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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일생 이재명 지사직 유지…대법,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

지사직 유지 여부가 결정되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외부 일정을 마치고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사직 유지 여부가 결정되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외부 일정을 마치고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TV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56) 경기도지사가 대법원 판결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이미 목이 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며 자신의 처지를 ‘단두대 운명’에 비유했던 이 지사가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셈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을 회피한 김선수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 중 7명은 이 지사가 지난 2018년 5월과 6월 공중파 방송 경기도지사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허위사실공표)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지사(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는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 했죠?”라는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자의 질문에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재차 김 후보자가 물어보자 “저희 어머니, 형님, 누님 등이 진단을 의뢰했던 것이고, (중략) 제 관할하에 있기 때문에 제가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대법원은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허위 사실을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표명한 것이 아닌 한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토론회의 특성상 후보자가 한자리에 모여 치열하게 질문과 답변, 공격과 방어가 펼쳐지는 공론의 장으로 미리 준비한 자료를 일방적으로 표현하는 연설과 달리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 지사가 소극적으로 방어하거나 일부 부정확·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거나 그의 전체 진술을 허위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5명으로 팽팽했다. 박상옥 대법관은 “질문에 단순히 부인하는 답변만을 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은 숨기고,자신에게 유리한 사실만을 덧붙여서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인이 이재선의 정신병원 입원 절차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봤다. 이는 이 지사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여 선거인의 공정하고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그에게 원심이 판결한 벌금 300만원을 그대로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앞서 하급심 판단은 이 지사의 발언을 두고 유·무죄가 갈렸다. 1·2심 모두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2012년 4월부터 8월까지 성남의 보건소장 등을 재촉해 형인 고(故) 이재선씨에 대해 구 정신보건법상 강제 입원에 필요한 사전 절차를 밟을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한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1심은 이 발언을 ▶구체적인 행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특정할 수 없고 ▶이 발언으로는 선거하는 사람들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인 사실 왜곡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은 해당 발언을 비롯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까지 이 지사가 받은 4개의 혐의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TV 토론회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라고 판단했다. 2심은 강제 입원에 필요한 절차 중 일부를 지시하고, 진행 상황을 파악했던 이 지사가 “그런 일 없습니다”라며 부인하고, 일부 절차가 진행됐다는 점을 말하지 않은 것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친형 강제 입원은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도덕성을 판단하는 데 주요한 요소일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진술하지 않는 것은 마치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말하는 것과 같다”는 취지다.
 
이 지사 측은 “해당 발언은 아예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시도를 한 적이 없다는 뜻”이라고 맞서 왔다. 상대가 묻지 않은 사실을 말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이 법리를 잘못 해석했다며 이 지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로 인해 이 지사의 대권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질 듯하다. 대법원이 이 지사에게 당선 무효형을 선고한 원심이 잘못됐다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기에 2심에서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 지사는 70% 이상의 지지율로 시도지사 지지도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제게 주어진 최후의 한순간까지 도정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대법원이 아닌 경기도청에서 결과를 지켜봤다.
 
이가영·이수정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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