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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뜨는 금과 경기회복에 뜨는 구리 어색한 동반상승, 왜

"금값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 금값 뛰고
구릿값, 중국 수요 늘며 고공행진

"구리의 시대에 온 걸 환영한다."(미국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
 
금과 구리, 두 금속이 세계 금융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은 각별하다. 세계 경기와 투자자 심리를 반영하는 바로미터(척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원자재 시장에서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구리는 '위험자산'의 지표 격이다. 이 때문에 두 금속 가격은 희비 쌍곡선을 그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최근 두 금속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금값 온스당 1800달러 안착…구리 15개월만의 최고

1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8월물) 가격은 온스당 1813.4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8일 1820.6달러로 2011년 9월 이후 9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뒤 1800달러 선에서 '숨 고르기' 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19%가량 올랐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t(톤)당 6498.5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날(t당 6571달러)보다는 약간 내려갔지만, 1년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금은 '직업이 안전자산'이라 불릴 만큼 불안을 먹고 자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경제 정상화가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금값을 밀어 올렸다. 여기에 미국·중국 간 갈등과 11월 미국 대선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투자자들은 일종의 '보험'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다. 
 
금값 급등이 경기 불안을 반영한다면 구릿값 상승은 경기 회복을 상징한다. 구리는 대표적인 산업재로, 건설·전기·전자 등 산업 전반에 쓰인다. 자동차 한 대 만드는 데 평균 30㎏의 구리가 들어가는 식이다. 이 때문에 구릿값이 오른다는 건 기업이 경기를 좋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격도 주식 사이클과 거의 일치한다. 실제 올해 'V자 곡선'을 그린 미국 다우존스 지수와도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과 구릿값의 동반 상승은 투자자 심리를 보여준다"며 "경기 회복 기대감도 있지만, 미국 증시 하락 우려 등 악재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수요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국제 금값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제 금값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금, 인플레이션 헤지 성격 부각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해석이 많다. 금은 안전자산이기도 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방어 수단이기도 하다. 세계 주요국의 강력한 '돈 풀기'로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데, 물가가 오르면 화폐가치는 떨어진다. 이를 방어하기 위한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금을 사는 경향이 강하단 분석이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실질금리 하락 속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를 자극한다"며 "2008~2011년에도 통화량이 크게 늘고, 금리도 많이 내리면서 금값이 뛰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구리 가격도 올린다. 특히 전 세계 구리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내 코로나19확산세가 둔화하고, 경기가 회복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과 구리 가격이 오르는 교집합은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으로 봐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경기 침체 구간에 접어들었다가 미국 등에서 락다운(이동 제한)이 풀리면서 'V'자로 회복될 가능성이 커지자 원자재 가격이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구리 가격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제 구리 가격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가격 상승세 이어질까

두 금속 가격의 전망은 어떨까. 일단 증권가에선 금값이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1년 9월 최고치(온스당 1900달러 수준)를 경신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값은 금리와 높은 역상관성을 갖는데, 세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에 온스당 19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영 연구원은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구릿값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시각이 많다. 최근 구릿값 상승 요인의 한 축이 '공급 차질'인데, 이 문제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 등 광산업체가 코로나19 때문에 셧다운(가동 중단) 됐는데, 가동을 재개하면 구리 공급이 늘어 가격 상단을 누를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 t당 6700~6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지만, 불안한 상승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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