔려고 내놓은 사람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람동 S아파트는 전용면적 59.6㎡(25평형)가 7억~8억원, 84.3㎡(34평형)가 10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세종시 종촌동 한 공인중개업소에는 22일 하루에만 수십 건이 넘는 거래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이 지역공인중개사 C씨는 “당장 어제오늘 시장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아파트 매수 문의는 꾸준한 편으로 오히려 내놓은 매물을 팔지 않겠다고 취소한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행정수도 이전 현실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새롬동의 공인중개업소 D씨는 “매수 문의가 쏟아지는 데 반해 7·10 부동산대책 전후 간혹 나오던 매물들이 이제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22일 세종시 국회 예정 부지에 고라니들이 먹이를 먹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청와대·국회 등 세종시 이전 찬반을 조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전 찬성'은 53.9%, '이전 반대'는 34.3%, '잘 모름'은 11.8%로 조사됐다. [뉴스1]

22일 세종시 국회 예정 부지에 고라니들이 먹이를 먹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청와대·국회 등 세종시 이전 찬반을 조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전 찬성'은 53.9%, '이전 반대'는 34.3%, '잘 모름'은 11.8%로 조사됐다. [뉴스1]

 
 다만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관련 문의가 늘고는 있지만 즉각적인 시장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많았다. 김동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은 “7·10 부동산대책 후 매수 심리가 관망세로 꺾인 데다 매도 계획을 가졌던 이들도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돌아섰다”면서 “정치권에서의 말 한마디에 요동칠 환경은 아니다. 논의가 구체화하는 단계로 접어들어야 시장에 반응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시민은 수도 이전 논의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세종시민 김영자(52)씨는 “수도 이전 얘기는 과거에도 있다가 사그라진 적이 있어서 시민들이 크게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며 “수도 이전 주장이 나오기 전에도 세종 국회의사당 설치 추진 등으로 세종시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올랐다”고 했다. 주민 이모(38)씨는 “집값이 오르는 만큼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재산세 등 세금 부담이 커져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며 “가격이 이런 식으로 껑충 뛰어올라서 평수를 넓히거나, 다른 동네로 이사도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최종권·김방현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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