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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 연예 기사 댓글 전면 폐지하자 벌어진 일

[출처: 셔터스톡]

 

[파커’s Crypto Story] IT의 등장은 산업혁명만큼이나 사회의 모든 것을 근원적으로 바꿔놨습니다. 커뮤니티 역시 송두리째 변했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시대의 뚜렷한 특징 중 하나를 ‘댓글 문화’로 꼽습니다. 누군가 웃긴 글을 올릴 때 공감의 댓글이 더해지면 그 영향력이 한층 커집니다. 특정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이 커뮤니티에 업로드 될 경우, 댓글은 여론조성에 힘을 더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댓글의 매력 때문에 글이 아니라 댓글만 확인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악플’이라는 단어도 온라인 커뮤니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생겨났습니다. 그렇게 댓글은 공감과 지지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누군가를 상처주는 용도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방송 노출이 잦음과 동시에 대중들에게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예인 관련 기사 악플은 사회의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실질적인 종지부를 찍은 포털 사이트는 다음이었습니다. 그동안 댓글실명제 등의 여러 방안이 나왔으나, 막상 실현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교착 상태에 대해 다음은 2019년 10월 ‘연예 섹션 뉴스 댓글 잠정 폐지’를 선언했습니다. 이어서 2020년 2월에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했습니다. 이후 네티즌들에게 마지막 보루로 인식됐던 네이트조차 7월 7일부로 연예 섹션 댓글을 폐지하면서,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의 연예 뉴스 댓글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댓글 전면 폐지 이후…악플은 없어졌을까    

연예 뉴스 댓글 전면 폐지로 악플이 정말 없어졌다면, 비록 ‘선플’까지 같이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나쁜 평가를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연예 뉴스 댓글 폐지 이후의 상황입니다. 연예 뉴스에 더 이상 댓글을 남길 수 없게 되자, 많은 네티즌들이 주제와는 상관없는 기사에서 연예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테면 내일 날씨를 전하는 뉴스에서 “연예 기사 댓글을 막아놔서 답답하다”, “오늘 연예인 000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답답해서 여기서 이야기한다” 등의 댓글이 베스트댓글을 차지하는 식이었습니다. 물론 해당 댓글들은 악플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주제와 관련이 없는 댓글이 상위권으로 계속 올라오게 되면, 그 자체로 현행 커뮤니티 시스템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일부 댓글에서는 악플이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계속되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앞선 댓글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도 계속 연예 뉴스 댓글이 차단됐으면 좋겠다. 댓글 폐쇄가 관심도 증가 측면에서 오히려 연예인들한테 독이 되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이참에 연예인들이 다 망했으면 좋겠다”는 식의 비꼬는 댓글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포털 사이트의 모든 뉴스 댓글을 차단할 경우 문제가 해결될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현재 포털 사이트 외에도 순수 커뮤니티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국내 사이트들이 많습니다. 만약 포털 사이트 뉴스 전체 영역에 대한 댓글 폐쇄가 이뤄지면,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답답함을 쏟아낼 것입니다. 이미 연예 섹션 댓글 폐쇄로 인해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 되고 있죠. 뿐만 아니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폐쇄를 단행해도 해외 사이트라는 보루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결국 댓글 작성 원천 차단은 단점을 온전히 봉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댓글 장점마저도 희석시킨 조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능성까지 봉쇄한 규제는 정답이 되기 어렵다

댓글 폐지 관련 이슈에서 파생된 규제 방향성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암호화폐 규제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국내에서 암호화폐 규제가 직접적으로 처음 언급됐던 때는 2017년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했던 것은 2018년 초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의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에 정부 부처 간 이견 없었다” 발언이었습니다. 당시 거래소 폐지에 대해 실제 부처 간 합의를 하지 않았음에도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다른 사실을 발표해 논란을 빚기도 했죠.

 

중요한 것은 해당 발언이 실제 부처 간 합의를 거쳤더라도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입니다. 거래소의 규제 기준은 어디까지나 재무건전성·합법 범위 내에서의 실적 등이 기초가 돼야 합니다. 그런데 암호화폐 거래소면 무조건 다 폐쇄시켜야 한다는 건 악플이 문제니까 댓글 자체를 다 없애버려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정부는 관심을, 업계는 신뢰를

물론 2017년의 열기가 식은 이후 ‘전면 규제’ 논의는 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가능성까지 함께 봉쇄할 수 있는 규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다가오는 암호화폐 과세 문제나 특금법 시행에 있어서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 속의 ‘신산업’ 테마 중 하나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편견없는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는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만 제도권에서 이러한 관심이 형성되려면 업계가 신뢰를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긍정적으로 보려고 해도 부정적 사건만 부각된다면 해당 산업을 좋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업계 내부에서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 노력하고 자체 기술과 거버넌스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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