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더오래]지상에서 가장 빠른 치타도 쫄쫄 굶는 날 많다

기자
신남식 사진 신남식

[더,오래] 신남식의 야생동물 세상보기(16)

 
동물이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 삶의 노하우나 주특기가 있기 때문이다. 육식동물은 다른 동물을 잡아야 하기에 비교우위의 힘이나 기술이 필수다. 치타는 지상 최고의 스피드를 무기로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야생의 냉혹한 세계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치타는 눈 안쪽에서 주둥이 옆쪽에 걸쳐 눈물 자국처럼 검은 줄이 있으나 표범은 없다. 검은 줄은 햇빛의 반사를 차단하는 아이패치 역할을 한다.[사진 pixabay, pxhere]

치타는 눈 안쪽에서 주둥이 옆쪽에 걸쳐 눈물 자국처럼 검은 줄이 있으나 표범은 없다. 검은 줄은 햇빛의 반사를 차단하는 아이패치 역할을 한다.[사진 pixabay, pxhere]

 
치타는 과거 아프리카에서 아라비아반도와 중동지역을 거쳐 인도까지 분포하였으나 현재는 아프리카 동남부와 북부, 이란 중부에 서식지가 한정되어 있다. 몸무게는 30~70kg으로 표범과 외모가 비슷하여 혼동하기 쉬우나 차이점은 뚜렷하다. 표범은 피모의 반점이 매화꽃무늬지만, 치타는 단순한 원형의 검은 점이다. 또한 치타는 눈 안쪽에서 주둥이 옆쪽에 걸쳐 눈물 자국처럼 검은 줄이 있으나 표범은 없다. 검은 줄은 다른 고양이과 동물과 달리 주로 낮에 활동하기에 햇빛의 반사를 차단하는 아이패치 역할을 한다. 
 
치타의 달리는 속도는 최고 시속 120㎞로 지상의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다. 이러한 속력이 나오는 원천은 해부학적 구조를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치타는 대형의 고양이과 동물과 달리 작은 두개골과 가볍고 유선형의 몸체, 긴 다리와 꼬리를 가지고 있다. 이는 급속 발진과 폭발적인 가속, 고속에서의 방향전환에 적합하다. 
 
다른 고양이과 동물과 달리 거의 고정된 발톱은 스파이크 역할을 해, 지면을 박차며 가속을 쉽게 한다. 발바닥의 볼록한 패드는 완충 역할을 해 거친 땅에서도 고속으로 달리는 데 지장이 없다. 70~80㎝에 이르는 긴 꼬리는 방향타 역할을 하여 사냥 대상인 영양이 예리하게 방향을 바꿔 도망쳐도 추격의 끈을 당길 수 있다. 
 
삼각형의 작은 두개골은 가볍고 좁은 뼈로 구성되어 체중을 줄이고 속력을 높일 수 있다. 쇄골은 퇴화하여 견갑골은 앞뒤로 운동성이 많아져 보폭을 증가시키고 충격을 완화한다. 길고 유연한 척추는 스프링 역할을 하면서 보폭을 70㎝ 이상 늘려준다. 하반신의 체중을 지탱하는 경골과 비골은 단단하게 결합하여 최고 속도에서 필요한 안정성을 제공한다. 긴 다리와 함께 잘 발달한 대퇴부 근육은 달리는 능력을 배가시켜 보폭을 최대 7m까지 이르게 한다. 이런 보폭으로 1초당 4번을 뛸 수 있는데 산술적으로는 100m를 최고속도로 3초대에 주파하는 셈이다. 실제로 2012년 미국의 신시내티동물원에서 측정한바 정지상태에서 출발하여 100m를 5.95초에 주파한 기록이 있다.

지상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치타도 지구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최고시속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500m가 한계다. 먹이 사냥을 위해 최고 속도로 추적하는 동안 호흡은 분당 60~150회로 증가한다. 체온은 쉽게 조절되지 않아 41℃까지 올라가 원활한 호흡기 능력을 자랑하는 치타도 더 이상의 체온 축적은 허락하지 못한다. 사냥감을 추격하기 시작해서 500m 내에서 잡지 못하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 
치타의 달리는 속도는 최고 시속 120㎞로 지상의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다.[사진 pixabay]

치타의 달리는 속도는 최고 시속 120㎞로 지상의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다.[사진 pixabay]

치타는 사자, 표범, 하이에나 같은 상위 포식자와 강력한 경쟁자가 항상 곁에 있기 때문에 먹고 살기가 다른 육식동물보다 힘든 편이다. [사진 pexels]

치타는 사자, 표범, 하이에나 같은 상위 포식자와 강력한 경쟁자가 항상 곁에 있기 때문에 먹고 살기가 다른 육식동물보다 힘든 편이다. [사진 pexels]

치타의 사냥감은 주로 40㎏ 내외의 톰슨가젤과 임팔라와 같은 중소형의 재빠른 유제류다. 새끼와 함께 있는 어미는 매일 사냥을 해야 하고 홀로 있는 수컷은 2~5일마다 사냥을 한다. 발달된 시력으로 사냥감을 포착하면 몸을 낮춰 100m 이내로 접근한다. 사정권에 들어왔다 판단하는 순간 일시에 속도를 높여 추격한다. 목표물에 이르면 앞발로 엉덩이 부분을 내려치거나 강한 며느리발톱으로 다리를 걸어 중심을 무너뜨려 넘어지게 한다. 이후 목을 물어 질식하게 하는 전형적인 포식자의 모습을 보인다. 
 
무는 힘은 체중 kg당 12㎏ 정도인데 이는 사자의 11㎏보다 높은 수치다. 체중이 50㎏이라면 600㎏ 이상의 무는 힘을 가지는 셈이다. 사냥의 성공률은 30% 정도로 사자나 표범보다 높은 편이다. 사냥에 성공한 후에도 치타는 지친 몸의 열기를 식히고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20~30분 휴식을 취한 후 먹이를 먹는다. 고기를 씹어 찢는 기능을 가진 열육치(裂肉齒: 위턱의 셋째 앞어금니와 아래턱의 첫째 어금니로 육식동물에만 존재)가 사자보다도 크고 발달해 일시에 많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치타는 먹고 살기가 다른 육식동물보다 힘든 편이다. 사자, 표범, 하이에나 같은 상위 포식자와 강력한 경쟁자가 항상 곁에 있기 때문이다. 다른 육식동물과 달리 주간에 사냥활동을 하는 것도 경쟁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사냥에 성공해도 이들에게 50%는 빼앗긴다. 먹이를 빼앗기는 것뿐만 아니라 생명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할 때가 많다. 단독생활을 하거나 2~4마리의 소규모 그룹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군다나 어미는 홀로 3~5마리의 새끼를 키워야 하고 어미가 사냥할 때는 새끼를 은신처에 남겨두고 떠나게 된다. 이때 노출된 새끼들은 하이에나에게 꼼짝없이 잡힌다. 또한 치타는 다른 동물에 비해 질병에 약한 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새끼가 완전히 성숙할 때까지 살아날 확률은 10%에도 못 미친다. 
치타는 성격이 온순한 편으로 사람을 공격하지 않아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위 사진은 남아공의 드빌트치타연구센터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신남식]

치타는 성격이 온순한 편으로 사람을 공격하지 않아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위 사진은 남아공의 드빌트치타연구센터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신남식]

치타는 연중 번식이 가능하며 90~95일의 임신 기간을 거쳐 평균 3~5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4개월이 되면 젖을 떼는데 그전까지 어미는 새끼를 포식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은신처를 5~6일마다 옮기며 살핀다. 어미로부터 홀로 사는 방법을 배우고 익혀 20개월이 되면 어미 곁을 떠나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 육체적으로 18개월이 되면 번식능력을 가지나 2~3살이 될 때 번식을 하게 되고 평균수명은 17년이다.

치타는 개발로 인한 서식지의 축소와 함께 원주민들이 모피를 사용하거나 가축을 보호하기 위한 포획으로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서식지역의 개체군이 작아져 유전적 다양성이 감소하는 것도 질병에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1970년대 이후로 국제적인 보호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야생에 서식하는 치타는 7000여 마리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는 서울동물원과 에버랜드동물원에서 7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명예교수·㈜ 이레본 기술고문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