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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슈퍼 갑' 구글 30% 통행세 매기나…"애플·구글 독과점 도 넘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는 전세계 앱마켓 시장의 99%를 점유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는 전세계 앱마켓 시장의 99%를 점유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구글이 앱마켓 '구글플레이 스토어'의 결제 정책 변경을 하반기 추진한다. 게임 앱에만 엄격히 적용해오던 인앱결제(구글플레이 내 결제) 및 수수료율 30%를 콘텐트 앱 전반에 적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소비자가 동영상·음악·웹툰 등 콘텐트 앱에서 1만원을 쓰면 3000원을 통행세로 받겠다는 것. 기업이 구글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증가하면 소비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무슨 일이야?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네이버·카카오를 포함한 국내 콘텐트 사업자에게 결제 정책 변경 계획을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IT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 구글은 6월 초 결제시스템 '빌링 라이브러리 V.3'을 발표했다. 스티브 하트퍼트 구글플레이 제품 매니저는 "새로운 빌링 라이브러리는 사용자의 지불, 구독 프로모션, 게임 구매 등을 포함하고 있다"며 "8월 2일부터 새로 출시되는 모든 앱은 이 빌링 라이브러리를 써야 하고, 기존 앱은 내년 11월 1일까지 업데이트를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 게임에만 적용되던 인앱결제 의무화30% 수수료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음악, 웹툰,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트 분야 전반에 확대될 방침. 지금까진 게임을 제외하곤 외부 결제(수수료 약 10%)를 허용했었다.
 

나랑 무슨 상관?

구글이 30% 수수료와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애플과 유사한 결제 정책을 도입한다는 얘기다. 즉,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도 아이폰 사용자만큼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 당장 OTT, 웹툰, 음원, 전자책, 이모티콘 등 인터넷 콘텐트 상품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산 OTT 웨이브의 베이직 요금제는 안드로이드에선 월 7900원이지만, 아이폰에선 월 1만2000원이다. 유튜브 프리미엄도 8690원(구글), 1만1500원(애플)으로 차이가 난다.
· 네이버나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도 구글의 새 정책이 시행될 경우 영향을 받는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 쿠키(웹툰구매용 가상화폐) 100개를 구매하는 데 구글스토어를 쓰면 1만원이지만, 아이폰에선 1만2000원을 내야 한다.
· 국민대 이태희 교수(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 원장)는 "구글이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올릴 경우 앱 개발사 입장에서는 가격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고, 결국 가격 상승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앱 마켓별 주요 콘텐트 구독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앱 마켓별 주요 콘텐트 구독료.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배경이 뭐야?

구글의 핵심 사업모델인 타깃 광고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 사용자의 검색 데이터를 활용해 구글이 타깃 광고로 돈을 버는 모델에 대한 비판도 거세졌다. 게다가 타깃 광고가 검색 독과점 문제와 얽히며 구글은 급성장하는 콘텐트 및 구독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 검색 광고 등 검색 사업 매출은 지난해 구글 매출의 60%(116조 4600억원)를 차지했지만, 성장세는 15%에 그쳤다. 유튜브(36.5%), 클라우드(53%)의 성장세에 비하면 한참 뒤쳐진다.
· 지난해 애플은 앱스토어로 542억 달러(65조원)를 벌었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매출은 293억 달러(35조 1600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앱 마켓 시장 점유율은 구글이 3배 이상 높은데 수익은 절반에 그친 것.
· 이태희 교수는 "구글이 애플과의 앱 마켓 경쟁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개방 정책을 써왔지만, 안정적으로 시장지배적 위치에 다다르면서 통행세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빅 픽처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앱 마켓 지배 사업자에 대한 독점 논란이 재현될 조짐이다. 미국에선 애플의 30% 수수료 정책에 대해 '날강도짓'(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위원장인 데이비드 시실린 의원)이란 비판이 나오는 상황.
·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의 세계 점유율은 72.6%, 애플 iOS의 점유율은 26.7%다. 둘을 합치면 전 세계 시장의 99%가 넘는다(스탯카운터). 반독점법 위반이란 지적에 대해 애플은 "구글이란 경쟁자가 있다"고 주장해 온 만큼 구글이 수수료율을 높일 경우 앱 마켓 독과점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 지난해 한국 앱 마켓에서 구글스토어는 전체 거래액의 63.4%(5조 9996억원)를 차지했다. 애플 앱스토어는 24.4%(2조 3086억원), 네이버와 통신 3사가 참여한 원스토어는 11.2%(1조 561억원)를 기록했다(2019 모바일 콘텐츠 산업 현황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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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들은 뭐래?

네이버·카카오 등의 대형 사업자는 "구글의 공식 발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 내부적으로는 수수료율 변경 가격인상 문제 등에 대해 고민 중이다.
· 구글의 수수료율 인상은 이들 기업의 수익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네이버 웹툰, 카카오페이지 등 콘텐트 분야의 성장세는 가파르지만 손익분기점은 최근 들어 겨우 넘기는 상황이다. 일례로 지난해 네이버 웹툰 영업적자는 207억원이었다.
· 특히 신규 구독 사업에 미칠 영향이 고민거리다. '네이버 멤버십'이나 카카오가 준비하는 새로운 구독모델에는 구글 정책변화에 민감한 웹툰, 음원·동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오디오북 등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
 
· 소규모 업체에겐 생존의 문제다. 한 콘텐트 사업자는 "지금 대부분의 콘텐트 기업은 겨우 적자만 면하는 상황"이라며 "앱 마켓 수수료가 오르면 사업을 접거나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개발사와 소비자가 원하는 결제수단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구글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선택권을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공정 경쟁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해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는

· 유럽에선 지난해 3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애플의 30% 룰이 부당하다'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에서도 구글과 애플 앱 마켓에 대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문제를 조사하는 중이다.
· 국내에서도 공정위가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성욱 공정위원장 주도로 ICT 전담팀까지 꾸리며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 감시에 나섰기 때문. 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 관계자는 "구글이 정확하게 발표한 것이 없어 공정위 입장을 당장 밝히긴 힘들다"고 말했다.
· 경쟁법학회장인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글이 독점 사업자라고 해도 정부가 가격 인상 문제를 규제하는 건 어렵다"며 "결국 구글이 갖는 앱 마켓의 독점력을 완화하는 구조적 정책을 시행하며 원스토어 등 국내 경쟁 사업자를 육성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정원엽·김정민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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