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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왜곡' 논란 정치드라마 ‘출사표’ 뚜껑 여니 시청률 2%

KBS 드라마 '출사표' 포스터. [중앙포토]

KBS 드라마 '출사표' 포스터. [중앙포토]

결국 ‘용두사미’처럼 됐다. KBS 드라마 ‘출사표’의 행보다.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2~3%대의 낮은 시청률을 전전하고 있다. 22일 방영된 7회는 3.0%를 기록했다. 배우 박성훈과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나나를 투톱으로 내세운 이 드라마는 스타급 출연진이나 막대한 제작비와 같은 화제 요인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사표’가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은 드라마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 때문이다. 임시직을 전전하는 여주인공 구세라(나나)의 구의회 진출을 다루면서 보수정당 인물들이 부정적으로 묘사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방영전 공개된 드라마 홈페이지에서 애국보수당 소속 정치인은 ‘그릇되고 부당한 부동산 재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단순무식 좌우명’ 등으로 소개됐다. 여기에 심장양ㆍ장하운ㆍ시단규 등 애국보수당 의원의 이름이 한나라 때 간신의 대명사인 ‘십상시’의 장양ㆍ하운ㆍ단규에게서 따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반면 ‘다같이진보당’ 관련 정치인은 ‘해직기자 출신 정치 엘리트’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출마한 전직 경찰’ 등으로 등장해 비교가 됐다.  
드라마 '출사표'의 주인공 박성훈과 나나. [사진 KBS]

드라마 '출사표'의 주인공 박성훈과 나나. [사진 KBS]

 
이는 야당의 반발을 불렀다. 미래통합당은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허황된 구도를 설정했다”며 “KBS가 드라마마저 정권 프로파간다에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제작진은 ‘두 정당 모두 풍자의 대상’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지난달 30일 “(‘출사표’의) 예고편을 본 사람들이 ‘그것 참 신통한 영화’라고 극찬했다”며 논란을 부추겼다.
 
이같은 ‘출사표’의 궤적은 지난해 MBC 드라마 ‘이몽’와 데칼코마니 같다는 시각도 있다. 
‘이몽’은 지난해 MBC가 ‘3ㆍ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작’이라며 20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야심작이었다. 
이 작품도 정치적으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놓고 논쟁이 뜨거웠던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다. 야당에선 “이 정부에서 김원봉에 서훈을 안기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은 보훈처를 넘어 방송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인 2015년 영화 ‘암살’을 본 뒤 “약산 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술 한 잔을 바치고 싶다”고 페이스북에 남긴 적이 있다. 반면 야당은 약산 김원봉이 해방 후 월북해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전력을 들어 서훈을 반대했다.  
 
MBC 드라마 '이몽' [사진 MBC]

MBC 드라마 '이몽' [사진 MBC]

논란이 거세지자 당시 ‘이몽’의 제작진도 제작발표회에서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투영시켜 드라마에 녹였다”며 “김원봉 드라마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논란 끝에 베일을 벗은 ‘이몽’은 5~6%대의 시청률을 맴돌다가 별다른 화제를 남기지 못한 채 종영됐다.  
 
두 작품 모두 시작 전 화제성에 비해 작품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출사표’는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정치풍자든 로맨틱코미디든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나나 등 주연 배우의 호연과 구의회라는 설정은 신선했는데, 기존 정치인들을 모두 ‘정치꾼’으로 몰고가고 새로운 인물이 갑자기 나타나 기존 판을 뒤엎고 좌충우돌한다는 전개가 다소 식상하다”고 말했다. 
 
‘이몽’ 역시 다양한 독립투사들의 갈등과 ‘이몽(異夢)’을 입체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독립투사와 일본 경찰의 쫓고 쫓기는 문법에 그쳐 기존 작품과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출사표’의 경우는 차라리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됐던 ‘미투’나 부동산 문제, 학력 위조 등을 제대로 풍자했으면 화제성을 이어갔을텐데, 새롭지 않은 정치 이야기만 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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