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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매뉴얼대로 vs 감성 서비스…두 특급호텔의 차이

기자
이준혁 사진 이준혁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40)

 
외식업은 사람 중심 사업이다. 고객이 존재하고 경쟁력 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조리사가 있고 그것을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서비스 인력이 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음식업의 중요한 자산이다.
 
국내 특급호텔의 대표 격인 S호텔과 H호텔의 서비스는 같은 듯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S호텔은 국내 자본으로 만들어지고 경영도 전부 국내인력으로 운영되는 특급호텔로 철저한 서비스 매뉴얼에 따라 서비스한다. 고객을 만났을 때 15도의 목례인사, 감사를 표할 때는 30도, 컴플레인이 발생해 사과할 때는 45도로 머리를 숙이고 인사한다. 어서 오십시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주문하신 00 요리입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등 서비스 매뉴얼대로 반복적인 접객용어만 사용한다.
 
호텔이 정한 서비스 매뉴얼도 중요하지만,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는 마음이 들도록 감성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고객 배려를 서비스업의 본질로 삼고 교육하는 H호텔의 서비스를 눈여겨볼만하다. [사진 pixabay]

호텔이 정한 서비스 매뉴얼도 중요하지만, 고객을 먼저 생각한다는 마음이 들도록 감성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고객 배려를 서비스업의 본질로 삼고 교육하는 H호텔의 서비스를 눈여겨볼만하다. [사진 pixabay]

 
반면 외국계 브랜드를 사용하고 호텔 경영진도 외국인이 파견돼 운영되고 있는 H호텔은 철저하게 감성서비스를 지향한다. 외국인 고급 기술인력이 6개월 이상 호텔에 상주하는 장기 투숙객이 밤새 감기에 걸려 아침 조식을 하러 커피숍에 들어서면 S호텔은 언제나 똑같이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요”를 외치지만 H호텔 리셉션 직원은 단골이 많이 아픈 것을 알고 어디가 아프냐 걱정하며 뜨거운 수프를 먼저 가져다주고 호텔 내 병원으로 달려가 감기약을 가지고 온다.
 
비를 엄청 맞고 식당에 들어서는 고객을 본 S호텔 직원은 “안녕하십니까, 어서오십시요”라고 인사를 건네지만 H호텔 직원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손수건을 먼저 건네며 우선 비를 닦도록 한다. 커피를 한잔 서빙할 때도 S호텔 직원은 “실례합니다, 주문하신 커피입니다, 맛있게 드십시오”라며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만 H호텔 직원은 커피 받침대를 살짝 돌려 손님 앞으로 조금 더 가깝게 밀면서 “좋은 시간 되십시요”라고 서빙한다.
 
커피잔을 조금 더 고객 가까이 밀면서 서비스하는 것은 고객의  편림함을 위해 더 가까이 서빙하는 직원의 배려심을 무언으로 느끼는 ‘휴먼 터치(Human Touch)’의 순간이 된다.
 
6개월이나 매일 대하는 고객이 밤새 감기로 아픈데도, 비를 잔뜩 맞고 들어오는데도 ‘안녕하십니까’만 외치면 고객이 감동하겠는가? 호텔이 정한 서비스 매뉴얼도 분명 중요하지만,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들게 끊임없이 감성 서비스를 가르쳐야 한다. 고객에 대한 배려를 서비스업의 본질로 삼고 교육하는 H호텔의 감성서비스를 대형 호텔이든 작은 식당을 운영하든 경영자는 본받아야 한다.
 
제대로 된 음식을 양심적인 가격으로 만들어내고 주인이 잘되기만 바라는 마음으로 자기 매장처럼 최선을 다해 고객을 대하는 직원이 존재하는 한 그 가게는 망할 수가 없다. [사진 pixabay]

제대로 된 음식을 양심적인 가격으로 만들어내고 주인이 잘되기만 바라는 마음으로 자기 매장처럼 최선을 다해 고객을 대하는 직원이 존재하는 한 그 가게는 망할 수가 없다. [사진 pixabay]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 구성원 모두가 고객에 대한 배려심을 가질 수 있게 주인과 종업원 간에도 상호 존중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회사 경영진이 직원에게 막말을 퍼부어 회사 존립 자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른 몇몇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위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원은 종이 아니다. 직원의 만족이 없으면 고객에게 제대로 된 감성서비스를 할 수가 없다. 맨날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주인이 잘되라고 최선을 다해 고객을 대하는 직원은 없다.
 
김영삼 정부에서 경호실장을 역임한 박상범 실장은 ‘10·26 궁정동 사태’ 때 다른 경호원들과 함께 식당에서 저녁을 먹던 중 중앙정보부 직원이 쏜 총알에 4발의 관통상을 당했지만 확인사살을 유일하게 모면해 극적으로 살아남은 인물이다. 신입직원 시절부터 몸에 밴 겸손과 다정한 성품을 가진 박 실장은 중정을 들락거리면서도 항상 말단 경비직원에게도 따뜻한 말을 건네고 존대어를 쓰고 인격적으로 대했다고 한다. 확인 사살을 하러 온 경비원이 박 실장을 발견하고는 차마 쏘지 못하고 바닥에다 총을 쏘고 그냥 나가는 바람에 목숨을 건진 것이다.
 
명함의 무게로 사람을 대하지 않고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도 항상 측은지심을 가지고 존중하며 따뜻하게 대한 그의 성품과 말 한마디가 목숨이 오가는 절박한 순간에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 죽음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측은지심은 불쌍한 마음이 아니다. 배려하는 마음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생각하는 베풂의 마음이다.
 
자기 가게를 위해 하루 열두시간씩 일하는 직원을 단지 종업원으로만 대하는 마음으로는 그들을 최고의 직원으로 만들 수 없다. 제대로 된 음식을 양심적인 가격으로 만들어내고 주인이 잘되기만 바라는 마음으로 자기 매장처럼 최선을 다해 고객을 대하는 직원이 존재하는 한 그 가게는 망할 수가 없다. 가게를 성공시키려면 최일선에서 고객을 대하고 있는 직원의 입장에 서서 말 한마디도 다정하게 건네고 배려해야 한다. 그러면 그 마음이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달된다.
 
내가 하기 싫은 건 남도 하기 싫고 내가 듣기 싫은 건 남도 듣기 싫다. 인적서비스에 의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서비스업의 제일 중요한 자산인 직원의 만족 없인 성공할 수가 없다. 관리하려 들지 말고 리더해라. 관리는 매뉴얼이고 리더는 감성이다.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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