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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홀 연속 노보기 홍정민 “LPGA서 26승 이상 하겠다”

120홀 연속 노보기를 기록한 홍정민. 그의 목표는 전설 박세리(25승)보다 LPGA 투어에서 더 많이 우승하는 거다. 김성룡 기자

120홀 연속 노보기를 기록한 홍정민. 그의 목표는 전설 박세리(25승)보다 LPGA 투어에서 더 많이 우승하는 거다. 김성룡 기자

13년 전인 2007년, 다섯 살 꼬마는 매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실내 골프 연습장에서 공을 10박스씩 쳤다. 꼬마는 골프 치는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의 주인공이었다.  
 

3부 데뷔 4경기 만에 2부로 승격
그린적중률 90%, 집중력도 좋아
KPGA 김주형과 맞붙어 3타 차이

그 꼬마가 대형 유망주 홍정민(18)이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점프 투어(3부)에서 뛰는 그는, 프로 데뷔 직후 4개 대회에서 2-1-1-1등을 했다. 120홀 연속 노보기 기록도 세웠다. 홍정민은 “어릴 때는 공 띄우는 게 재밌고, 무엇보다 어른들로부터 ‘공 잘 친다’는 칭찬을 듣는 게 좋았다”고 고백했다.
 
사람들은 홍정민에게 “선수 하면 대성하겠다”며 대회 출전을 권유했다. 그래서 ‘실내 연습장 프로’ 꼬마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대회에 나갔다. 그는 “다들 잘 친다고 해서 정말 그런 줄 알았다. 대회에서는 꼴찌에서 2등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이듬해 박세리배에 나가 10등을 했다. 큰 발전이었다.
 
이듬해 진짜 사고가 났다. 홍정민이 5학년이던 2013년, 아버지(홍광택)가 경기 군포에서 운영하던 의료·미용 재료 공장에서 불이 났다. 그나마 회의 때문에 직원들이 공장 밖에 있어 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큰 인명 피해가 날 뻔했다. 아버지 홍씨는 “모든 걸 잃었다. 그래서 정민이한테 ‘돈 드는 골프 그만하면 어떨까. 확고한 신념이 있는 거니’라고 물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형식은 질문이었지만, 실제로는 하지 말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홍정민은 “해 보겠다. 이걸로 꼭 성공하겠다”고 대답했다.
 
홍정민은 마음이 깊다. 그의 어머니(정용선)는 “한 번은 ‘말투에 사춘기 반항감이 묻어 나온다’고 얘기했다. 바로 그다음 날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만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어려워진 가정 형편 속에서도 자신을 뒷바라지하는 가족에게 미안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훈련했다.
 
홍정민의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아이언이다. 그를 가르치는 골프 마인드 아카데미 임영희 원장은 “여자 선수는 대부분 쓸어치는데, 정민이는 공을 찍어 친다”고 전했다. 홍정민은 “특별히 어려운 코스만 아니면 그린 적중률은 90%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뿐만 아니라 또래 중 최고 장타자다. 지난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초청으로 나간 휴젤 LA오픈에서 평균 277야드를 쳤다. 그는 “작년보다 거리가 좀 늘었기 때문에 LPGA에 가서도 거리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정민은 올 초 CJ 요청으로 김주형(18)과 함께 라운드했다. 김주형은 한국 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 오픈 우승자다. 후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일종의 입단 테스트였다. 나란히 챔피언티에서 쳤는데, 드라이브샷 거리가 25m 정도 차이 났다. 홍정민은 이븐파를 쳤다. 김주형(69타)에 3타 뒤졌다.  
 
홍정민은 “스폰서십을 얻기 위해 극도로 집중했고 있는 힘을 다해서 쳤다”고 말했다. 집중력이 그의 또 다른 장점이다. 그는 “가끔 그림을 그린다. 그때는 완전히 몰입한다”고 말했다. 공을 칠 때도 그렇다. 그는 “평소에도 매 홀 연장전을 치르는 자세로 경기한다”고 말했다. 연습 때 집중력도 탁월하다.  
 
홍정민은 점프 투어를 4경기 만에 졸업했다. 이제는 2부인 드림 투어로 간다. 그는 “점프 투어의 성공은 이미 잊었다.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LPGA 투어에서 26승 이상 하는 거다. 전설 박세리가 25승이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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