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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성비위도 공익신고자로 보호…정치인 시절 잊어달라"

전현희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전 위원장은 국민 통합과 사회적 갈등을 풀고 치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전현희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전 위원장은 국민 통합과 사회적 갈등을 풀고 치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개정된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앞으로는 성추행 비위를 신고할 경우 공익신고자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법 시행 전에라도 신고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착수하겠습니다.”

전현희 신임위원장 인터뷰
"힐 버리고 운동화 신었다, 그래도 미용실 못갈 정도로 시간이 부족하다"
"성 비위 신고 마음 놓고 할 수 있게 변호사가 대신하는 장치 늘리고
현 정부에 민감한 신고라도 뒷순위로 처리 미루지 않겠다"

 
전현희(56ㆍ사진)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은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공직자) 성비위 문제 등에 관심을 확대하겠다”며 이처럼 말했다. 전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상 식사ㆍ선물ㆍ경조사 비용 상한액을 더 올리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취임한 그를 정부서울청사 정부합동민원센터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과거 권익위 관련 활동을 한 적이 없다. 2017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직능특보단장을 맡았는데, 낙하산 인사(보은 인사) 아닌가.
“권익위는 국민의 고충과 민원을 해결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또 권리 구제를 돕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권익위 소속이다. (제가 관여한) 공익 소송이나 사회적 갈등해소 성과, 정무감각을 두루 평가받아 임명된 것으로 안다.”
 
(※전 위원장은 치과 의사, 공익소송 변호사 등을 거쳐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3년 혈우병 치료제 피해자 소송을 맡았고, 2년 전에는 택시-카풀업체 간 갈등 중재역을 맡았다.)
  
위원장은 보건의료 전문가 아닌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내심 더 원했을 것 같은데.
“의료인(치과의사) 출신이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한 건 맞다. 내심 ‘만약에 (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해준다면 열심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웃음) 직책이라는 것, 특히 장관급의 경우 임면권자가 다양한 고민 끝에 지명하는 것이다. 권익위원장은 소명감으로 할 수 있는 정말 훌륭한 자리다.”
 
최근 다양한 종류의 공직자 비위가 이어지는데.
“그 간 권익위는 뇌물 수수 감시 등 반부패 활동에 집중해왔다. 앞으로는 성비위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에 관심을 확대하겠다. 개정된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11월 시행된다. 성 추행 등이 신고대상 비위에 들어간다. 개정 법률 시행 이전에라도 신고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만들겠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변호사가 피해자를 대신해 신고할 수 있는 장치도 확대하겠다.”
 
(※새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비위 행위, 즉 신고할 수 있는 ‘공익 침해 행위’의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성폭력처벌법 위반 행위도 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성폭력 고발자도 공익신고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게 된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A씨를 어떻게 부를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A씨는 피해 호소인인가, 피해자인가.  
“일단은 (A씨가)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고소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아픔과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명래 환경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정 총리, 전현희 권익위원장, 문성혁 해수부 장관.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명래 환경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정 총리, 전현희 권익위원장, 문성혁 해수부 장관. 연합뉴스

 
권익위에 현 정부에 불리한 신고가 들어온다면.(※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권익위 업무가 정치권과 충돌 지점이 있을 수 있다. 직원들에게 소신대로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만약 정치적 외풍이 분다면 위원장이 막겠다.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출범해도 마찬가지다. 권익위 쪽에 제보ㆍ신고가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현 정부에) 민감한 내용이라도 뒷순위로 미루지 않겠다.”
 
현 정권과 국민의 권익이 대립하는 상황이 생기면.
"양자가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가 생기면) 당연히 국민 쪽에 서겠다."
 

사회 갈등지수가 점점 높아지는데.  
“권익위에 ‘국민생각함’이라는 소통 창구가 있다. 이를 활용해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제도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린벨트 해제 문제나 설악산 케이블카 문제 같은 갈등이 발생하면 국민에게 물어 의견을 수렴한 뒤 권익위가 선제적으로 제도 개선책을 낼 수 있다.”
 
청탁금지법 상 상한선(3ㆍ5ㆍ5, 식사 가액 3만원ㆍ선물 비용 5만원ㆍ경조사비 5만원)을 유지할 것인가.  
“3ㆍ5ㆍ5가 안착되고 있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88%가 ‘만족’을 표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민 경제가 너무 어렵다. 만약 경제부처에서 식사ㆍ선물 상한선을 올려달라는 요청이 온다면 국민 여론을 수렴해 검토하겠다.”
  
경찰 옴부즈만 성과는 어떤가. 검찰 옴부즈만은 왜 도입하지 않고 있나.
“권익위 내 경찰 옴부즈만은 수사절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 행위 등에 대해 견제·감시 역할을 한다. 지난 2006년 설치돼 2만3000건의 관련 민원을 처리했다. 하지만 검찰수사 단계의 경우 국민이 호소할 수 있는 옴부즈만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말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도입을 권고했다. 현재 법무부와 협의 단계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전현희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은 전 위원장의 모친인 김명순 씨.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전현희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은 전 위원장의 모친인 김명순 씨. 연합뉴스

 
공공부문 채용비리 조사결과는.
“권익위는 매년 공공부문의 채용비리를 전수조사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적발사례를 보면, 능력은 부족한데 연고로 뽑힌다든지 등 비리 유형이 다양하다. 곧 발표할 예정이다. 상당수가 적발된 것으로 안다.”   
 
현안이 뭔가.
“부패방지권익위법의 국회 처리다. 권익위를 반부패 컨트롤타워로 제역할을 하려고 조직을 개편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안에는 현재 권익위 안의 행정심판위원회를 법제처로 옮기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권익위 기관 명칭도 ‘부패방지국민권익위원회’로 바꾸게 된다. 또 공직자가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을 막는 이해충돌방지법 처리도 시급하다.”
전현희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은 뒤 운동화를 신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전현희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은 뒤 운동화를 신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상선 기자

 
전 위원장은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며 “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전 위원장은 1주택자다. 권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다. 그는 “지금 당장 청문회를 해도 문제없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 패션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취임 후 미장원에 간 적이 없다. 힐을 버리고 운동화로, 핸드백 대신 가방이나 백팩으로 바꿨다.  쉴새 없이 뛰어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정치인 전현희’는 잊어달라고 한다. 인터뷰 후 국회로 향했다. 
 
글=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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