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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벌레 떼 습격에 "으악"···등산객 비명 울려퍼지는 서울 봉산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나타난 대벌레. 왕준열 기자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나타난 대벌레. 왕준열 기자

“나뭇가지가 왜 널려있지 하고 봤더니 다 벌레더라고요. 정자에 주렁주렁 달린 것 좀 봐” - 등산객 곽모(42)씨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등산로 여기저기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이 곤충의 정체.

[애니띵]여름철 벌레 떼의 습격

 
나뭇가지 아니냐고요? 대벌레입니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은평구 봉산 점령한 대벌레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나타난 대벌레. 왕준열 기자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나타난 대벌레. 왕준열 기자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 공원. 해발 209m의 낮은 산으로 은평구 주민들이 자주 찾는 산책 코스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곳에 등산객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벌레가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떼로요.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나타난 대벌레. 최연수 기자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나타난 대벌레. 최연수 기자

17일 오전 해맞이 공원에 가보니 정자 기둥과 바닥에 대벌레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있습니다. 등산객들의 옷과 머리에도 갑자기 달라붙는 탓에 여기저기서 비명이 나오기도 합니다. 
 
나뭇가지처럼 기다란 몸에 얇은 다리를 가진 이 곤충의 이름은 대벌레. 생긴 모습이 대나무와 비슷해 한자로는 ‘죽절충(竹節蟲)’이라고 하고요, 영어로는 ‘막대 곤충(Stick Insect)’이라고 불립니다. 보통 몸길이가 10㎝까지 자라는데요. 중국에선 무려 64㎝의 대벌레가 발견돼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대벌레. Zhao Li/Insect Museum of West China

세계에서 가장 긴 대벌레. Zhao Li/Insect Museum of West China

대벌레는 보통 6월에 성충이 돼서 11월까지 생존합니다. 하지만, 올여름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대벌레 떼가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를 점령했습니다.

 
등산객 곽모(42)씨는 “작년엔 이런 적이 없는데 올해 봄부터 작은 벌레들이 바닥에 보이더니 7월에 대벌레가 나타나 정자에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대벌레 재난 수준”…무덤에 악취까지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나타난 대벌레. 최연수 기자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나타난 대벌레. 최연수 기자

대벌레 떼가 잎을 갉아먹으면서 울창하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뿐입니다. 잎사귀는 대벌레가 갉아먹은 흔적들로 줄기만 남았습니다. 대신 대벌레들이 한가득 달려있었죠. 한눈에 봐도 수천 마리는 돼 보였습니다.
 
오죽하면 지역 정치인까지 나서서 대벌레 떼를 없애달라고 호소했는데요. 이재오 전 의원은 SNS에 “은평구 구산동 봉산 일대 대벌레가 재난 수준”이라며 산림청장에게 방제를 요청했습니다.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대벌레 사체가 무덤처럼 쌓여 있다. 최연수 기자

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에 대벌레 사체가 무덤처럼 쌓여 있다. 최연수 기자

민원이 급증하자 은평구청은 열흘 동안 새벽부터 분주하게 약을 치면서 ‘대벌레 소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급격하게 늘어난 대벌레 떼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대벌레 사체들이 무덤처럼 등산로 곳곳에 쌓여있어서 썩은 내가 진동을 합니다.

 
주민 최봉선 씨는 “이곳에 오면 오징어가 썩는 것 같은 냄새가 난다”며 “작년에도 대벌레가 있긴 있었지만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올여름 벌레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충부 단양에서 한석원씨가 설치한 포충기에 매미나방이 모여있다. 사진 한석원씨

충부 단양에서 한석원씨가 설치한 포충기에 매미나방이 모여있다. 사진 한석원씨

다른 지역도 벌레떼의 습격으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해충인 매미나방은 서울과 충북 등 전국 곳곳에서 도심 지역까지 대규모로 출몰해 피해를 주고 있죠. 이 때문에 충북 단양에서는 불빛으로 매미나방을 유인한 뒤, 주머니에 가둬서 잡는 기계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올여름에 유독 벌레떼의 습격이 많은 걸까요?
 
전문가들은 올겨울에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벌레들의 월동 치사율이 낮아져 부화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천적이 없고 서식환경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대발생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죠.
 
김동언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 박사는 “곤충에 생활주기는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최근에 겨울과 여름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번식능력이 좋아지고 있다”며 “기온이 올라가면서 알에서 성충이 되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고, 유충의 초기 생존율까지 급격히 높아지다 보니까 (여름철 벌레의)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온난화로 점점 심각해지는 여름철 벌레들의 습격.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최연수·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animal)’은 영혼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anima)’에서 유래했습니다. 인간이 그렇듯, 지구상 모든 생물도 그들의 스토리가 있죠. 동물을 사랑하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만든 ‘애니띵’은 동물과 자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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